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현 시인 프로필>

조두현 시인

■ 지필문학주최 소월문학대상 수상

■ 전국통일문예작품공모 대상 통일부 장관상 수상

■ 문예마을 대표

<시평>

편지와 사랑의 함수, 조두현 시인을 읽다

은경 송미순/ 시인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BC 384 – BC 322)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인간은 개개인으로 존재하고 있어도 홀로 살 수 없으며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동물이라는 의미입니다. 

문제는 인간이 상호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편지입니다.

사랑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상대를 애틋하게 그리워하고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입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하고, 사랑을  함으로써 험난한 세상에서 위로를 받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하는데 주고받는 수단이 있어야 사랑하는 마음이 상대방에게 전달이 되는 것입니다. 그 역할을 하는 것이 편지입니다.

언뜻 보기에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랑과 편지의 역학관계가 겉으로 보기보다는 훨씬 중요합니다. 이 둘은 상호보완 관계를 유지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니까요.

작가는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대상이 누구인지 알 수가 없지요. 타인일 수도 있고, 자연물일 수도 있고, 자신이 추구하는 어떤 사상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자기 자신일 수도 있겠지요. 

작가는 편지를 그냥 쓰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시간과 공간에서 마음을 모으고 사랑을 담아 정성을 다해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사랑을 담아 편지를 씁니다”라고 스스로 말할 정도입니다. 무엇인가에 편지를 쓴다는 것은 이미 그 대상을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깊이 생각하는 마음에 사랑까지 담아서 편지를 쓰고 있으니 그 사랑이 얼마나 지극할까요. 작가는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것에다가 한 걸음 더 나갑니다. 

‘햇살에 새기고, 별빛으로 수를 놓고, 빗소리에 싣고, 눈꽃으로 피웁니다’ 편지를 쓰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그 마음이 받는 이에게 그대로 전해지겠지요. 그리고서도 걱정을 합니다. 

혹시 편지를 받지 못해도 마음 아파 마시라고.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은 해와 달이 있는 한, 비와 눈이 내리는 한 변함없이 당신 곁에 있으니까. 이처럼 작가의 대상에 대한 사랑은 때와 장소에 관계가 없이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사랑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작가는 노래합니다. ‘향기롭고, 설레고, 감미롭고, 하나라고요’. 사랑하는 마음을 어떻게 몇 글자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작가는 사랑하는 마음을 앞에서처럼 쉽고 가볍게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편지를 씁니다. - 해와 별을 보시거든/- 비와 눈이 내리거든/- 사랑을 담은 편지가/ 그대에게 온 줄 아세요”라고. 대상에 대한 작가의 사랑은 끝이 없고, 그 사랑하는 마음을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해주기 위해 편지를 쓰는 장소, 시간, 편지종류, 사랑하는 마음 등을 어떤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고 온 정성을 다합니다. 

간절하게 사랑하고 그 마음이 그대로 상대에게 전해주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것입니다. 작가는 그것으로도 모자라 다시 한번 노래합니다.

“끊임없이 편지를 씁니다 /사랑을 담아 편지를 씁니다/영원한 사랑을 씁니다”라고. 아무리 사랑을 해도, 그리고 외쳐도 갈증을 느끼는 것이 사랑입니다.

작가는 사랑을 더 넓고 깊게 하는데 편지라는 매개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사랑이든 그 사랑을 전하는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작가는 여러 가지 종류의 편지를 사용하여 사랑하는 마음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즉, ‘해, 별, 비, 눈’과 ‘햇살, 별빛, 빗소리, 눈꽃’ 등처럼 우리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사랑과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매개체를 이용하여 우리들을 사랑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를 읽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문자로 표현된 사실적 해석을 지양하고 문자 이면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이라면 이 시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대상은 무엇일까요?. 

작가가 말하고 싶은 사랑은 남녀와 타인의 사랑을 넘어서, 자연에 대한 사랑, 작가가 추구하고 있는 어떤 사상이나 믿음과 같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아닐까요? 

우리가 한평생을 살면서 무수하게 맺는 인연과 우리를 지배하는 수많은 사상들 중에는 우리가 간절하게 바라는 그 무엇이 있기 마련인데 작가는 그런 것들을 사랑의 대상에 넣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이러한 사랑을 대상에게 전달하는 수단으로 편지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편지는 글씨를 쓰는 종이만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우리에게 언제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여러 매체를 이용하여 사랑을 승화시키고, 그 깊이를 더 하여 사랑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사물을 대하는 사랑과 사랑을 더 고귀하게 하려고 자연의 여러 매체를 사용하는 작가의 탁월한 글솜씨가 돋보입니다.

여러분들도 성심을 다해서 진솔하게 고백할 사랑의 대상이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