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민선 기자] 인류의 역사는 인쇄술의 발명으로 세계 문명사에 큰 획을 긋는 일대 혁명을 맞이하게 된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본과 세계 최초의 금속활 자본을 함께 보유한 대한민국은 인쇄문화의 종주국으로 전 세계를 선도해 왔다. 7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완벽한 목판본으로 남아있는 팔만대장경은 현존하는 목판대장경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인 삼장을 세계 각국으로 전파해 불교문화를 확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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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전에 전시될 팔만대장경 진본 여덟 점이 이운되고 있다. | ||
올 가을 전 세계가 인정한 찬란한 목판 인쇄술의 극치 ‘팔만대장경’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상남도와 합천군, 해인사가 공동 주최하는 ‘2013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이 26일 성대한 개막식을 갖고 45일간 대장정에 들어갔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은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불교경전을 집대성했던 고려인의 불심과 지혜를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에게 알리고 대장경의 과학성을 적극 전파하고자 마련됐다.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은 고려대장경의 객관적인 평가와 역사적 사실, 생생한 제작과정에 대한 진실을 직접 발견하고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를 여는 화합, 세계로 가는 만남’을 주제로 한 올해 축전은 팔만대장경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정신적 가치를 미래로, 세계로 전승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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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전에 전시될 팔만대장경 진본 여덟 점이 이운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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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인사 마애불 입상(보물 제 222호)은 자연석을 그대로 이용하여 돋을새김으로 높이 7.5m의 불상으로 해발 1,430m의 가야산 상층부인 해발 1,000m에 자리 잡고 있다. | ||
‘2013 대장경세계문화축전’을 속속 들이 맛보기 위해 먼저 고려대장경 역사관을 추천한다.
팔만대장경이라는 주제로 크게 대장경이 전파되는 과정을 소개하는 공간, 고려대장경의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는 공간, 위기의 순간에서 고려대장경을 지켜온 극복의 역사 연출하는 공간, 미래로 세계로 가는 고려대장경의 모습을 조명하는 공간 등 총 4개로 나눠 운영된다.
이곳에선 대장경 생성과 전파의 과정을 북경의 탄생에서부터 우리나라로 전파되기까지 과정
을 경전완성의 흐름과 인물을 중심으로 만나 볼 수 있게 꾸며졌다.
특히 위기와 극복의 역사공간에서는 일본이 간절히 대장경을 요청했던 청구기록, 임진왜란 당시 해인사를 지켜낸 이야기, 일제강점기의 대장경 찬탈 위기, 6.25 당시 비행폭격으로부터 대장경을 지킨 김영환 장군의 활약 등 역사적 일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미래로 가는 고려대장경에는 유네스코 기록유산, 디지털대장경, 디지털한글대장경, 대장경 애니메이션 공모입상작 상영관,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보존 노력을 조명하는 공간이다. 고려대장경의 또 다른 시각과 세계인이 인정하는 찬란한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고려 대장경의 가치와 의미, 기키기 위한 선조의 노력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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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막식에 초대된 레인보우 합창단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대장경 축전행사장에 울려퍼졌다. | ||
또한 ‘대장경세계문화축전’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도 뜨거워 네덜란드, 네팔, 케냐 등의 주한대사와 러시아 한국담당, 일본 국제교류 담당 등 60여명의 해외사절단도 대장경축전 개막식을 찾아 축하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개막사에서 “팔만대장경은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후손에게 전수해야 할 보물”이라며 “축전을 통해 대장경이 현재의 우리, 미래 후손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해인사 주지 선해스님은 “팔만대장경은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유산이며 세계로 뻗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라며 “축전이 대장경의 역사성과 문화적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깊어가는 가을, 찬란한 민족 문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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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막식에서 문화예술공연 태권도 ‘탈’ 공연이 펼쳐졌다. | ||
| 팔만대장경 [ 八萬大藏經 ] |
‘대장경’은 경·율·논을 말하는데, 즉 불교 경전을 종합적으로 모은 것을 말한다.
▲ 팔만대장경의 모습.
팔만대장경은 16년이라는 대역사 끝에 간행됐으며 판수가 8만여 개, 8만 4천 개의 경전 말씀이 실려 있다.
팔만대장경을 만든 이유는 민심을 모으고 부처님의 힘으로 몽골군을 물리치고자 하는 염원에서 탄생했다.
몽골의 침입에 강화도로 수도를 옮긴 최씨 무신 정권은 대장도감이라는 임시 기구를 설치해 온갖 정성으로 팔만대장경을 만들었다. 한 글자 한 글자 새길 때마다 절을 세 번씩 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수천만 개의 글자가 하나같이 그 새김이 고르고 잘못된 글자가 거의 없다.
무엇보다 거란, 여진, 일본의 불교 경전까지 두루 모아 정리했기 때문에 현재에는 없어진 중국이나 거란의 대장경 내용도 담겨 있다. 그리고 오늘날 남아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장경판으로, 팔만대장경이 보존돼 있는 해인사 장경판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김민선 기자 k1m2s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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