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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연장법' 국회 본회의 통과 앞두고...-60세前 해고땐 사업주 처벌-
  • 김용수 기자
  • 승인 2013.04.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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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코리아저널=김용수 기자】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 24일 전체회의에서 오는 2016년부터 사업장별로 순차적 정년 60세 보장을 의무화하는 '정년연장법'(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켜, 정년연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7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법안이 조만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지금까지 사규나 단체협약으로 정년을 정해놓은 기업들이 법으로 직원들의 정년을 보장하게 된다. 하지만 정년이 늘어난다고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일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난다고 해도 임금을 어떻게 할지를 놓고 곳곳에서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 또한 청년실업문제가 더욱 심화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기업들이나 노동계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자는 이 법안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많은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이유다.

정년연장을 둘러싼 논점을 10문10답으로 정리해봤다.

1. 언제부터 시행하나

'정년연장법' 의 정식 명칭은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 개정안'이다. 오는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공공·민간 부문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한다는 것이 법안의 핵심이다. 또 사업주가 정년에 이르지 않은 근로자를 부당 해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안에 "사업주가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하더라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60세 정년 의무화 대상은 2016년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 및 공기업, 2017년부터는 근로자 300인 미만 모든 사업장 및 국가·지방자치단체로 적용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경호 업무 등 고령자가 종사하기 곤란한 업종은 대통령령에 따라 예외 사업장으로 분류됐다.

2. 위반 때 제재 조치 뭔가

정년연장법은 ‘사업주가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는 조항 때문에 60세 미만에 해고당할 경우 사업주 처벌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행 권고 조항인 ‘정년 60세’가 강제력이 없어 이를 의무조항으로 바꾼 것이 법안의 골자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은 반드시 이를 지켜야 한다.

법안 자체만 놓고 보면, 구체적인 처벌 조항은 담고 있지 않다. 하지만 사업주가 만약 60세 미만인 근로자에 대해 나이를 이유로 해고했을 때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만큼, 시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처분은 물론 별도의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환노위 법안소위원장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개정안이 실제 적용되면 기업이 무조건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가져가야 한다"며 "그렇게 안 하면 부당노동행위로 기업이나 사업주가 처벌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3.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 영향

개정안에 따르면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은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임금체계 개편에는 임금피크제 등 임금 조정 조치가 포함됐다. 근로자의 정년만 연장시키고, 기존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면 기업이 버텨내질 못하기 때문에 정년 연장을 실시함과 동시에 근로자 임금 역시 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기업주가 '나는 우리 회사 근로자들을 그냥 60세까지 자기가 받던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겠다' 고 하면 그것 역시 인정된다. 기업이 임금의 부담을 갖고 임금을 조정하려면 근로자나 노동조합단체와 협의를 해야 하며, 노조가 없는 경우 임금체계 개편을 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또 임금체계 개편 과정에서 노사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 국회는 기업의 임금 부담을 덜기 위해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하여금 정년 60세 이상 연장 사업주나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지원금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4. 최대 논란 '임금피크제'

일단 정치권은 이번 법 개정안에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항을 신설했다. 이를 노동계는 임금피크제로 해석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임금피크제에 대해 일정연령(60세)을 기준으로 임금을 조정하고 정해진 기간(정년연장 또는 정년 후 재고용) 동안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라고 설명한다.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면 현재의 연공서열식 임금체계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 제도는 3가지 유형이 있는데 정년연장형의 경우 피크임금 대비 20% 이상, 근로시간단축형은 피크임금 대비 30% 이상, 재고용형은 피크임금 대비 20∼30%의 임금을 각각 감액하는 방안이 있다.

5. 기업계 반응은

기업계는 신규 채용에 지장이 초래될 것이라는 점과 '임금 체계 개편' 을 놓고 노사 간 갈등이 벌어질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12년 현재 정년 60세 이상인 기업이 전체 37.5%에 불과한 현실에서 국회가 충분한 준비기간을 두지 않고 법안을 서둘러 처리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현행 연공급식 임금체계에서 정년을 늘리는 것이 기업의 고령자 고용유지 부담을 크게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현재 300인 이상 사업장의 평균 정년이 57.4세인 점을 고려하면 정년이 연장되는 약 3년간 신규채용에 심각한 지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인사적체를 가중시켜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도 기업들의 걱정이다.

6. 노동계 반응은

노동계는 '찬성'과 '반대' 라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임금체계에 대한 명시가 없어 아쉽지만 찬성" 이라는 입장이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임금의 하향평준화를 가져올 위험한 발상" 이라며 반대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정년연장은 고령화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는 점에서 그동안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 줄곧 요구해 왔다"며 "비록 '임금체계와 상관없는 정년연장' 을 주장해 온 우리의 요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제도의 시작이 중요한 만큼 이 법안이 본회의에서도 통과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정년연장에 대해 "임금피크제와 연계할 경우 고령노동자의 불안정 저임금 노동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전체 노동시장의 불안정성과 임금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7. 청년고용에 악영향 미칠까

지난해 고용부가 2008~2010년 정년을 연장한 372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신규 채용인원은 평균 4.4%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고용을 업종별로 나눠 정년 연장 전과 후를 비교할 경우 공공기관은 531명 고용에서 510명 고용으로 3.9%, 비제조업은 1659명 고용에서 1177명 고용으로 35.1% 각각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은 1204명 고용에서 1559명 고용으로 22.7% 증가했다.

전체적으로는 3394명 고용에서 3246명 고용으로 4.4% 줄어들었다. 이를 볼 때 정년이 연장될 경우 정년연장이 청년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8. 이미 시행 중인 국내 기업들

현대중공업, GS칼텍스, 포스코 등이 시행중인데 공통적으로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고 있다. 대규모 장치산업 분야의 기업들로 사무직보다 생산직 근로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5월부터 노사합의에 따라 전체 직원 2만5000여 명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2년 연장했다. 그 대신 58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월부터 전체 직원 3000여 명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했다. 59세부터 2년간은 최고 임금의 80%를 받는다.

포스코는 지난 2011년에 정년을 56세에서 58세로 늘렸고, 이후에도 희망자에 대해서 1년 단위로 재채용을 거쳐 60세까지 일할 수 있게 했다.

SK그룹은 주요 17개 계열사 중 10개 사의 정년이 60세다. SK이노베이션 같은 장치산업 업종은 정년이 60세지만 SK텔레콤 등은 58세다.

9. 정부 차원 지원책 시급

일단 정부는 오는 2016년부터 정년연장이 시행되는 만큼 노사정이 다양한 논의를 통해 지원책들을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선 정부는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 부담에 대한 지원책을 다양하게 마련해야 한다. 개별 사업장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정년이 연장되면서 국민연금 등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이를 이용한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년 연장에 따른 퇴직금 문제도 정부가 선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퇴직금은 최종임금을 기준으로 산정을 하는데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경우 임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퇴직금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현재 퇴직금 중간 정산도 금지돼 있어 이에 대한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10. 외국에서는 어떻게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에서는 고령 시대에 대비해 정년을 높이거나 폐지하는 추세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나이를 이유로 퇴직을 강요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정년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 영국도 연령 차별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지난 2011년 10월 고용평등법을 개정, 정년퇴직연령 명시를 금지했다. 개정 전 법정 정년은 65세였다.

독일은 65세 정년 규정을 두고 있으나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와 비교적 유사한 임금체계를 가진 일본은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난 1994년 정년을 60세로 법제화했다. 다만 일본은 연착륙을 위해 시행을 4년 유예했고, 그 사이 60세 이상 정년 규정을 둔 기업 비율이 84.1%에서 93.3%로 늘어났다. 정년연장 입법화에 앞서 임금·퇴직금 제도 개편을 추진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 완화에 힘썼다고 경총은 전했다.



김용수 기자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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