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일방적 조치, 취재기회 박탈" 입장문…한겨레·경향, 전용기 탑승 거부
언론 5단체 "대통령 전용기 MBC 배제는 언론자유에 대한 도전"
與 "MBC 언론 칭하는게 부끄럽다" vs 野 "언론자유 침해로 볼 수밖에"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배제' 결정에 대해 언론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동남아 순방(11∼16일)과 관련, MBC 취재진을 전용기에 탑승시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해당 방송사 출입 기자들에게 전날 밤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된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도 이날 오전 출근길에 관련 질문에 "대통령이 많은 국민들의 세금을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그것이 중요한 국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라며 "기자 여러분들도 그렇고 외교·안보 이슈에 관해서는 취재 편의를 제공한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여 주면 되겠다"고 말했다.
![]() |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27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에 대해 대통령실 중앙기자실 풀(pool·대표취재) 기자단(이하 출입기자단)은 10일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배제'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철회를 요구했다.
출입기자단은 이날 오전 특별총회를 거쳐 배포한 '풀기자단 소속 문화방송(MBC)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배제 조치 관련 입장문'에서 "대통령 순방이 임박한 시점에 대통령실이 어떠한 사전 협의도 없이 특정 언론사의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일방적 조치로 전체 출입기자단에 큰 혼란을 초래한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를 불문하고 사실상 특정 언론사의 취재 기회를 박탈하는 건 다른 언론사에 대한 유사한 조치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리는 경계하면서 이번 결정의 조속한 철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출입기자단의 대통령 전용기 동승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취재 때문이고 관련 비용 역시 각 언론사가 전액 부담한다"며 "대통령실이 마치 특혜를 베푸는 듯 '취재 편의 제공'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일체의 언론 취재에 대한 제약은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기자단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며 일방적 통보로 이뤄지는 모든 조치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부연했다.
MBC 탑승 배제 조치에 항의해 출입기자단 중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고 민항기를 이용해 취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
|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출국을 앞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단체들이 MBC 취재진에 대한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와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계 5개 단체도 긴급 공동성명을 통해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 헌법이 규정한 언론자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고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대통령실이 권력 비판을 이유로 특정 언론사에 대해 취재 제한 및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언론탄압이자 폭력"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반헌법적이고, 반역사적인 취재 제한 조치를 즉시 취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대통령 전용기는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며, 취재비용은 각 언론사가 자비로 부담한다"며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사유재산 이용에 혜택을 주는 것처럼 인식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납득할 만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태를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와의 전면전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
|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실의 MBC 전용기 탑승 불허 통보 사실에 대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여야는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기간 MBC 출입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것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여당은 "MBC를 언론이라고 칭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며 대통령실을 옹호했고, 야당은 "언론을 나팔수로 길들이겠다는 비열한 의도"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언론도 언론의 탈을 썼다고 다 언론이 아니다. MBC는 편파·왜곡 방송을 했다"면서 "MBC를 언론으로 규정하는 것이 맞느냐,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MBC를 언론이라고 칭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면서 "(전용기에) 어느 기관을 참여시키냐는 대통령실이 결정할 수 있다"고 두둔했다.
반대로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기자들이 다 무상으로 비행기 타나. 언론사가 돈 내고 간다는 것 다 알지 않는가"라며 "대통령 전용기가 대통령 개인의 사유물인 양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탄압이고 언론을 정권의 나팔수로 길들이겠다는 굉장히 비열한 의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과방위원장도 "전용기에서 진행되는 기자간담회에 MBC는 참가를 못 하게 되지 않나. 언론 자유 침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따져 물었고, 같은 당 윤영찬 의원은 "전용기는 취재 편의 대상이 아니라 취재의 현장"이라고 했다.
야당 의원들의 비판이 계속되자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오늘은 예산 관련 회의인데 갑자기 언론에 난 것을 갖고 이렇게 하는 것은, 당초 우리가 목적으로 한 것과 맞지 않는다"며 논란의 확산 차단을 시도했다.
한편, 대통령은 통상 해외 순방 시 공군 1호기인 전용기를 이용하며 출입기자단도 이에 동승한다.
전용기 탑승을 비롯한 순방 비용 등은 각 언론사가 부담한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