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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민 칼럼] 누가 누구를 ‘미친개’라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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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3.27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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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민 전 창원일보 편집국장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의 경찰을 향한 ‘미친개’ 논평이 경찰조직을 온통 들쑤셔 놨다.

울산경찰청은 지난 16일 울산시청 등 자유한국당 소속인 울산시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고,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6.13 지방선거를 노린 정치수사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논평을 내는 과정에서 막말을 했기 때문이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2일 논평에서 “경찰의 수사권 독립 목표와 정권의 송철호 울산시장 당선이라는 이해가 일치해 경찰이 사냥개를 자임하고 나선 정치공작”이라며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에 걸렸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며 거친 표현으로 경찰 수사에 대해 맹비난했다. 이에 7,000여명으로 구성된 '폴네티앙'이라는 경찰 커뮤니티에서 성명서를 내며 반발이 일고 있다.

경찰 내부 인터넷망 '폴넷'에는 ‘시안견유시 불안견유불의'(豕眼見惟豕 佛眼見惟佛矣)’ 라는 피케팅 인증을 시작했다.

'돼지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이 부처로 보인다'는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일화를 들고 나와 우회적으로 장제원 의원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무학대사를 만나 대화를 하던 중 “대사님은 사기꾼으로 보입니다 그려”라고 하니 대사는 “제 눈엔 이성계님이 부처로 보입니다”라고 응수 했다고 한다.

이에 이성계가 흐믓해 하면서 “정말 제가 그렇게 보입니까”라고 묻자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사기꾼 눈에는 사기꾼만 보인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제식구 감싸기 식으로 장제원 의원을 옹호하고 나섰다.

홍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친개 논평에 대해 경찰의 외곽 조직들이 조직적으로 장제원 대변인을 비난 하는 모양이다. 어처구니 없다”는 글을 남겼다.

홍 대표는 “법조계에서도 이번 울산 경찰청장 사건을 보고 나한테 절대 경찰에게 독립적인 영장청구권을 주면 안 된다고 많은 사람이 조언을 해 왔다”면서 “사냥개 피할려다가 미친개 만난다고 비유 하면서 극력 반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불법행위는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공당의 대변인을 음해로 비난하는 그들의 행위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며 “경찰 조직 전체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울산 경찰청장과 일부 간부들의 오만과 중립의무 위반, 직권 남용을 지적한 것인데 외곽 조직을 동원해 공당의 대변인을 핍박 하는 것을 보니 경찰에게 권한을 주면 국민들에게 더 큰 재앙이 올수 있다는 판단이 든다”고 압박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에 분노한 경찰도 항의성으로 SNS 인증샷 운동에 나섰다. 24일 페이스북 ‘경찰인권센터’ 페이지와 각종 SNS엔 “사냥개나 미친개 아닙니다. 대한민국 경찰관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든 경찰관들의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경찰이 내부에서 피켓시위와 현수막 부착 등 행동으로 보이는 저항이 만만찮다. 아니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장제원 대변인은 왜 그런 막말을 써가며 경찰을 비난하며 사단을 내고 있을까. 자유한국당이 오는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급하긴 급했나 보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는 경찰을 참으로 많이 비호하는 모습으로 비춰졌었는데, 오죽 급했으면 경찰을 향해 ‘광견병에 걸린 미친개’라는 표현까지 쓰며 몰아부쳤을까 하는 생각에 애처로운 생각마저 들게 한다.

아무리 정치인이라고 해도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지금은 자유한국당 이름이 지워졌지만 1년 전까지만 해도 자유한국당의 대표 마크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판 과정에서 대한민국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까지 부정하며 재판에 출석조차 하지 않았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자신이 불리해지니까, 국가까지 부정하는 볼썽사나운 꼴로 비춰지고 있다.

이제 ‘박근혜’라는 이름 지우기에 나섰던 홍준표 체제의 자유한국당이 대한민국 공권력인 경찰까지 미친개로 몰아세우는 모습이 과연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을 보유한 제1야당인 공당이라고 할 수 있을지 묻고 싶다.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대화가 아니더라도, 논어(자로편)에 보면 불여향인지선자호지 기불선자오지(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라는 말이 나온다.

진정 좋은 사람이란?, 마을의 어진 사람은 그를 좋게 평가하고, 어질지 못한 사람은 그를 나쁘게 평가하는 사람이다는 말이다.

또 분석심리학 용어에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나타내는 페르소나(Persona)라는 말이 나온다. 그리스 어원의 페르소나는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한다.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사람의 마음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이루어지며 여기서 그림자와 같은 페르소나는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이며 자아의 어두운 면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회가 요구하는 페르소나(가면)에 의존하여 살다 보면,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고 새롭게 포장하게 되는데 그것이 극단에 이르면 신체적, 정신적인 문제들로 현상이 나타나는 페르소나 팽창(열등감과 자책감)으로 이어진다.

페르소나는 진정한 자신과는 달리 다른 사람에게 투사된 성격을 말하는데 역할에 따라 다양한 가면을 쓰고 세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자신과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대상의 가면은 검증이라는 명분을 구실삼아 벗기고 싶어 안달을 한다. 자신의 가면은 꼭 움켜쥐고 있으면서 말이다.

페르소나의 중요한 것은 자신에 숨기고 싶은 부도덕한 모습을 상대방을 통해 보았을 때 심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결국 상대방을 지나치게 비난하는 원인은 과거에 똑같은 잘못을 했거나, 그러한 유사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비난을 통해서 자신에 본능적인 부도덕한 욕망을 숨기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경찰을 ‘미친개’로 몰아부친 자유한국당 장제원 대변인과 그를 옹호하는 홍 대표는 앞에서 열거 한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대화, 논어 자로편, 페르소나 심리학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그들이 주창하는 진정한 보수도 없을 것이며 국민들로부터 더욱 멀어질 것이다.

더욱이 경찰을 ‘광견병에 걸린 미친개’로 비유한 논평은 어떤 이유로든 용서받지 못할 것이며, 반드시 진정하게 사과해야한다.

그들은 선거를 앞두고 다급해진 나머지 정치 논리로 뱉은 말로 포장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치안을 위해 최 일선에서 땀 흘리는 경찰과 그 가족들이 받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한단 말인가.

필자는 여기에서 얼마전까지 유행했던 '다스는 누구 것?' 대신,  '미친개는 누구?'라는 질문을 국민들에게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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