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이환수 기자] 이광범 특별검사팀의 칼끝이 점점 이명박 대통령의 목줄기를 향해 파고들고 있다.

친인척은 물론 청와대 핵심인사까지 죄다 불러내 문초를 이어가던 특검팀은 급기야 퍼스트레이디인 김윤옥 여사까지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특검팀은 5일 브리핑을 통해 김 여사에 대한 조사 방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조사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청와대 측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창훈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김 여사를 조사할 방침은 결정이 된 상태”라며 “다만 조사시기나 방법은 청와대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 내외의 해외 순방이 잡혀 있어서 오늘이나 내일 조사는 힘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오는 7~11일 이 대통령의 인도네시아·태국 순방에 동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해외 순방을 앞두고 조사 얘기를 하는 것은 예의에 맞지 않다며 영부인이 귀국하는 11일 이후에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30일간의 수사기간이 연장되지 않는다면 14일까지 수사를 종결해야 한다. 특검법에 따라 15일간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는 있으나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

특검팀은 김 여사를 상대로 아들 시형 씨에게 대출 담보로 자신이 소유한 논현동 땅을 제공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시형 씨는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대금 12억 원 가운데 6억 원은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 씨에게 현금으로 빌렸고, 나머지 6억 원은 어머니 땅을 담보로 농협에서 대출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편법 증여 의혹과 함께 대출 상환 능력이 부족한 시형 씨가 편법 대출을 받았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특검팀은 이 6억 원 대출 과정에서 영부인 김 여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와, 또 측근이 시형 씨와 돈 거래를 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수사팀에서는 김 여사의 측근 설 모 씨의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금융거래 내역을 분석했으며, 이 과정에서 설 씨와 시형 씨 사이의 돈 거래가 있었던 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금열 대통령실장은 특검팀이 김윤옥 여사를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한 데 대해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렇게 시간이 많이 안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 민주통합당 박범계 의원이 “이 대통령의 해외순방 동행 일정을 고려하면 오늘이나 내일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조사가 불가능할 걸로 보이는데 국민적 의혹을 털고 나가는 입장에서 조사를 받는 게 마땅하지 않느냐”고 질의한 데 대해 “앞선 검찰 조사에서 기초 조사가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김 여사가 어떤 방식으로든 특검의 조사에 응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어떤 방법으로든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이뤄질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김 여사는 현직 대통령의 부인이 특검을 비롯해 검찰이나 경찰 등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 첫 번째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하지만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현직 대통령 부인인 점을 감안해 소환 조사보다는 서면조사나 방문조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환수 기자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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