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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공권력 투입 시사에 '위기감 고조'尹대통령 "기다릴 만큼 기다려"···행안 · 노동장관, 경찰청장 후보자 거제行
  • 정종민 기자
  • 승인 2022.07.1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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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야권 "물리적 충돌 우려…공권력 투입하면 용산 · 쌍용차 사태 예견"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파업 현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시사하고, 관련 부처 장관과 경찰 수뇌부까지 속속 거제 현장을 방문하면서 노동계는 물론 거제시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노동계는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전 출근길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권력 투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산업현장에 있어서 또 노사관계에 있어서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전날 윤 대통령의 지시로 이 현안에 대한 긴급 관계장관회의가 열린 데 이어 대통령이 거듭 사태 해결을 촉구하면서 공권력 투입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는 이날 헬기로 경남 거제를 찾아 현장 상황을 살펴봤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오후 현장을 찾아 원·하청 노사를 각각 면담하기로 했다.
그는 당사자 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태를 해결해달라고 당부하는 동시에 불법행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정부가 공권력 투입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동시에, 한국노총 출신으로서 오랜 기간 노동계에 몸 담은 이 장관을 통해 원만한 해결을 위한 설득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과 관련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발표장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함께 참석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4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는 이번 주말인 23일 경남 거제로 향할 예정이다.
'희망버스'가 파업 지지를 위해 대규모 인원을 싣고 현장으로 내려가는 것은 지난 2011년 한진중공업 사태 이후 11년만이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노조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 인상과 전임자 등 노조활동 인정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지회는 지난달 18일부터는 옥포조선소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제1도크(산벅건조장)에서 건조 중인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문제는 섣부른 공권력 투입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대우조선 하청노조 조합원 6명은 좁은 계단으로 연결된 10m가 넘는 구조물에 올라가서 농성 중이고, 유최안 부지회장은 화물창 바닥에 가로·세로·높이 1m의 철 구조물을 만들고는 그 안에 들어가 쇠창살로 입구를 용접한 채 '옥쇄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는 시너 통까지 지닌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권력 투입 시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민주노총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 전가하며 겁박하고 굴종 강요"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무엇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삭감된 임금을 보상하라는 것도 아닌, 원상회복 요구에 대한 답은 오로지 '법과 원칙'"이라며 "정부의 책임은 뒤로 한 채 오로지 하청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겁박하고 굴종을 강요하고 나섰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현재 상황을 해결할 주체는 원청인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실질적 주인인 산업은행"이라며 "산업은행이 책임지고 대우조선이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파국으로 이어진다면 그 책임은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몫이며, 이는 정부를 향한 노동자·민중의 거대한 투쟁으로 이어질 것임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이번 사태가 노동계 '하투'(夏鬪)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지난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과 이달 초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는 큰 탈 없이 넘어갔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윤석열 정부를 향한 노동계의 투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당장 전국 금속노조는 20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민주노총이 지난 8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 남문 앞 도로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제공

# 민주당, 공권력 투입 시사에 "제2의 용산참사 예견"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의 파업에 공권력 투입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제2의 용산참사, 제2의 쌍용차 사태와 같은 참사가 예견된다"고 경고음을 울렸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이 불법 상황을 종식해야 한다고 하자마자 정부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장은 "대우조선 파업 문제가 단순한 원·하청 간 노사 문제가 아니라 대우조선의 누적된 적자,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다단계 하청, 저임금 노동 구조 등 여러 가지가 복합된 문제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정부가 이렇게 대처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궁극적으로 공권력 투입 방식이 아니라 대화로 풀어나가도록 우리 당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사회의 첨예한 이견을 조정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야 하는 자리 아니냐"며 "안전하게, 가급적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도록 조정할 능력을 보여줘야지 공권력 투입으로 정리하겠다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180㎝의 남성 노동자가 사방 1m의 철제 감옥에 스스로를 가둘 수밖에 없는 참담한 삶에 대해 국민들도 우려가 크다"며 "불법을 운운하며 노동자들을 때려잡는 데에만 골몰한다면 상당히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도 만들어 대응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전날에도 을지로위원회 차원에서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방문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 정의당 "정부와 산업은행의 명백한 책임 회피 · 갈등 악화"

정의당 경남도당도 19일 논평을 통해 "하청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과 절박한 농성에 대해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는 눈꼽 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이번 합동 담화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문제의 핵심은 ‘조선업 인력난’과 ‘하청노동자 저임금’이다. 하청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고 ‘불법’ 운운하는 것은 정부와 산업은행의 명백한 책임 회피이자 갈등 상황만 악화시킬 뿐이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은 또한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의 파업을 하루 빨리 해결하는 유일한 방도는 실질적 소유주인 산업은행이 결단하고, 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서 사회적 중재와 교섭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다"면서 "혹여라도 정부가 ‘불법’을 호도하며 ‘공권력 투입’과 같은 폭력적 갈등 상황을 촉발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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