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임춘호 기자] 정부가 경남도와 진주시는 13일 LH 본사의 경남 혁신도시 일괄 이전 대신 국민연금공단을 전북 혁신도시로 옮기기로 하자 "우려했던 빅딜설이 결국 현실화됐다"며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전북도와 전주시도 "올 것이 왔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경남은 LH의 일괄 진주이전은 성취했지만 국민연금공단을 빼앗긴 것에 대해, 전북은 LH의 분산이전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규모가 훨씬 적은 국민연금공단을 받아왔다는데 대한 반발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경남, "경남 혁신도시 건설 자체가 불가능" 주장

▲ LH 경남 진주이전이 결정됐지만 국민연금공단이 전북으로 이전키로 하자, 13일 김두관 경남지사가 이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사코리아저널편집국

경남도는 이날 오전 김두관 지사 주재로 긴급 실국장 회의를 열고 정부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을 정리하는 한편 정부안이 공식 발표되는 대로 도지사 명의의 성명을 발표하고 향후 대응책을 밝혔다.

경남도 혁신도시추진단의 강해룡 단장은 "LH 본사가 경남으로 일괄이전하더라도 연금공단이 전북으로 갈 경우 전체 이전 기관 직원 숫자가 적어 혁신도시 조성 자체가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이전 예정 인원이 573명으로 경남 혁신도시로 이전토록 돼 있는 12개 공공기관 중 LH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통합전 주택공사 인원은 1,919명, 토지공사는 1,168명이었지만 통합 LH는 주공 인원보다 적은 1,508명으로 줄어든 것까지 감안하면 연금공단이 전주로 이전할 경우 당초 이전승인 인원인 4,636명에 비해 984명, 24%나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6월 진주시 문산읍 소문리 경남 혁신도시 부지 안에 3만1천㎡ 규모의 부지를 매입하고 땅값까지 모두 지불한 상태로 현재 설계를 마무리하고 착공 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정부안이 확정될 경우 국민연금공단은 경남 혁신도시 내 부지를 다시 매각하고, 경남도도 해당 부지에 대한 활용 방안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그동안 "LH 통합본사가 경남으로 일괄 이전하더라도 국민연금공단을 전북으로 이전하게 되면 이전규모 축소와 지역발전 파급효과 감소로 경남 혁신도시 건설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LH 본사 진주 일괄이전, 전주에는 별도 공공기관 이전 및 국책사업 배정'을 주장해 왔다.

경남도 관계자는 "LH본사 분산 배치를 일관되게 주장해 온 전북에 국민연금공단을 떼주는 것은 경남과 전북 모두에게 반발을 사는 하책 중의 하책"이라며 "전북도에는 별도의 지방세 보전방안과 함께 새만금관리청 배치 등으로 상생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진주 시민들은 LH 일괄이전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국민연금공단을 전북으로 내 줘야 한다는 정부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창희 진주시장은 "국민연금공단 없이는 제대로 된 경남 혁신도시를 건설할 수 없다"며 "정부는 국민연금공단을 재배치할 것이 아니라 전북에 별도의 다른 지원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우근 진주혁신도시추진위 위원장도 "오늘 아침까지 LH 일괄이전을 축하하는 환영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대신 국민연금공단을 내줘야 한다는소식을 듣고 규탄사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긴급 위원회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전북 "약속 위반ㆍ절차 무시...무효다" 투쟁 분위기 확산

▲ 국토부의 LH 경남 진주 이전 결정에 반대하는 전북지역 비상대책회의가 열려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시사코리아저널편집국

LH를 경남에 빼앗긴 전북의 경우 도민비상총회와 대규모 상경 집회 등을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알리기로 하는 등 대정부 투쟁을 강화할 것을 다짐하는 분위기다.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이날 "정부는 그동안 공정사회구현 원칙에 따라 분산배치를 강조해왔다"면서 "하지만 앞에서는 원칙대로 하겠다고 하고 뒤로는 (LH를) 경남에 퍼주기식으로 국가 정책을 추진해 전북도민을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LH분산배치는 경제성ㆍ효율성 측면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정치권이나 학계는 물론 대다수 국민이 객관적으로 인정한 부분"이라면서 "경남으로 이전키로 했던 국민연금공단을 전북으로 재배치하는 것은 지역 달래기 식의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수용을 단호히 거부했다.

'LH 본사 유치 추진 전북비상대책위원회' 임병찬 위원장도 "그동안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일괄배치설을 언론에 흘려 특정지역을 편들면서 결국 일괄이전으로 확정한 것은 비열하고 전북도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것으로 매우 통탄스럽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정부는 LH 분산배치 약속을 이행하고 이전 관련 업무처리를 공정ㆍ투명하게 다시 추진하라"고 촉구 했다.

전북도의회 역시 전북지방변호사회 등과 협의해 일괄이전을 차단하기 위한 행정소송이나 헌법소원 제기 등 법적 대응책도 찾기로 했다.

전북 상공회의소협의회도 "LH가 빠진 전북혁신도시는 반쪽에 불과하다"면서 "전북의 발전을 이끌 견인차이자 성장동력인 전북혁신도시의 희망을 갈기갈기 찢어 경남에 일괄이전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전북지역 단체장과 지방의원, 국회의원 등 200여명은 이명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16일 청와대 앞에서 'LH 일괄배치 철회, 분산배치 관철'을 위한 항의 시위를 벌이고 대통령 면담을 추진키로 했다.

이처럼 경남과 전북도 각계가 LH 경남 일괄배치 및 이에 따른 정부, 경남.전북과 갈등이 재연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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