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헌 경상남도 스쿼시연맹 회장·경남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시사코리아저널 객원칼럼/ 정규헌 경상남도 스쿼시연맹 회장·경남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논어 안연(顔淵)편에 있는 이야기 중 하나다.

하루는 제자 자공(子貢)이 스승인 공자(孔子)에게 ‘정치가 무엇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공자는 이렇게 답하셨다.

“먹을 것을 풍족케 하고, 군사력을 풍족케 하고, 백성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곧 정치다.”

그 때로부터 세월이 2천년을 훌쩍 넘어왔음에도, 이 말이 여전히 정치에 대한 ‘불변의 진리’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아마도 ‘먹을 것을 풍족케 하고’의 지금 의미가 경제로, ‘군사력을 풍족케 하고’는 외교와 국방에, 그리고 ‘백성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 국민에 대한 정치권의 약속과 신뢰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을 한번 돌아보자.

헌법 제1조 2항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우리 국민이라는 뜻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문제들이 결국은 잘못된 정치에서 비롯되었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 국민을 섬기지 않는 정치,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치가, 우리의 국론을 분열시키고,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고, 국민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해왔다.

물론, 많은 정치인들은 언제나 한결같이 ‘국민을 위해 일 한다’고 떠들어 대지만, 그 말 자체에 대해서 이미 신뢰가 깨진지 오래다. 정치권이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그 동안의 모습을 조금만 돌아보더라도, 국민을 위한 일에 매진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권력유지를 위한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으로 인해, 국민적 공분(公憤)을 샀던 때가 더 많았었던 것 같다.

나라 전체가 모두들 청년실업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지금, 정치인이 오히려 자기의 직위를 이용해 사사로이 자기 자식이나 주변의 취업을 청했던 모습들은, 결국 우리 정치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들 중 하나일 뿐이다. 하물며 상황이 이런데, 실업으로 고통 받는 청년들에게 과연 어떻게 정치를 믿고 기다리라고 이야기 한들 그 이야기가 통하기나 하겠는가?

이런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의 근원은 결국 잘못된 정치 풍토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 정치 모두를 부정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아울러, 정치가 우리 사회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던 것도 사실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두 가지 동력으로 비약적 성장을 이룬 바탕에 분명 정치권의 기여도 자리하고 있음을 잘 알 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정치에 실망하고 좌절하는 근본 이유는, 여전히 국민을 들러리로만 생각하는 낡은 정치구도와 이에 편승한 세력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해답은 정치개혁에 있다.

정치가 새로워 져야 한다. 그리고 그 새로움의 출발은 우리의 의지에 달려있다. 그래야 다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 한국정치를 바꿔야 비로소 정의로운 복지국가도 이룰 수 있다.

그래도 조금은 그 희망이 생기는 것 같다.

각 정당이 경쟁적으로 나서서 선거제도의 혁신을 통해 정치개혁을 밑그림을 그리겠다고 한다. 새누리당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오픈프라이머리’제도 또한 각 정치인들이나 정치평론가들이 이야기하는 그 본질적 문제는 차제(次第)하고라도, ‘낙하산 공천’으로 대표되던 구태를 청산하겠다는 분명 진일보한 정치개혁의 한 모습이다.

정치개혁이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의 정치가 문제였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제부터라도 정치를 바꾸고자 노력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바로 정치개혁인 것이다.

정치가 문제라고 말은 하면서, 언제까지 그냥 그 문제들을 덮고 갈 수는 없지 않겠는가?

정규헌 스쿼시 회장  webmaster@koreajn.co.kr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