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경남=김용수 기자】사천시민참여연대(상임대표 박종순)가 10일 오후 2시 사천시청 회의실에서 '진주뿌리산단 조성으로 인한 환경오염 해결방안 모색'을 주제로, 학계 전문가, 지역 시민사회단체,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경상대 유낙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박종순 사천시민참여연대 대표와 시민환경연구소 박창근 소장(관동대 교수), 문정호 전 사천시해양수산과장이 각각 주제발표를 했고, 정창식 사천시정책자문단장(동의대 교수), 이찬원 경남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당사자인 경남도와 진주시, 사천시 담당공무원이 패널로 참석하지 않아, 반쪽자리 토론회로, 질의응답 순으로 3시간동안 진행됐다. 박종순 대표는 "뿌리산단 예정지인 정촌면 예상리 일원 반경 3km 내에 사천읍을 비롯한 축동면 주민 3만여 명이 거주하는 인구 밀집지역이 있고, 800m내에 60만 도민이 식수로 이용하는 사천정수장이 있어 중금속 독성물질 분진 비산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진주 정촌뿌리산업단지의 유치 업종은 금형, 소형, 열처리 등 3가지 업체로 제한한다 말은 거짖이다" 목청을 높혔으며, 현재 위치는 엄청난 환경재앙을 초래할 부적절한 지역이므로, 사천시 접경지역이 아닌 공해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는 완충지역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환경연구소 박창근 소장은 정촌 뿌리산단 입지로 인한 지역갈등 요소로 '산단 개발로 인한 수혜자와 오염 피해자 분리' 문제를 지적했다. "진주시가 뿌리산단을 유치함으로써 국가보조금, 일자리 및 세수 증가 등 경제적 혜택을 얻지만 오염에 의한 사회적 비용은 사천시와 하류 주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산단 개발계획 과정에서 주민설명회 등 사천지역 주민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는 점을 꼬집었다. 여기에 진주시가 밝힌 '뿌리산업 중 비교적 오염이 적은 산업만 유치하겠다'는 주장도 "신빙성이 낮다"고 밝혔다.
뿌리산업은 '주조→소성가공, 성형→열처리→표면처리→제품제조' 등 각 단계의 산업과정이 체인처럼 연결돼 있다. 이 과정 중 일부만 받아들일 경우 산업연계성이 떨어져 수요가 매우 낮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박 소장은 전국적으로 제조업 가동률이 75%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과 진주시의 금형관련 업체수가 2004년 이후 거의 변동이 없는 점 등을 언급하며, 진주시가 계획한 120여 개의 공장 유치에 대해서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사천만으로 연결되는 중선포천의 특성을 언급하며, 홍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사천-진주 두 지자체간 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 주민, 기업,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주민협의회 구성 △산단개발주체의 진정성있는 태도 △업종 변경 또는 축소/대안입지 등에 대한 협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과 방청객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상급기관의 적극적인 오염관리 및 갈등 중재 필요성, 지자체의 진정성 있는 대화 자세, 사천만 오염총량제 도입, 법적 분쟁 대비 준비 철저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일부 참석자들은 토론회에 불참한 진주시와 경남도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창식 사천시정책자문단장(동의대 교수)은 "사천만에 대한 오염총량 규제부터 먼저하고, 개발행위를 고민해야 한다."며 "이대로 가면 중금속이 사천만에 그대로 쌓인다. 사천시도 더 이상의 공단을 늘리지 마라. 뿌리산단은 사천·남해·하동·고성 어민 다 죽이는 것이다"고 성토했다.
이찬원 경남대 교수은 당초 오염시설을 유치하지 않겠다던 지자체 계획이 변경돼 공해시설이 들어온 창원 등 타지역 사례를 열거했다. 그는 뿌리산단이 적절한 위치로 옮기거나 사업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 교수는 "마산만의 경우 수은 빼고 나머지 중금속 오염이 60~70년대 일본보다 높았다"며 "뿌리산단이 가동되면 사천만 역시 퇴적물부터 오염될 것이다. 폐수종말처리장으로는 100% 오염을 처리할 수 없다. 생물 중금속 농축 문제는 진주시민도 알아야 한다"주장했다.
문정호 전 사천시해양수산과장은 "금형, 소성가공, 열처리 과정에서 철,구리, 아연, 알루미늄, 카드뮴, 수은, 납, 비소 등 중금속이 유출돼 사천만을 오염시킬 수 있다. 중금속으로 인한 피해는 규명이 어렵고,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복잡하다"면서 "철저한 환경영향평가 및 해양환경영향조사, 사천시 참여 감시기구 상설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문 전 과장은 "뿌리산단은 사천시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다. 사천 연근해에서 잡힌 수산물을 어디서 주로 소비하는가. 진주다. 대기오염은 진주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이점을 분명히 진주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사천시의 적극적인 홍보와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창근 교수는 "이대로 가다간 사천만도 마산만처럼 중금속으로 오염될 것"이라며 "사천시도 산업단지를 몇 개 더 만드는 것보다 환경과 수산자원을 고민해야 한다. 사천시가 먼저 오염저감과 규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고, 진주시와 대화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이날 토론과 방청객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상급기관의 적극적인 오염관리 및 갈등 중재 필요성, 지자체의 진정성 있는 대화 자세, 사천만 오염총량제 도입, 법적 분쟁 대비 준비 철저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사천시와 사천시의회의 미온적인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천시 역시 담당공무원이 토론회 패널을 참석하지 않았다. 시의 대응을 주문하는 주장에 대한 실질적 답변 등 토론이 이어지지 못한 것. 시의회 역시 일부 의원만 토론회장 방청석에 있었으나,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다.
김주일 사천팔각회 회장도 "시의회가 뿌리산단 반대결의안 하나 내놓고 그 이후로 한 것이 뭐 있냐"며 "지금부터라도 시가 대응논리 개발에 나서고, 관련 비용을 긴급 편성해야 한다. 시의회도 예산을 빨리 통과시켜라. 환경영양평가도 적극 나서고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유낙근 경상대 교수는 "진주시민들은 사천시민들의 걱정과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 양 지자체가 공존공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단기적으로 사천시와 진주시의 접촉이 필요하고, 국가정책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정리발언을 했다.
행사를 준비한 정운실 정촌뿌리산업단지 반대 사천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정촌 뿌리산단을 추진하려는 진주시와 경남도가 참석하지 않아 심도 있는 토론이 되지 못해 아쉽다"며 "오는 12일 경남도와 진주시에 유감의 뜻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용수 기자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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