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전력난 예고 ‘초비상’

[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 기자] 올여름 사상최악의 전력대란이 예고되면서 전국이 초비상에 걸렸다.

불량 부품으로 원전 가동이 중지된 가운데 정부는 전력 수요 감축이 관건이라고 보고 산업계 동참을 유도하고 나섰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호기 등 각 100만㎾급 원전이 불량 부품으로 인한 정비에 들어가면서 올여름 전력수급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하계 최대전력 전망은 7834만7000㎾. 당초 계획된 설비용량 8171만7000㎾로 수급이 가능했지만, 이번 불량부품 사태로 설비용량 중 300만㎾가 빠지면서 7871만7000㎾로 여름철 전력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이는 최대 전력 대비 예비전력이 37만㎾에 불과한 상황으로 전력수급위기 ‘심각’ 단계로 내려간다. 전력대책에 의해 예비전력이 100만㎾ 이하로 내려가면 지난해 9월 15일 정전사태처럼 전국적인 순환정전에 들어가게 된다.

정부는 전력 대란을 막거나 줄이기 위해선 전력 수요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지난 28일부터 과천 정부청사에서 전력수급 관련 ‘산업계 긴급 간담회’를 열고 수요감축을 위한 산업계의 동참을 요청했다.

한 차관은 “갑작스런 원전 3기 정지로 올 여름 사상 초유의 전력난이 불가피 하다”면서 “원전문제로 또다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지된 원전의 조기 재가동과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 차관은 “단기적으로 공급수단이 제한적이어서 무엇보다 대규모 수요감축을 통한 산업계의 다각적인 동참이 중요하다”며 “이번 주 중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통해 확정 발표될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이 원활히 이행되도록 산업계가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긴급간담회에는 한전과 전력거래소, 한수원 등 관련 기관장들과 철강협회, 자동차산업협회, 반도체 산업협회, 섬유산업연합회, 석유화학협회 등 14개 업종 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산업부는 앞으로도 업계에 대한 전력 수요 감축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나갈 예정이다.

산업부는 신고리 2호기와 신월성 1호기까지 가동이 중단되면서 당장 다음 달부터 전력 공급에 차질이 예상되고, 8월에는 전력 위기가 최고에 달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산업부는 오는 9월 말까지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전력 수급 비상대책본부 가동에 들어갔다.

산업체의 휴가 분산과 조업 조정 등을 확대 시행하고, 에너지 과소비 단속도 강화해 전력 수요 감축에 주력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수급대책은 이달 말 예정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 발표된다.

이와 함께 산업부는 문제가 된 4개 원전의 케이블을 조속히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시사코리아저널과의 통화에서 “기기 교체의 모든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며, 대국민과 지역주민 소통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기 교체 소요기간은 규제기관의 확인 기간 등에 따라 유동적이나, 4개월 내외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또 케이블 공급업체, 시험기관, 한수원 등 이번 위조사건 관계자에 대한 형사 고발과 엄중 문책을 실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사건의 주요 관계기관을 케이블 공급업체, 국내시험기관, 한국전력기술, 한국수력원자력으로 지목하고, 서류 위조 책임이 있는 기관과 관련자에 대해서는 형사고발, 손해배상 등 민형사상 조치를 즉시 시행할 방침임을 재천명했다.

1차적 검수책임자인 한전기술과 포괄적 관리책임자인 한수원에 대해서는 자체감사와 외부기관 감사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도 이번에 문제가 된 부품 회사의 제품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실시해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