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구글 등의 검색창에 ‘south korea parliament’를 치면 ‘fight(싸움)’나 ‘brawl(주먹다짐)’ 등의 단어가 자동으로 따라붙어 검색어가 완성되는 가운데 ‘south korea parliament fight’는 총 1,280,000개, ‘south korea parliament brawl’은 30,700개의 기사와 동영상이 뜬다. 이곳 미주한인사회의 한 일간지가 지난 달 23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석한 65개국 369명의 한인회 전ㆍ현직 간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해외에서 모국을 지켜볼 때 가장 창피한 것은?”이라는 질문에 응답자 258명 중 41%인 117명이 ‘국회 난장판’을 꼽았던 것도 그와 무관치 않겠지만 ‘난장판 국회’보다 더 창피한 게 있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뭐든지 돈으로 해결하려는 더러운 자본주의와 선전선동에 능숙한 정치인들이 무식한 시민들을 데리고 노는 한심한 민주주의가 결합하면? 창녀와의 대화 녹취록이 까발려져 개망신을 당하고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같은 돈 많은 놈팡이가 사회를 지배하게 된다.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 재벌이었던 베를루스코니가 정치판에 뛰어든 것은 1994년, 재산 축적과정에서 돈 세탁과 탈세 등 각종 비리로 인해 검찰의 칼날이 자신의 목을 겨눠오자 돈과 언론을 총동원하여 ‘전진 이탈리아당(Forza Italia)’을 창당하여 국민연합 및 북부연맹과의 연정으로 정계 진출 두 달 만에 총리가 됐고 총리가 되자마자 검찰의 부패 추방 수사를 중단시키면서 자신에 대한 보호막부터 쳤었다. 축구경기 승부 조작설, 이런 저런 추문에 마피아 연루설까지 나돌던 그가 세 번씩이나 총리직에 취임할 수 있었던 것은 이탈리아의 돈과 언론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로마 시내의 껌팔이들도 다 아는 상식, 그런 놈팡이가 총리로 군림하는 이탈리아의 이미지가 좋을 리 만무, 이탈리아는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지만 전 세계 언론의 자유를 감시하고 있는 미국의 프리덤하우스는 이탈리아의 언론자유를 세계 77위라고 혹평했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문법과 방송법, IPTV법 등 미디어 관련 3개 법안과 금융지주회사법 등 4개 법안이 결국은 날치기로 통과돼 조만간 한국에도 베를루스코니와 같은 놈팡이들만 판을 치게 생겼다. 언론을 자사이익추구 도구로 써먹어온 족벌신문들은 방송이라는 또 하나의 날개를 달았고, 재벌들은 언론과 금융의 쌍권총을 차게 됐고, 거기에 빌붙은 정치인들은 땅 짚고 헤엄치기로 재선되면서 뒷돈 받아먹고...거대한 정(政)-경(經)-언(言) 복합체가 민주주의를 압살시킬 게 뻔해 벌써부터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 같다.
한나라당과 청와대에선 한 건 올렸답시고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들 또한 머잖아 정(政)-경(經)-언(言) 복합체의 똘마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들 자신만 모르는 것 같아 비웃음이 절로 머금어지기도 한다. 임기가 있는 정치권력은 유한한 반면 임기가 없는 언론권력은 무한한 바, 정(政)-경(經)-언(言) 복합체가 몸집을 불리고 나면 대통령이 되려면 미디어재벌의 눈도장부터 받아야 하고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려면 기자들에게 신고식부터 하게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명박 정권이 고소영 친구들 밥 지어먹일 장작 팬답시고 제 발등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 검색 창에 ‘south korea’를 치면 ‘언론자유 말살’ ‘정경유착’ ‘권언유착’ 등등의 지저분한 말들이 줄줄이 딸려 나올까봐 겁난다. 해외에서 모국을 지켜볼 때 가장 창피한 것은? ‘난장판 국회’가 아니라 ‘민주주의 후퇴’다.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 창피하다.
<채수경 / 뉴욕거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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