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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민 칼럼]교사와 학생 사이의 상호합의 성관계
  • 시사코리아저널
  • 승인 2010.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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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 처벌 불가능...도덕론만 가능
-형벌권 개입해 청소년 보호해야
-연령.신뢰관계 단계별 형사법 보완


▲ © 시사코리아저널편집국
[시사코리아저널/칼럼니스트.정종민]
최근 서울에서 30대 여교사와 15세인 남학생이 상호 합의하에 성관계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줬다.

또 경북에서는 25세 남교사와 15세인 여학생 사이에 상호합의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도 알려지면서, 교사와 제자 사이의 성관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교사와 제자 사이에서의 합의된 성관계를 놓고 ‘교육을 망각한 패륜’이라는 극단적인 비난이 쏟아지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극소수이지만 ‘애정이 가미된 성관계로 인간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애정론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한 시점에서 도덕적 관점을 벗어나, 우리나라의 법 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범죄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형법에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성범죄를 특별히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상호 합의하에 이뤄진 앞의 사안들은 이러한 법률조항들의 규율범위를 벗어나는 문제여서 사회적으로 규율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 사이는 일반적인 관계를 넘어서 양육ㆍ훈육ㆍ교육이라는 특별한 신뢰관계가 존재한다.

그러한 신뢰관계를 이용한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비록 당사자 간에 합의한 성관계라 하더라도, 미성년자의 성적 보호 필요성이라는 측면에서 국가가 형벌권의 개입을 통한 규율과 보호가 보다 합리적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건은 단지 학교뿐만 아니라, 사설학원과 아동ㆍ청소년 보호시설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상호합의하에 이루어진 교사와 제자 사이의 성관계에 대해 현행법상 범죄성립 여부를 보면, 형법상 성범죄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 특정한 연령에 도달하지 않은 미성년자의 경우에는 방해 없는 성적 발전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다.

형법 제305조의 ‘미성년자 의제강간죄’는 13세 미만의 부녀자와 성관계를 가진 자를 강간죄에 의해 처벌하고 있다. 미성년자와의 합의 여부에 상관없이 성관계를 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다. 하지만 여기에서 보호되는 대상은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인 여자만 해당된다.

때문에 앞에서 언급된 교사와 제자간의 사례 모두 나이가 13세 이상이기 때문에 처벌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형법 제302조의 ‘미성년자등에 대한 간음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한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

보호대상을 ‘미성년자’로 규정해 20세 미만의 미성년자인 남녀로 그 보호대상을 넓혔지만, 행위방법으로 위계 또는 위력을 가했을 때 해당된다.

이 법에서도 당사자 상호간에 합의한 성관계인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다. 형법 제303조 제1항의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는, 업무ㆍ고용 기타 관계로 인해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여자를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다.

교사는 업무에 의해 학생을 보호 또는 감독하는 지위에 있다 할 수 있고, 행위객체의 연령에 대한 제한 또한 없다.

그렇지만 이 법 역시 '위계 또는 위력'이라는 방법이 행해졌을 경우와 여자에 대한 간음죄만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된 사례들을 범죄로 규정할 수 없다.

이 밖에도 '성폭력범죄처벌법'과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이 있지만, 폭행 또는 협박과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13세 미만의 부녀자에 대한 간음행위, 19세 미만의 여자에게 폭행, 협박을 통한 항거불능상태 또는 저항이 현저히 곤란한 상태를 이용한 간음행위로 각각 규정하고 있어 처벌이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형법으로는 교사와 13세 이상의 제자 사이의 상호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에 대해 처벌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상황이 이러해지자 국회 입법조사처는 '교사와 학생 사이 성보호문제의 쟁점과 과제'라는 논제까지 들고 나와 외국의 사례를 비교.분석하기에 이르렀다.

이 자료에 따르면 독일의 경우, 14세 미만의 미성년자인 아동과 성행위를 하거나 제3자와 성행위를 하도록 알선한 자를 6개월 이상의 자유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양육ㆍ훈육ㆍ교육을 위해 맡겨진 16세미만의 미성년자와 성행위를 하거나, 양육ㆍ훈육ㆍ교육을 위해 맡겨지거나 업무ㆍ고용의 관계에 있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그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성행위를 한 자를 3개월 이상의 자유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독일은 성범죄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해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단서조항을 달지 않고 있으며, 그 보호대상 또한 여자에 국한하지 않고 남녀 모두 그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다.

다만 미성년자의 연령에 따라서 14세 미만의 경우에는 무조건적 보호, 18세 미만의 경우에는 신뢰관계에 놓여있는 자에 의한 성범죄를 처벌하고 있다.

미국은 미성년자의 성보호를 위한 대상은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로, 보호ㆍ감독ㆍ훈육 등의 신뢰관계에 기초한 자가 그 신뢰관계를 이용해 성범죄를 범한 경우에 15년의 징역형으로 처벌된다.

캐나다 형법에는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성적 목적을 위해 신체를 직ㆍ간접적으로 접촉하거나, 이를 위해 초대ㆍ조언ㆍ자극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한다. 청소년과 신뢰관계 또는 종속관계에 있는 자가 이 같은 행위를 했을 때도 같은 범주에서 처벌하도록 돼 있다.

그렇지만 미성년자와의 성범죄에 있어서 그 주관적 구성요건 요소인 고의와 목적이 입증되어야만 처벌이 성립하게 된다.

대만은 16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그 보호대상이지만 14세 미만의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 14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7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친족, 감호, 양육, 훈육, 교육, 구제, 의료, 공무, 업무 기타 이와 유사한 관계에서 자기의 보호를 받는 자를 지위와 기회를 이용해 성관계를 가진 경우에 6개월 이상 5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국의 사례를 비추어 본다면 우리나라 형법에서의 성범죄에 대해 그 보호대상과 보호연령을 확장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행 형법 제305조는 13세 미만의 여자인 미성년자만을 미성년자 의제강간죄의 보호객체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그 보호대상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성범죄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기준연령을 16세로 규정하고 있지만, 일률적으로 16세로 하는 것보다는 독일처럼 미성년자의 연령과 신뢰관계를 고려해 단계별로 규정하는 것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14세 미만의 미성년자(중학교 1학년까지)까지는 무조건적인 보호, 14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중학교 2ㆍ3학년)는 신뢰관계에 있는 자와의 성관계로부터의 보호, 16세 이상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고등학생)는 신뢰관계에 의한 지위를 이용하였다는 증명을 통한 성관계 보호 등과 같은 방식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최근의 성범죄에 있어서 간음ㆍ추행행위 이외에 소위 유사성행위 또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성범죄로부터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행위유형에 이러한 유사성행위를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미성년자 의제강간죄를 친고죄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법률조항인 형법 제306조를 폐지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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