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경주시에 있는 월성원자력발전소.

경주시민의 70% 이상이 지난해 10월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원전 1호기의 계속운전을 반대한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하지만 원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조사가 진행됐고 원전주변지역에 대한 표본수가 너무 많아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는 지난해 11월 16일부터 20일 간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만19세 이상의 경주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대인 면접 방식으로 월성 1호기 계속운전과 관련한 찬반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번 조사는 원전주변지역인 양남면과 양북면, 감포읍 등 동경주지역과 나머지 지역으로 권역을 나눠 250명씩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경주시민의 30.8%는 월성1호기의 계속운전에 매우 반대한다고 답했고, 대체로 반대한다는 응답도 40.8%에 달해 71.6%가 계속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대체로 찬성한다는 의견은 21.6%로 집계됐고, 3%는 매우 찬성한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반대이유로는 원전의 잦은 고장과 노후원전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라는 응답이 77.9%로 가장 많았고 안전성조사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대답이 14%로 뒤를 이었다.

이와 반대로 찬성하는 이유로는 전력난과 전기료 인상에 대한 우려가 55.3%로 가장 많았고 지역의 경제적 혜택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대답이 14.6%이었다.

지역별로는 원전주변지역인 동경주지역의 반대의견이 80.4%로 시내권의 반대의견 58.8%를 22% 포인트 가량 앞섰고 60대 이상의 반대 의견도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이번 결과와 관련해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잇따라 발생한 원전 부품 납품비리와 원전 고장 등의 영향으로 월성1호기 계속운전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상황에서 조사가 진행돼 부정적인 응답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이청구 월성원자력본부장은 “그동안 월성원전 1호기 핵심설비인 압력관과 제어용 전산기를 교체하는 등 대규모 설비개선을 했고, 후쿠시마 사태 후속조치로 다양한 안전설비를 보강하는 등 국민과 경주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발전소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월성 1호기는 지난해 11월 20일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현재 계속운전 여부에 대한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허명구 기자  awnn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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