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김용수 기자】犬 사료용 닭내장 300여 톤을 손질해 이를 식당에 유통시킨 도매업자 이모(70)씨 등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한 시장골목에 작업장 13m2(약 4평)을 차려 놓고 닭 내장을 손질한 후 세탁기에 빨아 이를 식당들에 공급 해오다 붙잡혔다, 이들이 손질하는 닭 내장은 식용으로는 판매가 금지된 개 사료용이다.
이처럼 비위생적 닭고기 유통을 일삼는 업자들이 경찰에 잇따라 단속되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서모 씨(62)와 닭내장 도매업자 이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 씨는 2008년 5월부터 이달 21일까지 경기 지역 닭 도축 시설에서 축산폐기물로 분류된 닭 내장을 친구가 운영하는 개 농장에서 빼내왔다. 주인인 친구가 도축장에서 무상으로 가져온 사료용 닭 내장이다.
서 씨는 이렇게 가져온 사료용 닭 내장을 닭 내장 도매업자들에게 kg당 100원가량을 받고 팔았다. 5년동안 이들은 손질된 내장 100t을 거래처 10여 곳에 팔았다. 닭 내장 도매업자인 이 씨 등은 이를 사들여 비위생적인 시설에서 손질해 kg당 1만 원씩 받고 닭 내장탕 식당에 판매했다.
이에 앞서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달 26일 식용으로 쓸 수 없는 닭고기를 유통시킨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로 식품업체 대표 이모 씨(55)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 씨는 유통기한이 지나거나 날개, 다리가 손상돼 상품가치가 떨어진 닭 30여 만 마리를 시중에 헐값으로 넘겼다.
도축되기 전 일부 부위가 손상된 닭은 식용으로 팔지 못하고 동물 사료로만 써야 한다. 이 씨는 4년간 불량 닭 30만 마리를 유통시켜 약 50억 원을 챙겼다. 전문가들은 '불량 닭'이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모 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는 "당뇨 환자에게는 식중독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고, 염증성 세균이 옮으면 임신부의 경우 유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모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닭의 날개나 다리가 부러지면 해당 부위가 부패하기 때문에 이를 섭취하면 인체에 해로운 세균이 침투할 위험성이 크다"고 밝혔다.
닭은 다른 육류에 비해 불량 유통될 가능성이 큰 편이다. 개체 수는 소 돼지에 비해 많지만 관리는 그보다 체계적이지 못한 탓이다. 소나 돼지 도축장에는 책임 공무원이 배치돼 도축 과정을 감독한다. 하지만 닭을 도축할 때는 도축장에 고용된 수의사가 이 과정까지 관리해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닭 도축장도 공무원이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와 1월부터 하루 10만 마리 이상 도축하는 곳에는 공무원을 배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도축장으로 운반되는 닭은 5t 트럭에 무려 7000∼8000마리가 실린다. 운반 과정에서 타박상과 골절로 닭이 손상되는 일도 흔하다. 문제가 생긴 닭은 폐기 처분하거나 사료로 써야 하지만 일부는 시중에 불법 유통된다.
경찰 조사 결과 부패 가능성이 있는 이 닭들은 일부 무허가 또는 소규모 업자들에게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어느 지역에 얼마나 유통됐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닭 유통과 시세를 관리하는 한국계육협회는 '길거리에서 파는 닭은 유통경로가 너무 다양해 현황 파악이 안 될 정도'라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허가를 받고 정식 유통되는 닭만 관리가 가능하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유통 경로가 다양하다 보니 닭고기 유통과정을 관리하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라며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경찰과 공조해 닭고기 불법 유통을 막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수 기자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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