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환수 발행인 겸 대표이사.

[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 발행인 겸 대표이사] 19대 국회가 5개월이 다되도록 처리한 법안이 0건이다. 야당의 세월호특별법 관련 합의 파기와 여당의 정치력 부재에 따른 여야 강경 대치가 국정 중단 위기로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드러나고 있는 국회의 현주소이자 민낯이다. 이쯤대면 거의 입법부로서의 기능이 상실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국회 해산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식물국회로 전락되면서 당장 하루하루가 고달픈 서민들의 삶이 더욱 궁핍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송파 세모녀법’의 경우 여야가 8개월째 논쟁만 하는 사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117만 여명의 서민들은 계속해서 고통을 받고 있다. 사건 당시에만 하더라도 사회안전망을 강화하자는 주문이 쇄도했고,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 같은 비극을 막겠다며 각종 법안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8개월이 지나도록 관련법안 처리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 시행을 전제로 이미 예산 2,300억 원을 확보해 놓은 상황이지만,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혜택이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산업법’의 경우 국회 마비로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청년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법 통과로 2020년까지 고급 청년 일자리가 35만개 이상 창출되고 국내총생산(GDP)도 1%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야당과 의사협회 등이 “영리병원 도입 등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한 전 단계 아니냐”라며 반발하면서 이 법은 2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이밖에도 현재 국회에 계류된 법안만 8000건이 넘는다고 하는데 한번 마비된 국회는 깨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국민들을 더 열 받게 하는 건 5개월이 다되도록 놀고먹으면서도 이 기간 국회의원들이 챙긴 세비가 무려 100억 원이 넘는다는 것이다. 여야 정치권의 대치와 직무유기로 지난 5월 2일 법률안 통과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법안 처리 ‘0’인데, 국회의원들은 매달 천만 원이 넘는 세비를 꼬박꼬박 받아 챙긴 것이다.

19대 국회의원들은 4월 임시국회 기간이었던 지난 5월 2일 이후 6~7월을 공친 것은 물론, 현재까지 법안을 단 한 건도 처리하지 않았다. 그동안 의원직 상실 등을 이유로 공석이 생긴 국회의원 숫자를 빼더라도 이렇게 놀고먹은 여야 의원들이 챙긴 돈은 무려 110억여 원에 달한다. 특히 국회의원들은 이 기간 동안 ‘입법 활동’은 전혀 하지도 않았으면서 ‘입법 활동비’조로 313만 원씩 타가는 낯 두꺼운 행태를 보였다.

심지어 지난 추석에는 법에 정해진 권한에 따라 상여금까지 두둑하게 챙겨갔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여야 국회의원 모두는 추석상여금 명목으로 1인당 387만8400원을 받았다. 대통령령인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이 규정은 월봉금액의 60%를 설과 추석에 ‘명절휴가비’로 지급하게 돼 있다. 현재 국회의원의 월 일반수당은 약 646만4000원이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은 이 금액의 60%를 올 추석 상여금으로 받게 된 것이다.

국회의원 본연의 역할인 입법 기능을 충실히 했다면 정당한 대가지만,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여야가 갈등하면서 국회는 5개월이 다되도록 휴업 상태다. 처리하지 않고 뭉개는 법안들 중에는 현재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미쟁점 법안’도 적지 않다. 그런 법안조차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게 지금의 대한민국 국회다. 국회는 법을 만들라고 국민이 혈세를 내놓는 것인데 지금 우리 국회는 스스로 국회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있다. 국민들 사이에서 ‘국회 해산’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이환수 발행인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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