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대구 = 김세경 기자] 며칠 전, 대구 수성구 지산동 ㄷ 병원에서 일어난 강제 입원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1월, 서 모씨(여·52세)의 딸과 사위에 의해 두 손이 묶이고 입이 막힌 채 감금된 서 씨는 대구 남부경찰서에서 출동해 풀려났다. 딸과 사위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각서를 쓴 후 귀가 조치된 바 있다.

하지만 서 씨의 딸과 사위는 지난 8일 늦은 밤11시께 여느 때처럼 집안일을 하던 서 씨를 “묶어라”는 외침과 함께 정신병원 차량에 탑승시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한 펜션으로 끌고 갔으며, 9일 오후 4시 이를 목격한 주민의 뒤늦은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신고를 접한 대구 수성경찰서는 딸과 사위가 서 씨를 이미 1차례 감금해 경찰이 출동하고 각서를 쓴 이력이 있는 긴박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틀간 제대로 된 사건조사를 해 주지 않다가 12일이 되서야 서 씨를 찾았다.

현장에서 경찰은 서 씨가 가족들에 의해 손과 발이 묶인 채 감금돼 있는 사실을 확인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가족들이 있는 집으로 귀가 조치했다.

경찰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서 씨는 집 앞에 세워진 정신병원 차량에 실려 대구 지산동 ㄷ 병원 정신병동에 강제 입원됐고, 서 씨는 옆 환자의 전화를 빌려 친구에게 “갇혀 있다. 살려 달라! 도와 달라!”며 호소했다.

다급한 서 씨의 전화를 받은 친구가 112로 신고해 친구가 억울하게 정신병동에 감금됐다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이 사건은 이미 수사 종결했고 우리가 병원측을 조사할 권리가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이에 서 씨는 오후2시20분과 오후5시 두 차례나 친구에게 전화로 억울함을 호소.
경찰의 입장과 달리 사건의 심각성을 더했으며, 특히 서 씨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 과정에 약물까지 강제로 투여 한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더했다.

▲ ㄷ병원 주차장 - 서 씨의 강제입원을 막기 위해 서 있는 친구들과 지인들

15일 경찰의 중재로 퇴원하는 방향이 제시됐지만, 퇴원 과정에서 가족들은 서 씨를 응급차에 태워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려 해 이를 제제하고자 친구들와 주민이 막아서는 등 한바탕 큰 소동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막아선 친구들와 주민을 따돌리려고 8일 동안이나 쉬지 못하고 정신적·육체적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서 씨를 경찰차에 태워 3시간 가량 대구 시내를 배회했다.

▲ 경찰차 안에서 나가지 못하고 갇혀 있는 서 씨와 같이 동승한 친구

이러한 경찰의 행위는 재판, 검찰, 경찰 기타 인식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그 직권을 남용해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는 규정을 위반(형법 제124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계속되는 주민들과 친구들의 항의에 경찰은 서 씨를 경찰차에 다시 태워 수성서로 이동했고, 합의 끝에 결국 ㄱ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 후, 서 씨는 17일 오후 1시경 퇴원이 확정돼 2층 병동에서 1층까지 침대에 묶인 채로 내려왔다. 가족들은 서 씨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지인들을 보고, 서 씨를 다시 병실로 옮긴 후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가족들은 환자를 못 보게 할 뿐 아니라, 접근조차 못하게 했고, 서 씨의 지인을 통해 그 동안의 강제 후송경위를 전해들은 경찰은 의아해 하며 철수했다.

약 2시간이 흐른 후 서 씨의 퇴원은 취소 조치됐다. 이유는 남편과 딸의 의견 차이 때문이었고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여러 차례의 약물투여를 받고 있다.

주변 상인들 및 이웃들에게 착하고 성실하기로 소문난 서 씨가 딸과 사위에 의해 납치, 감금, 정신병원 강제입원, 강제약물투여까지 당하고 있는 것을 주변 이웃들은 "아무리 정상인이라도 이런 과정들을 거치고 수차례 약물이 투여되면 정상인도 정신병자가 되서 나오지 않겠냐"며 울먹이며 말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들은“경찰들이 한쪽의 말만 듣지 말고 공정하게 수사해야 한다”며 “조사조차 하지 않는 안일한 공무행위는 오히려 납치·감금을 부추기는 것"이라며 강력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김세경 기자  lliii8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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