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하는 최승재 의원.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보험사가 판촉용 볼펜 한 개 대금까지 보험설계사들 급여에 반영하는 등 갑질과 횡포가 도를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소속 보험설계사들에게 영업홍보용 물품인 볼펜을 나눠주고 추후 볼펜대금을 설계사 급여에 반영했다.
가격은 몇 백원 수준이지만, 영업을 하는 설계사들의 이름도 아닌 소속 지사장의 이름을 각인한데다가, 볼펜값만큼의 세금도 내야하는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의원실이 입수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소속 보험설계사들로 하여금 회식자리에 참석하게 한 후 식사비용까지 참석자 숫자만큼 나눠서 급여에 반영하거나, 홍보용 고무장갑과 위생비닐 비용까지 급여에 반영하는 등 기상천외한 상황들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최승재 의원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흥국생명의 이러한 갑질 행태는 흥국생명을 소유한 재벌일가와 계열사의 과거 행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보도자료에서 "흥국생명의 대주주인 태광그룹의 이호진 회장은 지난 2011년 배임과 횡령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던 중 간암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아낸 뒤 술집 등지에서 목격되어 황제보석, 옥중잔치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면서 "심지어 구속집행정지 와중에도 계열사 직원들에게 김치와 와인을 강매했다며 고발을 당하기도 했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소유 계열사들의 횡포와 갑질로 얻은 수익을 통해 이호진 회장이 지난 5년간 받은 배당금액만 266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연간 50억 꼴이다.

최근 불거진 흥국생명의 자회사형 GA설립 추진도 이처럼 소속설계사에 대한 갑질과 횡포가 기저에 깔려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 최 의원의 설명이다.

특히 "흥국생명은 최근 방카슈랑스를 통한 확정고금리의 저축성보험 판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도 운용자산이익률은 이에 미치지 못해, 추후 보험급 지급을 하지 못하게 되는 등 소비자 피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승재 의원은 "소속 설계사들에 대한 보험사의 갑질과 횡포가 정도를 심각하게 넘고 있다"면서 "수익만을 추구하는 지나친 행동들이 결국에는 소비자 피해로 귀결될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