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 기자] 도덕적으로 완벽하다던 이명박 정부가 헌정사상 최초로 영부인이 검찰조사를 받는 치욕을 겪게 됐다.

여기다 대통령의 안방인 청와대까지 뒤짐을 당하는 수모도 함께 겪는다. 이 역시도 전례가 없었던 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별검사팀은 영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해서는 서면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 대해 조사의 필요성과 예우를 고려해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12일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시사코리아저널과의 통화에서 "김윤옥 여사에 대한 서면조사 질의서를 오늘 오후 청와대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질의서를 보내지 않더라도 청와대 측에서 먼저 진술서를 보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특검팀은 이날 오후 청와대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도 단행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청와대에 수차례에 걸쳐 이번 사건 관련 자료의 제출을 요구했으며, 이미 법원으로부터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은 상태다.

현행법상 청와대가 거부하면 압수수색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특검팀이 자료를 요청하고, 청와대가 이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특검팀은 시형 씨가 큰아버지 이상은 다스 회장에게서 현금 6억 원을 빌리면서 써줬다는 차용증의 원본 파일과, 청와대 경호처가 작성한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관련 자료 등을 요청했지만 청와대 측은 제출하지 않았다.

또 검찰 조사에서 시형 씨 서면진술서를 대필해준 청와대 행정관이 누군인지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모른다는 답만 받은 상태다.

이에 특검팀은 청와대 경호처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반드시 확인해야 할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측과 조율해서 제3의 장소에 컴퓨터 갖다 놓고 필요한 자료 검색해서 임의제출 받는 식의 여지도 남겨뒀다.

특검팀도 청와대가 형사소송법 110조(군사상 비밀과 압수)와 111조(공무상 비밀과 압수)를 근거로 압수수색을 거부하고, 물리적으로 압수수색을 막으면 경호처 자료를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청와대 경호처는 군사상 비밀지역으로 분류될 수 있어 청와대의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에는 이럴 경우에 압수수색 집행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조항이 없고, 전례도 없는 일이어서 이와 관련된 판례도 없는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청와대도 마냥 거부만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만약 청와대의 거부로 압수수색이 무산되면 청와대는 ‘특검의 수사를 방해하고 사법부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여기다 법원이 ‘수사상 필요’를 인정하고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까지 국정 최고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가 무시한 셈이 된다.

때문에 현재로선 특검팀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청와대 경호처의 협조를 받아 특검팀이 필요한 자료를 확보하거나, 경호처가 자료를 임의제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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