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는 막 뜯어가도 되는 봉인가


▲ 이우근 본지 편집위원.

［시사코리아저널 이우근 편집위원］우리 속담에 고양이 쥐 생각 하듯이 한다는 말이 있다. 이 의미는 생각해 주면서 결국은 다른 생각이 있다는 말이다. 좋지 못한 행위를 할 때 붙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은 지금 정부에서 발표한 담배가격 인상을 하면서 내세운 행태에 딱 맞는 것 같다.

정부에서는 금연을 권장하기 위해 답배 가격은 2015년부터 2,000원 인상을 했다. 담배 가격이 비싸면 안 피울 것이고 결과적으로 금연이 된다는 논리이었다.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나라의 정책이라고 이야기하기 창피할 정도로 설득력이 없다. 가격을 인상해도 금연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1갑당 2천원을 손해 보는 느낌일 것이다. 담뱃값 인상으로 정부의 세금이 3조 6천억 원 정도 증대된다고 한다.

이렇게 모인 세금은 금연 정책에 재투자 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 부분에는 병아리 눈물만큼 투자 되고 나머지는 다른 곳에 쓰일 것이다. 결국 흡연자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다른 곳에 쓰겠다는 발상이다. 금연을 못한 이유로 정부의 증세 정책의 봉으로 전락을 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 정부의 시각에는 흡연자는 아무렇게 대우해도 된다는 발상이 깔려 있는 것 같다.

그렇게 흡연이 문제라면 담배 판매를 하지 않는 것이 정석이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담배를 국가에서 관리하고 판매를 했다. 지금 흡연자들에게 담배를 팔았던 정부가 다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너무 이율배반적 행동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 이 시대의 흡연자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노년층들이 많다.

이미 평생 동안 흡연을 한 계층으로 금연을 할 시기가 지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2,000원 인상은 부담이 되는 수준을 넘어 생활비 전부일 수도 있다. 최근 또, 국회를 중심으로 복지와 증세 수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며 복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중이다.

국민에게 부담이 되기 전에 정치인들이 할 도리를 다 했느냐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된다면,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일까? 그러나 이는 너무나 많은 오류를 안고 있는 말이므로 다음과 같이 수정돼야 한다. 우리는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는 복지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2년을 투자한 끝에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다. 대선공약으로 내걸기 전에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한지를 검증하는데, 할 도리를 다했는지 우리는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 한다.

이어 대기업 등 고소득 주체들에게서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는 혜택을 횟수하고 더 많은 세금을 합당하게 걷어 들이면 일반 국민들의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대선과정에서 증세 없는 복지를 실현할 수 있다고 나와 우리 정치 쪽에서 국민들을 속인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나, 그것이 항상 제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대선 때 각, 후보들이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했다. 이제 재벌이나 자본소득에 대한 증세가 아니라 간접세나 근로소득세 같은 서민증세의 당위론에 질질 끌려갈 일만 남았다. 경제민주화는 종언을 고하고 더 강력한 성장주의 정책과 승자 독식의 경쟁 구조가 공고히 해야 여당이나, 야당은 내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다.

국민들은 그동안 눈을 뻔히 뜨고도 당했다. 이번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선별적복지에서 보편적복지로 이행하는 것은 역사발전의 순리이며 세계적인 추세다. 이는 서민증세가 아닌 법인세나 부유세, 누진세를 비례에 맞게 하면 달성할 수 있다. 이렇게 조세의 효율성이나 형평성만 보장된다면 당연히 선별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복지는 생존에서 행복으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상대적인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의식이 먼저 진보해야 한다. 행복은 어떤 일이나 대상에 온 마음을 다해 즐겁게 집중하는 것이다. 이번 담뱃값 인상은 연탄 4장을 살 수 있는 금액으로 서민들에게는 생명과도 같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올바른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필자가 말을 정리하면 이러하다.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 여러분 담뱃값 인상은 국민들을 설득하기 힘들 것이다. 앞뒤가 안 맞는 담뱃값인상에다 싸구려담배까지 만들어 국민을 급수 매김질 하는 정치인들아, 그렇게 하기 위해 비교나 경쟁으로부터 자유로운 세상을 열고 있는가? 국민이 더 이상 은자가 아니라 참여하는 주인이 되어야 할 당위성 앞에 서있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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