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강성태 기자]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요구서가 빠르면 4일 오후께 국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통진당에서는 농담 삼아 던진 한 마디를 내란음모죄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사안이 중대하고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된다는 국정원의 입장에 여야 모두가 힘을 싣는 분위기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형법상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본회의를 연다.

▲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4일 오전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같은 당 이석기 의원의 RO조직 강연의 녹취록에 대한 입장 발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들은 지하조직의 구성원이 아니며 총기 탈취 등에 대한 발언은 농담이고 반대의 말도 나왔기에 합의가 있었다 보기 어렵고 내란 모의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오후에는 국회 본회의를 열어서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며 “국기문란, 체제부정, 내란음모라는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 특권 뒤에 숨어 수사를 피하는 일을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수사기관이 이러한 혐의의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밝힐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임무”라며 “민주당이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하는 때”라며 민주당도 이석기 체포동의안 처리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국가와 국민 안위 걱정하고 지키는 것은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 헌법에 의해 성립되고 대한민국 국민의 재정으로 운영되는 모든 정당의 당연한 일이요,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의미다. 다행히 정의당도 입장을 같이 하는 만큼 거대 야당인 민주당도 사태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표결에 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전날까지 정보위를 개최해 국정원으로부터 녹취록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5일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자던 민주당도 입장을 바꿨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적을 위해 대한민국과 싸우겠다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다”며 “이석기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오늘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어 오전 11시에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이 같은 결정을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권고적 당론 수준으로 찬성 표결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에 원내 제1~2당이 뜻을 같이 함에 따라 오후 본회의가 열리면 체포동의안은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 처리 요건은 국회 재석의원 과반 이상 출석과 출석 인원 과반 이상 찬성이다.

여야 모두가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 처리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통합진보당만 이리저리 말을 바꿔가며 궤변을 늘어놓고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국정원의 날조와 조작된 수사라던 주장이 씨알도 안 먹히자 이번엔 ‘농담’이라며 말을 바꿔 민심선동에 나섰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혐의 사건의 핵심증거로 지목된 지난 5월12일 모임과 관련, “130여명 가운데 한 두 명이 총기탈취니 시설파괴 등을 말했을 뿐이고 농담처럼 말한 것”이라고 궤변을 늘어놨다.

이 대표는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를 앞두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그 분반에서도 반대하는 뜻의 말이 나왔기 때문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분반에 따라서는 아예 언급조차 나오지 않은 총 등의 용어를 대표 발표자가 임의로 사용한 것도 있다고 한다”며 “130여명 가운데 일부분의 토론내용만 담긴 녹취록에 따라 한 두 명의 말을 근거로 내란모의니 내란선동이니 한다면, 그야 말로 우리는 단 한 사람도 농담조차 하지 못하는 사회에 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총기탈취 같은 것은 도저히 실현불가능하기 때문에 ‘허무맹랑한 말’, ‘이건 안 되는 이야기다’는 식으로 접은 정황이 왜곡된 녹취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이석기 녹취록’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 결과 “총기탈취나 시설파괴 언급이 있었지만 농담이었다”고 밝히자, 누리꾼들은 냉소로 응답했다.

누리꾼들은 “말 한마디로 소집되는 조직에서 그 정도면 꽤 진지한 것 아닐까”, “너무 궤변 같다”, “선거 때 토론회에서도 그렇고 화법이 영…….”, “이정희 대표님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등의 냉소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강성태 기자  stkitt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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