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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소나무재선충 피해 4년새 7배···방제가 확산 못 따라가전국 재선충병 피해 45% 경북서 발생···기후변화·산불에 확산 가속
  • 김연학 기자
  • 승인 2026.10.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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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실연회 /산림청 제공

경계 없는 재선충병에 시·군별 방제 한계···국가방제벨트 구축·수종전환 필요

[시사코리아저널=김연학 기자] 경북의 소나무 숲이 소나무재선충병의 거센 확산으로 빠르게 병들어가고 있다.

울릉을 제외한 도내 전역에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기후변화에 따른 매개충 활동 증가와 잇따른 대형 산불, 방제 여건의 한계 등이 맞물리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피해 확산 속도를 방제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행정구역을 넘나드는 재선충병의 특성상 개별 시·군 중심의 방제만으로는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경계를 넘어 공동 방제에 나서는 한편 피해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수종 전환 등 중장기적인 산림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 산림청에 따르면 전국의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목은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간 560만2,386그루에 이른다.

이 가운데 경북이 254만5,843그루로 전체의 45.4%를 차지해 가장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지역 피해목은 2022년 11만3천여그루, 2023년 47만6천여그루, 2024년 39만8천여그루, 2025년 76만1천여그루, 2026년 79만4천여그루다.

2022년과 2026년을 비교하면 4년 새 약 7배로 늘어 피해가 급속도로 확산했음을 알 수 있다.

포항지역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연합뉴스

◈ 기후변화·산불에 방제 한계까지···경북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가속

국내에서는 1988년 부산에서 처음으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이 확인됐다. 이후 13년 만인 2001년 경북에서는 최초로 구미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차츰 울릉을 제외한 도내 전역으로 퍼졌고, 최근 들어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전국의 소나무재선충병 '극심' 지역은 모두 6곳이다.

이 중 포항, 경주, 안동 등 경북지역 3곳이 포함됐다.

극심보다 한단계 낮은 '심' 지역에는 전국 21곳 중 구미·김천·영덕·고령·성주·칠곡 등 경북지역 6곳이 들어 있다.

경북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한 이유는 소나무 숲 면적이 넓은 상태에서 방제가 감염 확산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매개충 활동이 증가한 것도 감염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북의 소나무림 면적은 44만㏊로 전국 최대다.

매개충 중 하나인 북방수염하늘소의 우화는 2013년에는 5월 16일이었으나 2025년에는 4월 25일로 21일 앞당겨졌다.

피해목을 무단반출한 데 따른 인위적 확산도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산불로 고사한 소나무가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에 서식·산란처를 제공해 확산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산림과학원이 2017년 경북 상주지역 산불피해지에서 2년간 조사·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산불 피해지의 매개충 밀도는 산불 미발생지보다 최대 1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산불 피해 정도가 심할수록 매개충 서식 밀도 역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경북에서는 2022년 울진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고 2025년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에서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의 서식·산란처가 되는 피해 소나무가 많은 만큼 확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산림과학원 측은 산불 피해지의 고사목을 서둘러 제거해 소나무재선충 매개충 서식처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울진 금강송 군락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 피해 확산 못 따라가는 방제···시·군별 방제율도 큰 격차

현재 도내에서는 9개 시·군 38만㏊가 연중 방제가 가능한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됐다.

이 면적은 국내 전체 특별방제구역의 83%를 차지할 정도여서 경북의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국유림관리소와 7개 시·군은 공동방제구역을 정해 작업에 나섰고 6개 시·군은 소나무류 이동단속 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포항, 경주, 구미, 청도, 칠곡, 고령은 모든 지역이 소나무류 반출 금지구역으로 묶였다.

피해목이 급속도로 늘었지만 각 지자체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방제하지 못한 나무가 늘면서 이듬해에 다시 확산하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현재도 개별 시·군의 방제 속도는 제각각이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감염목과 감염우려목을 더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율은 청송군이 99.3%를 보였지만, 성주군은 17.7%에 불과하다.

소나무재선충병 극심 지역인 포항, 경주, 안동의 방제율은 각각 77.1%, 99.6%, 90.3%다.

포항에서는 전 지역에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발생해 인접한 청송과 영덕으로 퍼지고 있고 경주에서도 울산과 영천으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안동에서는 피해가 봉화, 영주, 예천으로 번진 데 이어 영양, 청송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고사한 소나무 /연합뉴스

◈ 행정구역 넘어 공동방제로···국가방제벨트 구축·수종전환 확대

경북도와 시·군은 예산이나 인력이 제각각인 지자체에 방제를 맡기기보다는 정부와 지자체가 유기적으로 뭉쳐 방제 전략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유림과 공유림, 사유림을 구분하지 않고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지역과 그 주변을 집중 방제해 미발생 지역을 청정지역으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도심권 위주로 방제가 이뤄지다 보니 타 시·군 확산을 막기 위한 경계지역 예찰과 방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림청은 국가방제벨트를 구축하고 소나무재선충병 '극심'이나 '심' 지역에는 특별방제구역을 지정해 연중 방제하는 등 피해 정도와 지역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가방제벨트는 피해 극심지역의 외곽을 중심으로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방제작업을 하는 실행구역과 확산 진행 속도를 고려한 완충구역을 설정하는 이중 방어체계다.

울진 금강송 숲이나 사찰 인근 숲 등 보전 가치가 높은 소나무 숲은 주변 2㎞ 안팎에 소나무 없는 구역을 조성해 병해충 유입을 차단한다.

경북도는 집단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소나무 대신 다른 나무를 심는 수종전환을 확대하고 마을 주변이나 고속도로·선로 주변에 있는 고사목을 우선 제거해 주민 안전에 피해가 없게끔 할 계획이다.

피해가 경미한 경산, 영양, 청송, 예천, 봉화, 울진은 체계적 예방과 방제로 청정지역으로 전환한다.

또 대형 산불 때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는 피해목 훈증더미를 제거하고 파쇄 중심으로 피해목을 처리할 방침이다.

피해목 제거 중심 방제에서 벗어나 드론과 인공지능 분석기술을 활용해 조기 예찰을 강화하고 드론방제 대상지역을 경미지역까지 단계적으로 넓힌다.

포항 기북면 일원 240㏊에서는 유인헬기 항공방제 시범사업으로 방제 효과를 검증하고 주요 보존대상 소나무에 주사를 놓거나 약제를 뿌려 예방에 힘쓸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소나무를 보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산림 구조가 바뀌도록 자연 흐름에 맡기자는 의견을 내놓는다.

매년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함에도 피해를 줄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소나무에 대한 과보호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순고 경북도 산림자원국장은 "소나무재선충병은 행정구역이나 기관의 경계에서 멈추지 않는 만큼 경계를 넘어선 촘촘한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가 주도의 국가방제벨트 구축과 연계해 경북 특성에 맞는 선택과 집중 방제를 강화하고, 주요 소나무림은 예방 중심으로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김연학 기자  dusgkr08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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