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13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노회찬 고문이 안기부 X파일에 나오는 떡값 검사들의 실명을 자신의 홈페이지 공개해,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다는 대법원의 판결은 시대착오적이며 비상식적인 것으로, 극히 유감이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또 "노회찬 고문이 17대 의원 당시, 동일한 내용을 언론사에 보도자료 형태로 배포한 것은 면책특권이 적용되어서 무죄이고, 이를 홈페이지에 올린 것은 유죄라니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무엇보다 노회찬 고문의 명단 공개를 비롯해, 많은 이들의 용기있는 행동이 없었다면 삼성특검은 물론 수백억 조세포탈과 배임 행위를 저지른 이건희 회장에 대한 처벌 또한 이뤄지지도 않았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하지만 대법원의 오늘 판결은, ‘삼성을 건드린 정치인은 누구도 용서하지 않겠다’는 삼성의 의도에 그대로 손을 들어 준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무소불위의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는 재벌과 이에 기생하는 검찰 대신 이를 폭로한 진보정치인만 희생되는, 적반하장의 판결을 누가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사법부가 삼성과 검찰을 비호하는 곳이 되어서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리 없다."면서 "파기 환송된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상식적인 판결이 나와야만 할 것이다"고 요구했다.
노 전 대표는 2005년 8월 국회 법사위원회 회의에 앞서 `안기부 X파일'로 불리는 옛 안기부의 불법 도청 테이프에서 삼성그룹의 떡값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을 비롯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기자에게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하고 해당 자료를 인터넷에도 올렸었다.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이에 대해 도청 녹취록을 인용해 이른바 `떡값 검사'의 실명을 공개한 혐의(명예훼손·통신비밀보호법 위반)로 기소된 진보신당 노회찬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일부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명예훼손 부분에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유지했으나 불법 도청한 내용을 공개하는 것을 금지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부분은 유죄 취지로 파기했다.
또 국회에서 보도자료를 통해 도청 내용을 공개한 부분은 면책특권이 인정되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상 행위로 봐 공소기각한 원심을 유지했다.
한편 1심은 노 전 대표가 공개한 내용이 허위일 수 있다는 인식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으나, 2심은 녹취록이 허위라고 인식했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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