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코리아저널 김대우 부사장.

[시사코리아저널 김대우 부사장] 노사정이 노동시장 개혁을 위한 대타협에 합의했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지난 15일 본위원회를 열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를 위한 원·하청,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그리고 비정규직 차별 시정을 위한 제도 개선 추진 등 ‘노사정 합의문’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지난 1998년 경제위기의 극복을 위한 노사정 이해당사자의 고통분담을 위해 타결한 90개조의 노동사회 및 경제개혁안이 ‘사회협약’의 형식으로 마련된 것에 이어 17년 만에 큰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이번에 이러한 사회협약이 마련된 것은 우리가 17년 전처럼 갑작스럽게 현재 심한 경제위기에 빠져든 상태는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는 일자리 문제의 혁신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하는 데에 노사정 모두 공동의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노사정은 합의문에서 신규채용 확대, 세대 간 상생고용지원,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청년창업지원 강화에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해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실업급여제도 개선과 직업능력중심사회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을 초래하는 것으로 그간 논란이 돼왔던 통상임금제도 명확화, 실근로시간 단축, 임금제도 개선 등 이른바 ‘3대 현안’ 해결에도 노력하기로 뜻을 같이했다. 노사정은 합의문에서 한국경제사회의 새로운 도약과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노동개혁 드라이브’를 시작한 지 꼭 1년 만에 노사정 대타협이 이뤄지게 됐다. 비록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노동시장 구조개선이란 큰 목표가 담긴 이번 대타협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우선 한국 경제사회의 위기에 대해 공감을 이뤘다. 고령화, 저성장, 청년실업, 양극화의 위협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합의문 곳곳에 녹아 있다.

고통분담 없이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전제 하에 청년고용 활성화, 원하청 간 상생고용, 실업급여 확대, 근로시간 단축, 임금제도 개선 등이 주요 합의사항으로 담겼다. 하나하나가 제대로 실천하려면 만만하지 않은 사항들이고 그래서 노사정이 제대로 실천한다면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효과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물론 이번 대타협이 모두를 만족시킨 것은 아니다. 장기과제라는 단서는 달았지만 한국노총이 논의 불가사안이라며 버텼던 일반해고 요건 완화와 취업규칙 변경지침 완화가 합의문에 포함되면서 민주노총은 당장 오는 23일부터 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입법권을 쥔 여야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노동개혁은 어차피 세계 각국의 사례에서 보듯 노사가 조금씩 고통을 분담하지 않는 한 달성이 불가능하다. 가까스로 이룬 노사정 합의가 무산되지 않으려면 합의 정신의 골격은 흔들지 말고 보완하는 데 힘써야 한다. 이번 노사정 대타협이 구시대의 낡은 노동시장 질서를 재편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

김대우 부사장  lora1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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