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TV 9시 뉴스에서 남양유업 김웅 대표이사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왔다. 필자는 대표이사가 왜 눈물을 흘렸을까? 생각해보았다. 눈물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대개 미안함과 억울함이라고 하는 두 가지 굵직한 감정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도 있고,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면, 나는 반성 하고 있어요. 라는 무언의 의사표현 이기도 하다.

일단 사과하는 과정에서 흘린 눈물이니까, 미안해서 흘린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김 대표이사는 누구에게 미안한 것일까? 욕설을 들어야 했던 대리점주일까? 욕설을 해야만 했던 영업사원일까?, 재수 없게 고개를 숙여야만 했던 임직원들일까? 그것도 아니면 지금까지 남양유업을 아끼고 사랑했던 시민들일까.
검찰조사에서 영업사원들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것을 보면, 아무래도 대표이사가 어떤 대상에게 미안함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다. 영업사원들이 단독적인 판단으로 혐의를 부인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 측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일단 버티고 보자는 방법을 선택한 것 같지만, 애석하게도 대한민국에 기자들은 남양유업의 물량 밀어내기에 대한 증거를 찾아내고 말았다. 남양유업의 거짓말이 또 다시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이 시점에서 김 대표이사는 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일까? 미안함이 아니라면, 억울하기 때문에 흘리는 눈물일지, 혹시 대국민사과가 쇼였는지도 알쏭달쏭하다,
일단, 김웅 대표이사가 억울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우리만 그래? 다른 기업들도 다 그런데. 왜 우리만 갖고 그렇게 난리나 라고 따져 물을 법 하다. 어쩌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의 말을 인용해서 난 돈만 벌면 그만이라고 항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 김 대표이사의 눈물이 진짜라면, 그것은 미안함보다는 억울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거기에 사건 발생 이후부터 지금까지 입은 금전적 타격과 앞으로 감내해야 할 손해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눈물이 앞을 가렸을 수도 있다. 물론 사진을 찍히기 위한 퍼포먼스적인 성격 일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의 눈물의 의미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행위 그 자체이다.
대국민사과라는 대대적인 쇼를 통해 사람들의 눈을 속여 놓고, 검찰조사에서는 혐의를 부인하는 작태를 벌인 이후에 흘린 눈물도 곧, 남양유업이 밀어내기를 했다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 상황에서 대표이사가 눈물을 흘린다? 도대체 그가 무슨 염치로 눈물을 흘릴 수 있단 말인가? 참 우습지 않은가?
김 대표이사는 자정 결의 대회에서 부당 행위는 일벌백계하겠다. 모든 임직원이 예(禮)를 생활화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그리고 남양 예절학교를 개설해 영업사원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한다. 또 한 번 웃지 않을 수 없다. 예절학교를 통해 예(禮)를 생활화하는 것이 남양유업 사태의 본질적인 해법일까? 처음 문제가 됐던 영업사원은 단순히 예의가 없었던 것뿐일까.
남양유업에 필요한 것은 자정 결의 대회나 예절 교육이 아니다. 대표이사를 위시한 경영진이 더 이상 불법적인 경영을 하지 않으면 된다. 밀어내기 관행 등 지금의 지나친 공격적인 경영을 금지하면 된다. 그래서 영업사원과 대리점에게 과도한 압박을 가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풀리는 문제다. 김웅 대표이사는 이 문제가 오른손을 들고 선서를 한다고 풀릴 차원의 것이 아니라는 걸 언제쯤 깨닫게 될까? 필자의 마음은 왜 개운하지 않은 이유가 무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