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경남.김용수기자] 한낮에 오므라들었던 꽃이 밤이면 활짝 벌어지는 달맞이 꽃은원산지가 남아메리카와 칠레다.
'그리움 가득 채우며/ 내가 네게로 저물어 가는 것처럼/ 너도 / 그리운 가슴 부연안고/ 내게로 저물어 옴을 알겠구나/ ... / 못 견디게 그리운 달 둥실 떠오르면/ 징소리같이 퍼지는 달빛 아래/ 검은 산을 헐고/ 그리움 넘쳐 내 앞에 피는 꽃/ 달맞이꽃' 이 시(詩)는
김용택 시인이 노래한<달맞이꽃>의 일부다.

달마지꽃은 전 세계 640여종이 분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것은 겹달맞이꽃과 왕달맞이꽃이 예전에는 산과 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눈을딱고 봐도 좀처럼 찾기가 힘들 정도다. 이 꽃이 만병통치(萬病通治)처럼 알려지면서 마니아(mania)들이 떼를 지어 다니면서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씨를 채취해 기름을 짜면 꼭 참기름과 다를바 없을 정도로 고소하다. 이걸 장복(長服)하면 특히 소화기 병이나 피부병에 효험을 본다는 설이 퍼지면서 마구 채취해가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달맞이꽃은 낮에는 좀처럼 활짝 핀 모습을 보기 어렵지만 간혹 비 오는 날이나 구름 낀 날에 볼 수도 있다. '밤에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행대소초, 야래향, 산지마, 월하향, 월견초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달맞이꽃에는 꽃말처럼 '기다림'이 담긴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옛날 로즈라는 한 소녀가 추장의 아들과 사랑에 빠졌는데, 이 부족에게는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날, 남자가 결혼하고 싶은 처녀를 고르는 풍습이 있는데, 그는 로즈의 기대와 달리 다른 여인을 선택했다. 충격을 받은 로즈는 다른 남자의 구혼마저 거절하고, 그 죄로 귀신골짜기에 보내졌다. 추장의 아들은 1년이 지난 뒤에야 그 사실을 알고 그녀를 찾아나섰으나 달빛 아래 핀 꽃 한 송이만을 보았을 뿐이다.

떠오르는 달을 향해 애처럽게 피어 있는 그 꽃을 달맞이꽃이라 불렀는데, 추장의 아들을 사모한 지 2년 만에 짧은 생을 마감한 로즈의 삶을 닮아서인지 달맞이꽃도 두 해만 살고 죽는다.

달맞이꽃은 다 자라면 키가 50~90cm에 이르며, 굵고 곧은 뿌리가 여기저기에서 대가 나와 곧게 자란다. 또 뿌리에서 나온 잎은 꽃방석처럼 둥글게 퍼지고 줄기에서 나는 잎은 끝이 뾰족하며. 밑부분에는 가장자리에 얕은 톱니가 있다.

지름이 3cm 정도 되는 꽃이 7월부터 가을까지 피는데, 저녁 때 밝은 노란색으로 피었다가 아침에 해빛이 비치면 시들어 약간 붉은 빛이 돈다.

달맞이꽃은 적응력이 매우 강해 수분이나 영양분이 부족해지면 잎이 붉어지면서 광합성량을 줄인다. 또 한 포기에서 수백만 개의 씨가 쏟아질 만큼 번식력이 대단하다. 땅에 떨어진 씨의 상당수가 싹을 틔우며, 굵은 뿌리는 땅속깊이 자리잡으며 이 상태로 죽지 않고 겨울을 난다. 달맞이꽃은 관상용이나 약용으로 쓰인다. 달맞이꽃 씨앗으로 기름을 짠 '월견초유'는 고혈압, 감기, 신장염, 인후염 해열을 위한 약재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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