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개최된 '2018 세계 실내줄다리기 선수권 대회'에서 청풍달구벌 여자팀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

[시사코리아저널=정은진기자] 대구가 낳은 '청풍달구벌' 줄다리기팀이 '2018 세계 실내줄다리기 선수권 대회'에서 세계의 쟁쟁한 강호들을 물리치고 공동 3위 트로피를 수상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달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간 국제줄다리기연맹(TWIF) 주최로 중국 쑤저우시 쑤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개최된 2018 세계 실내줄다리기 선수권 대회는 중국과 일본, 이탈리아 등 세계 19개국 줄다리기 선수들이 참가했다. 청풍달구벌팀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으로 출전했다.

전국줄다리기대회가 태동한 지 14년만에 최초로 남·여·혼성 3개 전 부문 우승컵을 들어올려 놀라운 저력을 과시한 청풍달구벌팀은 국내 줄다리기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대회에 출전해 이같은 성과를 낸 것이다.

앞서 한국은 대표팀 선발을 위해 지난 3년간의 경기성적 등을 종합 심사해 '대구 청풍달구벌'을 한국대표로 파견했다. 청풍달구벌은 대회조건에 맞춰 남자 600kg, 여자 500kg 팀당 12명씩 엔트리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들에겐 세계무대의 벽은 높았다. 세계대회는 매트부터가 국내와는 달랐고 국내대회에서 사용되는 다소 매끈한 매트가 아닌 표면이 거친 재질의 매트였다. 마찰력이 극대화된 매트에 맞춰 신발도 달라야 했다. 일부 선수들은 현장에서 특수 신발을 자비로 구매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선수들은 기존의 신발로 경기에 임해야 했고 경기 도중 선수들의 신발 밑창은 매트와의 마찰력으로 찢겨졌다.

대구 청풍줄다리기팀이 경기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또한 보호장비 사용이 불가능했던 국내 대회와 달리 세계 대회에서는 장비사용이 가능했지만 아시아연맹의 대회 기준과 세계대회의 기준이 다른 것을 알지 못해 보호장비를 갖추지 못한 청풍달구벌 선수들은 맨몸으로 보호장비를 갖춘 상대 국가대표팀과 겨뤄야했다. 선수들의 손바닥은 무사하지 못했지만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지로 버텼다.

선수들은 최악의 조건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한마음, 한 뜻, 한 정신'으로 줄을 당겼다. 손과 발의 부상은 경기를 끝내놓고 생각할 일이었다. 덕분에 청풍달구벌은 세계 첫 진출에 여성 500kg 부문에서 공동 3위로 트로피를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고영미 코치는 “한국대표로 출전한 청풍달구벌은 대회 참가에 따른 비용 일체를 자비로 부담했다”며 세계대회 규정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지원금 한 푼 없는 것도 문제지만 이같은 세계대회에 대한 기본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은 것은 너무 가혹했다. 마치 축구화와 보호장비 없이 세계 축구대회에 참가한 격이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외부 지원 없이 학교 운동장이나 강당을 빌려 매트 없이 맨 바닥에서 연습한 환경들이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Must Win(반드시 이긴다)'라는 정신과 'We are one(우리는 하나)'라는 마음으로 세계를 끌어당기겠다”고 말했다.

황병익 대구줄다리기협회장이자 감독은 "올해 국내에서만 5회 정도 대회가 예정돼 있다. 우선 목표는 국내 대회 석권이다. 7~8월에 말레이시아 초청 경기도 있는데 상황에 따라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이번 세계 줄다리기는 사실 첫 경험이고 협회에서도 전무한 일이니 규정조차 몰랐지만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이제는 세계를 끌어보이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정은진 기자  cosmosjej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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