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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민 칼럼]교육ㆍ지자체의 미묘한 함수관계창원시 `침묵`… 경남교육청 `분통`
  • 시사코리아저널
  • 승인 2010.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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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ㆍ자치장 百年之大計 慧眼 기대


[시사코리아저널]교육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말은 이제 현 실정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교육정책이, 바뀌는 집권자에 따라 종잡을 수 없이 흘러가는 현실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모습을 답습이라도 하듯 지방자치단체장의 성향에 따라 교육에 대한 지원책 등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장은 자기가 약속한 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육계와 한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하는 모습도 최근에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지자체장 자신이 추진한 교육사업 마저도 선거가 끝나면 슬그머니 꽁무니를 내리는 사례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교육계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육 현안과 관련한 문제를 놓고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지역 마다 차이는 있을지 모르나 대부분 자치단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학생과 학부모, 교육관계자 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구상에서 우리나라와 유대인의 교육열이 가장 높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인 것처럼, 지역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지자체장의 역량을 가름하는 하나의 척도로까지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교육계와 지자체의 관계를 더욱 긴요하게 만들고 있다.

따라서 경남도는 물론 지자체 행사를 할 때 지자체장과 의회의장, 교육의 장을 서열 우위로 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교육과 지자체 관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거듭돼 투영되는, 곱지 못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6.2지방선거 이후 7월에 취임한 김맹곤 김해시장이 김해외고의 연간 지원액을 축소, 또는 폐지하겠다고 밝혀 학부모들은 물론 교육계의 심한 저항을 불러왔다.

이전 시장인 김종간 시장이 특수목적고인 김해외고를 유치하면서 해마다 10억원씩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약속사항을 이행해 왔지만, 신임 김맹곤 시장은 이 같은 지원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내린 결단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경남교육청과 김해시 관계자가 김해외고 내년 지원액수를 6억~7억 5,000만원 선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시도 교육계와의 갈등을 겪고 있다.

특이한 것은 창원시 역시 특수목적고 유치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는데, 당시 특목고 유치를 추진했던 시장이 현재 재임하고 있는데도 태도가 변했다는데 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창원지역에 우수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영재들의 집합체로 불리는 특수목적고 유치를 강력하게 희망했다. 창원지역 일부 정치인들도 이에 가세했었다.

이에 따라 창원시와 경남교육청은 지난 2007년 1월 `창원과학고등학교 설립 약정`을 체결하고 총 사업비 210억원 가운데 창원시가 150억원, 경남교육청이 6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특수목적고의 경우,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순수하게 해당 지자체 및 지역 교육청 지원금으로 설립될 수 있다.

그러나 당초 계획됐던 창원시 동읍 부지가 지주의 반대로 창원시 서상동으로 변경되고, 당초 개교 시기가 2009년 3월에서 2011년 3월로 2년 연기되면서 부지매입비가 45억원 증액됐다.

여기에다 과학고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각종 연구실험실습동 확충비 46억원, 실험실습 기자재 55억원, 신생에너지 설비 23억원, LED조명 등 부대시설비 21억원, 건축지연에 따른 물가 인상분 등 모두 205억원이 추가로 소요되고 있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경남교육청은 그 동안 추가설립비용도 당초 학교설립 비율대로 분담할 것을 창원시에 요청했지만, 창원시측은 "당초 약속했던 150억원을 부담했다"며 완전히 발을 빼는 모습이다.

경남교육청은 창원과학고의 내년 3월 개교를 위해 입학생 모집을 마친 상태여서 불똥은 고스란히 교육청 몫으로 떨어지고 있다.

도교육청 실무진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창원시의 요구에 의해 설립되는 특목고인데 추가 설립비용을 외면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 "창원과학고 출신 학생들은 창원이라는 출신지를 평생 가지고 다니며, 이를 위해 창원시가 유치를 추진했는데 `수익자 부담원칙`이 적용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창원시 관계자들은 창원과학고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추가 사업비가 크고, 박완수 시장의 중점 추진사업이었기 때문에 실무부서에서 판단하고 섣불리 대답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창원시가 추가비용 분담을 끝내 하지 않을 경우, 205억원의 추가비용은 경남교육청 몫으로 돌아가고 결국 이 사업비용만큼 경남도내 18개 시ㆍ군의 다른 교육사업을 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고영진 교육감은 지난 2일 창원교육지원청을 업무협의차 방문한 자리에서 창원시 정책실장과 창원시부의장, 경남도 교육의원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창원과학고 추가 설립비용과 관련한 창원시와의 문제는) 진행과정에서 뭔가 잘못 변질된 것 같다"며 "지자체가 세월이 지나고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공 기관 끼리 업무를 협조하겠느냐"고 서운함을 그대로 드러내면서 "(어떻게 하는지)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도 창원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새로운 정부나 지자체장이 들어서면 임기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해 새로운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 결과를 보려 한다. 전임자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애써 외면하기 일쑤다.

그러나 교육문제는 짧은 시간에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정책이 지방교육정책의 실패는 지방 경쟁력의 저하는 물론 장기적으로 볼 때 지역민의 피해를 불러온다.

따라서 교육자치에 따라 지방에서 추친되는 새로운 교육정책이 비록 큰 정책이 아닐지라도, 추진과 시행에는 돌다리도 두세번 두드린다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결정됐다면 입안자가 누구라 할지라도 책임지고, 약속을 이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저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고영진 경남교육감과 박완수 창원시장, 김맹곤 김해시장이 직접 나서 교육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즉 백년교육을 내다보는 혜안(百年之大計 慧眼)을 기대해 본다.
(현)창원일보/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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