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송윤종 기자］봄이 오는 3월이다. 경칩(驚蟄)을 며칠 앞둔 요즈음 남녘에서 불어오는 춘풍도 꽃 소식을 전하려는 듯 훈훈한데……. 봄을 찾아서 해풍이 상큼한 충남의 끝 서천으로 동백꽃 구경을 떠난다.

동백(冬柏)은 겨울에 피는 붉은 꽃으로 만개 시기는 3월에서 4월까지이며 우리나라 남쪽 바닷가와 도서지역에 많이 자생하는 상록교목이다.

주로해안을 따라 중부지방까지 분포 하고 있는데 서해안 북한지로 대청도( 천연기념물 66호로 지정 )에 키 작은 동백 군락지가 있다.

▲ 충남 서천의 명소 마량마을의 동백꽃 모음.

중국에서는 山茶라고 불리 우는데 동백씨를 짜서 만든 동백기름은 여인들 머리에 발라 모발을 보호하고 윤기 흐르게 하며 기름이 신선하고 찌들지 않아서 머릿기름으로 각광을 받았다.

충남 서천군 서면 서인로 235번길 103번지에 있는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1965년 4월에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는데 만개 시기는 3월 하순이다.

이 동백나무숲은 바닷바람을 피할 수 있는 언덕의 동쪽자락에서 자라는데 500여년 생 동백나무 9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야윈 말을 닮았다는 마량포구는 서천중부화력발전처 동편부근으로 마을이 있는 곳에 예전 마량진이 있던 자리다. 마량진은 수군첨절제사(水軍僉節制使)가 관할한 진으로 첨사 밑에 군관이 15인, 아전이 25인 통인이 15인이 있는 비교적 큰 규모였다.

▲ 마량진을 설치 했던 마량포 앞 바다 모습.

마량진 서쪽으로 2층 누각의 동백정(冬柏亭)이라는 정자가 서해바다를 조망하기 좋은 언덕마루에 세워져 동백나무숲의 품격을 더 하고 있다.

서천군에 따르면 동백정, 사당과 동백 숲에 연관되는 전설 있는데 조선조 효종조(1655년)에 마량진을 설치했을 때 마량첨사의 꿈속에서 붉은 꽃이 바닷가에 떠밀리는 것을 보고 깨어 바다를 보니 정말 바다에서 붉은 동백꽃나무가 파도에 밀려오는 것을 보고 건져 언덕에 심었다고 전한다.

또 하나의 전설은 마량리포구에 남편과 아들을 바다에서 잃은 할머니 한분이 살고 있었다. 바다의 경외함을 아는 할머니는 바다에 용왕이 있다는 걸 믿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밤 비바람이 몹시 불고 사나운데 꿈인지 생시인지 용왕을 닮은 산신이 나타나서 날이 밝으면 바다에서 백사장으로 밀려오는 물체가 있으니 그 것을 가지고 신당을 만들라는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살아지는 게 아닌가?

다음날 일찍 할머니는 모래사장으로 달려가 파도에 떠밀리는 뚜껑 없는 관을 발견하고 건져보니 다섯 분의 서낭과 동백씨 한 되가 들어 있어 동백씨를 언덕에 뿌리고 동백정 부근에 사당을 지어 매년 정월초하루에 사당으로 들어가 초사흘에 당제를 지내고 내려온 뒤부터 마을에는 해난 사고가 그쳤다고 전해지는데 이 당제와 용왕제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 동백정(상)과 오력도(하) 해질녁 동백정에 오르면 낙조가 장관이다.

마지막 전설은 중국의 대신이었던 “을나와 소나”의 아버지는 나라가 전란으로 망하자 점령군을 피해서 부인과 함께 배를 타고 동쪽바다로 피난길에 올라 사흘을 노 저어 먼 동이 틀 무렵 어느 해안에 도착했다.

이들은 붉은 동백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바닷가에 작은 초막을 짓고 낯에는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밭을 일구어 행복한 보금자리를 꾸미고 살았다.

한편, 중국의 왕은 폭군으로 횡포가 심하여 백성의 원성이 끊이지 않았는데 항간의 소문은 을나와 소나의 아버지를 왕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말이 온 나라에 퍼지게 되었다.

이 말은 왕의 귀에 들어가고 노여움이 극에 달한 왕은 군졸에게 을나와 소나의 아버지를 반드시 잡아오라고 명령을 내리게 된다.

▲ 봄에는 쭈꾸미 기을은 전어로 유명한 홍원항의 활어상회.

군신들은 수소문 끝에 동쪽바다를 건너 피난 갔다는 소문을 접하고 배를 띄워 우리나라에 도착한 뒤 전국방방곡곡을 찾아 헤맨 끝에 마량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찾아가 중국으로 돌아갈 것을 권유했으나 살기 좋은 이곳에 있겠다고 거부해 결박하여 압송하려 했으나 반항이 심하여 참수 했다.

그의 부인역시 남편의 처참한 모습을 보자 혀를 물고 자결한다.

그들의 두 딸 을나와 소나도 밭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그 광경을 목격하고 도망을 결심해 동생은 북쪽백사장으로 언니는 남쪽백사장으로 달아나다. 군졸에게 발각되어 을나는 군사들과 싸우다 죽고 소나는 은장도로 자결하게 되었는데 두 처녀가 죽은 자리에 동백나무가 생겨나 붉고 분홍색 꽃을 피워 이국 여인의 한 맺힌 붉은 꽃이라는 전설로 내려오고 있다.

동백정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아름다운 풍광으로 붉은 낙조를 빼놓을 수 없는데 동백정 앞바다에 떠있는 오력도와 아우러진 황혼이 처녀의 볼을 물들이는 황홀한 절경이라는 찬사로 오래 전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다.

▲ 피로회복과 심혈관에 좋은 쭈꾸미 샤브샤브.

동백정 삼홍 (三紅)으로 유명한 붉은 동백과 여인의 붉은 볼과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삼홍이라고 하는데 이른 봄부터 상춘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또 한 가지 신선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풍부한 먹거리에 있다.

마량포구 복쪽에 홍원항이 자리 잡고 있다. 만선 깃발이 펄렁이는 부둣가 가장자리에 갓 잡아 올린 어부들의 활어상이 늘어서 있다.

요즈음은 주꾸미가 제철인데 1kg에 28,000원정도로 4인이 먹기에 부족함이 없다. D 상회 사장님은 서울에서 왔다는 말에 동죽과 키조개 관자 그리고 바지락을 듬뿍 담아 덤으로 준다.

횟감을 사들고 전망 좋은 2층에 올라가면 조리해주는 방이 마련돼 있는데 1인기준 7천원으로 양념과 면사리와 함께 부드러운 식감의 주꾸미 샤브샤브요리를 즐길 수 있다.

주꾸미 영양성분은 100g당 인120mg, 비타민A14mg, 칼륨 310mg, 칼슘 14mg,아연1.56mg,철분0.37mg이 들어있어 피로회복과 혈중콜레스트롤 저감 빈혈 스테미너증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홍원항구 요즈음 주꾸미와 키조개 타 지역에서 맛볼 수 없는 싱싱한 활어로 더욱 미식가를 유혹하고 있다.

송윤종 기자  ehyun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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