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근 편집위원.

헌법에서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해 국회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일자로 치면 12월 2일까지 의결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법정시한 내에 통과된 사례는 의정사를 통틀어 몇 차례밖에 없다. 대선이 있던 해인 1987년, 1992년, 1997년에는 대선 일정을 의식해 여야 합의로 시한을 지켰을 뿐이고, 2000년 이후 정기 국회에서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 처리된 사례는 대선이 있던 2002년이 유일했으며 올해까지 13년 동안 법정 기한을 넘겼다.

왜 이런 일이 해마다 반복될까? 그것은 정부가 편성한 예산에 대한 심의권이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예산의 수입 규모에 따라 마음대로 지출예산을 편성할 수 있지만, 심의 확정은 국회에 있는 만큼 정부가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면 정부의 손을 떠난 것이고 죽이 되던 밥이 되던 국회의 몫이고 국회의원의 책임이다. 예산 심의는 국회가 정부를 통제하는 수단으로서 국회의 권한이므로 정부가 밤 놔라, 대추 놔라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온갖 혜택을 다 누리는 의원들. 의사당에는 각종 편의시설이 가득하고 넘쳐난다. 국회도서관도 많은 책이 있다는. 과연 의원들이 일 년에 몇 권이나 읽을까? 의정 활동을 하는 4년간 온갖 혜택과 편의를 누리는 사람들. 그런데 정작 국민을 위해 일을 하라 하면 싸움질과 투쟁만 일삼고 있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라 당리당략에만 움직이고 있다. 과연 그들의 존재는 무엇일까?

일은 안하고 혜택은 다 누리고 국민 혈세로 사는 사람들. 그러면서 툭하면 '국민 운운'한다. 그들이 진정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한 일이 얼마나 될까? 그것을 걱정하고 제대로 일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 사람들이 있는 곳이 가장 신성한 장소라 하는데 맞는 말일까? 과연 이런 사람들에게 국회의사당이 필요한 것일까?

민주당의 천막당사에 대해 집이 있으면서 천막을 치는 게 무슨 고난 이라고 해야 하나? ‘ 캠핑이지, 양복이 있으면 양복을 입자. 또,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안을 보자. 지하경제 양성화하면서 폐지 주워 사는 분들 영수증 끊겠다는 거다. 벼룩의 간을 빼 먹는 짓이다. 욕을 해도 삿대질을 해도 분이 풀리지 않게 하는 곳, 그곳이 딱 한곳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국회요, 그 국회를 이끌어 가는 의원들이다.

처리하지 못한 민생법안이 산더미인데, 늘 싸움질만 해대고 있다. 그러다가도 자기들 세비나 표, 관리에 필요한 것들은 잘도 합의한다. 그것도 모자라 뭔 사건이 터지기만 하면 무조건 내거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국정조사다. 처리하라는 법안은 미뤄두고 쓸데없는 일에는 전력을 다한다. 왜 그들은 그렇게 국정조사에 목을 매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지 않을까?

정말 국정조사를 받아야 할 인간들은 국회의원들이다. 왜 국민을 외면하고 싸움질만 하는지 국민으로 부터 조사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잘못이 있는 의원들은 몽둥이찜질을 당해야 하고 죄 있는 의원들은 의원딱지 떼버리고 감옥에 처넣어야 한다. 국민의 기만한 죄, 의정 활동을 게을리 한 죄, 그러면서 피같은 혈세를 낭비한 죄,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일을 수수방관한 죄,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라 한다.

정치란 무릇 힘과 권력이 전부가 아니라 민심을 알고 그것을 헤아릴 줄 알아야 성공하는 것이다. 정치인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고 그 마음으로 민심을 알아내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본심임을 하루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이우근 편집위원  lwk1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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