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채한범 기자] 칠순을 바라보고 있는 A 할아버지는 기초연금 20만원과 장애수당 4만원 등 월 24만원에 의지해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손자들을 키우고 있다.

소득도 없는 상태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단칸방 월세가 밀리는 것은 부지기수였고, 수도 및 가스 요금마저 체납돼 단전까지 되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긴급지원 자금을 지원받아 가까스로 위기를 탈출했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B 할머니(72)는 뇌병변 3급 장애를 앓고 있다. 당뇨병까지 더해져 수술이 필요했으나 수중에 돈이 없어 발만 동동 굴렸다.

B씨 할머니는 구청의 긴급 도움으로 수술을 받은 뒤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28일 광주 남구(구청장 최영호)에 따르면 올 한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을 돕기 위해 긴급지원 자금으로 투입된 금액은 24억2,5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긴급지원 자금을 통해 지원한 건수는 총 4,561건이며, 혜택을 받은 주민들은 9,952명에 달했다.

이 사업을 위해 배정된 예산액 모두가 소진됐는데, 그 이유는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 여파에다 어금니 아빠 사건까지 겹치면서 후원의 손길마저 뚝 끊겨 긴급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가난의 대물림과 가정의 해체 등으로 이혼 가정이 늘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이같은 추세는 긴급지원 자금 유형별 현황에서도 나타난다.

먼저 생계에 대한 막막함으로 도움을 받은 건수는 2,710건(5,878명)으로 전체 지원건수의 59%나 차지했고, 겨울철 보온 대책이 없어 연료비를 지원받은 사례도 1,285건(2,841명)으로 전체 지원건수의 28%에 달했다.

긴급지원 자금을 받은 주민 10명 가운데 8.7명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도움 없이는 하루 살기가 벅찰 정도로 어렵게 생활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밖에 주거 지원과 의료 지원은 각각 330건(802명)과 209건(355명)이었으며, 교육 및 장례 보조비 지원도 각각 21건(66명)과 6건(10명)으로 조사됐다.

남구 관계자는 “국내 경제연구기관에서 전망한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보면 올해보다 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긴급지원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만큼 관련 사업비를 늘려 위기에 처한 이웃들을 더 지원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4년간 긴급지원 자금 현황을 보면 2014년에는 총 2,109건(13억3,000만원)에서 2015년은 두배 이상인 4,890건(26억7,500만원)으로 급증했으며,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각 4,485건(23억6,500만원)과 4,561건(24억2,500만원)이었다.

채한범 기자  francesco-4@hanmail.net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