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의회가 지난 16일부터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 들어가 23일 현재 5일(토·일요일 제외)째 이어지면서 사상초유 제대로 된 감사를 하고 있다는 시민들의 칭찬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시의회는 이번 감사의 목적이 '행정의 운영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함으로써 효율적이고 발전적 시정을 도모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런데 한 간부 공무원이 사무 감사에서 불성실한 답변으로 인해 의회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자, 대신 사천시장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에 또 불응하자 시장을 상대로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해야 한다며, 요구 건을 확정하는 진풍경(疹風景)이 발생했다.

사천시의회 상임위가 집행부 시장에게 과태료를 요구한 사례는 경남도내는 물론 전국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초유의 일이다.

만약 과태료 처분 요구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사전조율을 방임(放任)한 의장과 시장은 '조정(調停)' 등 리더십(leadership)부재로 양자(兩者)가 망신을 당하게 된다.

사천시의회 산업건설위(위원장 최용석)는 지난 20일 건설과 행정사무감사 중 건설과장의 답변이 불성실을 이유로 감사를 중단하고, 23일 오전 9시 30분 건설과 재감사에 시장 출석을 요구했는데 시장이 제 시간에 출석하지 않자 개회와 더불어 정회를 선포하고. 건설위는 과태료 부과 요구 상정에 대해 비공개 토론을 가졌다.

과태료는 1회 불출석시 100만 원, 2회 300만 원, 3회 이상 500만 원으로 명시돼 있는데 시장은 시의회의 과태료 부과 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시의회와 물고 무는 악순환(惡循環)이 거듭되면서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상생은 뒷전으로 밀려 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사업건설위는 24일 오전 9시 건설과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키로 하고, 시장 재출석 요구는 의원 간 조율을 거쳐 결정키로 했다.

사건 요지는 지난 20일 제153회 사천시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사업건설위원회가 건설과에 대한 감사가 진행됐는데 의원들이 건설과장에게 질의 중 '모르쇠'로 일관하다 담당계장이 답변하겠다고 했다가, 만약 의원이 내 경우면 어떻게 답하겠나? 라고 불성실한 답변으로 시의회 경시로 비춰지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로 치닫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어언 20년, 이제는 사천시의 살림살이를 손바닥 뒤집듯 훤히 들여다 볼 사천시의회다. 잘못과 잘 된 점을 정확하게 가려내기를 시민들은 눈과 귀를 감사장에 주시(注視)하고 있다.

매년 2회 실시하는 행정사무감사를 대충대충 넘어가는 연례행사처럼 해서는 안 된다. 집행부가 민선 2,3,4기까지 오는 동안 수백억 원의 시민혈세를 쏟아 부어 사장된 예산이 얼마인지 잘 파헤쳐 구상권 청구를 해서 책임을 물어야 된다.

지도자의 철학과 의지는 지역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 선장이 항해키를 잘못하면 배가 침몰할 수 있고, 잘하면 거센 풍랑도 거뜬히 헤치고 나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민들이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시 행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제대로 아는 시민이 없다. 오직 의회가 공개하는 자료 외는 확인할 길은 요원(遙遠)하다.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의 대의기구다. 지역의 대표기관으로 의결기관, 입법기관, 집행감시기관이다.

이번 감사에서 사천시가 지난해 불용 처리한 사업이 모두 10건으로 파악, 예산규모는 46억 원에 달하는데 실과별로는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설치사업 35억8400여만 원, 하수도슬러지처리시설 사업 7억 2000만 원이다.

또 해양수산과 연안정비 사업 9400여만 원, 농업기술센터 지역농업특성화기술개발사업 9000만 원, 주민생활과 장애인지원 6000만 원, 건설과 농업농촌테마공원사업 3000만 원 오지종합개발 사업 2000만 원, 주민생활지원과 복지협의체 운영 2000여 만 원 등이 지적됐다.

사천시가 중앙정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에 사무실까지 마련해 놓고 로비를 해오는데 주는 돈도 못써보고 불용처리라니 이는 관계공무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사무 감사에서 삼천포중앙시장 비가림막 설치 업체가 상인회 간부를 상대로 금품을 제공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은 데다 관계 공무원까지 시비 1억여 원을 낭비한 사건은 철저히 가려내 상하에게까지 징계해야 한다.

특히, 이번 감사에서 어느 부분에서 예산이 낭비되고 어느 분야에서 모범적 절약행정이 펼쳐졌는지 시의원들은 두 눈 부릅뜨고 찾아내 길 바란다.

시의회에 덧붙여 공보업무 담당자가 2010년 언론사별 광고비 3250여 만 원, 배정을 개인 쌈짓돈 인양 마음 내키는 대로 중앙지 D사 220만 원, 도내 k사 550만 원, D사 990만 원, k사 330만 원, K사 220만 원, 울산 Y사 160여만 원, 인터넷신문 770만 원 등을 지출했다.

또 지난해 경상경비 2억8200여만 원도 사무관리비 및 공공운영비를 포함해 지출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영수증 처리에 입체 감사를 할 경우 많은 문제점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경남=김용수 기자.

지금 시민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 영국 격언에 '오만'이 있는데 오만이 앞장서면, 치욕이 뒤따른다(Pride goesbetore, shame follows after)' 다고 했다. 사천시는 의회사무감사를 겸손(謙遜)한 자세로 임해, 잘못된 점은 매를 맞고 잘된 것은 칭찬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김용수  yskim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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