[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 기자] 이명박 정부의 ‘대표 브랜드’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이 감사원 조사결과 총체적 부실덩어리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 사업을 반대해온 한 대학교수가 정부로부터 회유와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이 대학교수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지만, 언론에선 이 교수와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하는 등 계속해서 의문을 제기하면서 교수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경향신문은 지난 18일자 신문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해온 박창근 관동대 교수(52)가 정부로부터 회유와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단독으로 내보냈다.

이 신문 기사내용에 따르면 박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 반대활동을 하던 2008년 5월쯤 당시 권도엽 국토해양부 1차관이 ‘4대강 사업에 대해 같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1급 고위 공무원 자리를 제안했었다”고 말했다.

국토부 수장인 권 장관(60)과 박 교수는 서울대 토목공학과 선후배 사이다. 이에 4대강 사업은 국토부 2차관 소관이었으나 권 장관이 학연을 통해 박 교수 회유에 나섰던 것으로 이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박 교수가 “당시 권 차관에게 ‘그동안 해온 (4대강 사업 반대) 활동이 있는데 엎어버리고 갈 수 없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신문은 박 교수가 4대강의 모든 구간 조사를 준비하던 지난해 초 권 장관의 요청으로 당시 대면하게 됐는데, 이 자리에서 박 교수가 시민단체와 정부가 4대강 보의 안전성을 공동조사하고 4대강 보 건설현장 주변에서 활동하는 활동가들의 신변보장을 제안했으나 권 장관은 즉답을 피했다고 실었다.

신문은 특히 박 교수에게 연구 용역을 의뢰한 지방자치단체나 준정부기관에 국정원 직원이 찾아가 연구비 지급 내역 등 뒷조사를 했다고 밝혀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신문은 박 교수가 “용역을 맡긴 다수의 지자체나 기관에서 ‘교수님 자료를 국정원이 가져갔다’는 전화를 걸어와 국정원이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덧붙여 “연구비 도용 등 문제가 있는지를 캐내려고 했던 것 같다”고 그가 생각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가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에는 국정원 직원이 직접 찾아와 “언론 매체 등에 싣는 기고문이나 활동 내용들을 미리 알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명박 정부가 자칭 청계천 사업과 함께 가장 큰 자랑거리로 삼는 4대강 사업이 감사원 조사결과 부실로 판명되면서 국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는 이때에 정부가 국정원까지 개입시켜 4대강 사업을 반대해온 한 대학교수를 회유·협박했다는 의혹은 충격파가 크다.

이에 대해 정부는 4대강 사업 반대론자를 회유·협박한 바 없다며 관련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국토부는 2008년 5월 당시 국토해양부 차관이 ‘4대강 사업에 대해 같이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며 1급 고위공무원 자리를 제안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또 이치에도 맞지 않는 허위사실이라고 21일 주장했다.

이어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1차관 재직 시절 당시 박창근 관동대 교수와 만난 자리에서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요청했으나,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했을 뿐이지 1급 고위 공무원은 임의로 제안할 수 있는 직위가 아니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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