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창원세계민주평화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기자] 세계 지도자와 석학,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창원세계민주평화포럼’이 1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창원시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으로 흩날린 평화의 씨앗을 창원세계민주평화포럼과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통해 활짝 꽃피운다는 계획이다.

3.15의거와 부마민주항쟁으로 대변되는 민주와 평화의 도시 창원에서 개최된 이번 포럼은 경제협력·문화예술·스포츠를 통한 평화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 포럼에는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올레가리오 바스케스 라냐 국제사격연맹 회장, 러시아를 비롯한 각국 대사 등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 이주영 국회 부의장과 김경수 경남지사,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 박종훈 경남교육감을 비롯해 주최측인 허성무 창원시장과 변광용 거제시장 · 강석주 통영시장 등 자치단체장 등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정계 · 경제계 · 시민사회단체 · 대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세계 지도자와 석학, 각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창원세계민주평화포럼’이 1일 오후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기조연설로 나선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UN과 IOC윤리위원장의 경험을 토대로 경제협력, 문화예술, 스포츠와 평화의 상관관계에 대해 역설했다.

반 전 총장은 "창원시는 민주화와 평화의 도시로서 ‘세계민주평화 포럼’을 개최하는데 가장 의미있는 곳이라 생각한다"면서 "이번 포럼은 2018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의 개최를 기념하는 행사다. 지난 10년간 세계평화 증진에 노력해온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또한 국제 스포츠의 중심 기구인 IOC의 윤리위원장으로서, 이번 창원의 경우처럼 스포츠와 평화의 메시지가 직접 만나는 현장을 보면서 참으로 기쁜 마음이 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이 모두 알고 계시는 것처럼 스포츠와 평화의 관계는 매우 깊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세계평화를 위한 지구촌의 대표적인 축제다"면서 "고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이 1995년 남아공에서 열린 세계럭비선수권 대회를 통해 흑백 화합을 이루고자 했던 일은 너무나 유명한 일화다"고 소개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지난 2월 한반도에서는 이보다 더 극적인 스포츠와 평화의 만남이 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바로 그것이다"며 "대한민국 정부가 설득하고 북한이 평창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하면서 한반도에 비핵화와 남북 화해를 통한 평화의 가능성이 싹 트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남북 정상이 두 번을 만났고, 곧 세 번째 만남을 앞두고 있다"면서 "6월에는 전 세계인의 주목 속에서 역사상 최초로  북미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합의돼 한반도 평화 정착에 중대한 전기가 마련되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고 내다봤다.

반 전 총장은 "이런 의미에서 저는 오늘 다시 한 번 평창 동계올림픽이 역사적인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도 세계인이 한반도에 관심을 가지고 한반도의 평화를 성원하는 계기가 되기를 빈다"고 성원했다.

특히 "제가 유엔서 활동하면서 IOC위원장과 함께 'Sports for Peace'를 주창하고 매년 4월 6일을 UN스포츠 평화의 날로 지정했다"면서 "유엔은 오래전부터 스포츠를 평화 구축과 화해를 위한 도구로 활용해 왔다. 제1차 세계 대전 중에도 영국군과 독일군이 크리스마스 전야에 총을 내려놓고 축구경기를 한 역사적 일도 있었다"고 예를 들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저는 국제정치의 냉엄한 현실을 최일선에서 겪은 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한반도 평화의 희망과 약속이 결실을 맺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한 번 더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전망하면서 "남북 경제협력과 대북 제재의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과제이지만,  우리가 반드시 해답을 내놓아야 하며, 그래서 이번 창원포럼과 같은 학술행사가 열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기조발제 결론부분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일에 대해 의문을 갖는 '지성의 회의주의'와 일을 적극적으로 촉진해갈 '의지의 낙관주의'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창원세계민주평화포럼에서 이 두 가지가 잘 조합되어 한반도 평화 지도가 제대로 그려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1일 창원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민주평화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날 포럼은 반 전 총장의 기조발제에 이어 경제협력 분야에는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통한 평화시대 실현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김시곤 서울과기대 철도전문대학원 교수는 남북통과철도(TKR)를 활용한 한반도 공동번영에 대해 발표하며, 남북통과철도가 경남에 미치는 경제효과 등을 설명해 주목을 끌었다.

문화예술 분야에는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와 음악인 윤상, 김경미 삼진미술관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특히, 윤상은 지난 4월 평양에서 남북이 함께한 ‘봄이 온다’ 공연에서 본인이 직접 겪은 에피소드와 함께 남북간의 지속적이고 정례화된 대중음악을 통한 교류의 필요성과 그 실천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스포츠 세션에는 국제사격연맹의 올레가리오 바스케스 라냐 회장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남북 선수들이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며 스포츠를 통해 평화와 화합을 이룬 대표적인 사례로 평창올림픽을 소개했다.
윤강로 스포츠외교연구원장은 스포츠와 올림픽 활동을 통한 평화에 대해 발표하며,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사격종목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은 이은철 선수가 사격 스포츠와 평화에 대해 토론했다.

마지막으로 허성무 창원시장이 경제협력·문화예술·스포츠를 통한 평화실현에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는 ‘창원선언문’을 낭독했다.
허 시장은 창원선언문을 통해 “2018창원세계사격선수권 대회를 계기로 더 이상 ‘총’이 갈등과 분쟁의 상징이 아닌, 스포츠를 통한 선의의 경쟁과 평화의 상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이 1일 창원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민주평화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박재규 경남대 총장이 1일 창원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민주평화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1일 '세계민주평화포럼’ 이 열린 창원창원컨벤션센터 로비에서 대학생들이 한반도 평화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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