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었던 웅변가를 꼽으라면 미리보 백작을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원래 귀족이지만 영지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귀족의 신분이 아닌 평민의 대표로 정치에 참여하였는데 그래서인지 귀족의 특권을 공격하면서 평민의 대표권을 강화하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미라보 백작이 활동하던 당시에 프랑스를 위기로 몰아넣는 가장 큰 문제는 국가의 재정 위기였습니다. 프랑스는 미국의 독립전쟁에 참여하였었는데 그 비용이 얼마나 막대했던지 빚을 갚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때 재무장관인 네케르는 ‘애국세’라는 이름으로 특권층의 소득 4분의 1을 일 년 동안 특별세로 징수하자는 제안을 내놓았고 그 제안은 의회에 큰 논쟁을 일으켰습니다.
아래는 그런 상황 속에서 미라보가 행했던 연설 세 개 중 하나를 부분적으로 발췌한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줏대 없고 소심한 사람들입니다. 두려움에 움츠리고 있는 겁니까? 나라가 파산하는 것을 보고도 모른 체하고, 결국 파멸로 이르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죄라는 것을 모르신다는 말씀입니까? 지주들의 희생이 끔찍하지만 최소한 그들을 통해 나라의 적자를 메울 수는 있습니다. 그들이 납세를 거부한다고 해서 모든 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조국 앞에서 스스로의 의무를 게을리 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이 되고 싶으십니까? 두 번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나라가 부여하는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까? 가장 부패한 정부를 이기고도 남을 타락 행위를 저지른다면 자유를 지키는 것이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장담컨대 여러분이 만약 지금 정부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결국 모두가 파산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므로 정부가 여러분에게 요구하는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 이번 특별세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십시오. 이것만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찬성표를 던지십시오.”-프랑스 대혁명과 인권(브라이언 맥어더 엮음)에서 발췌.
미라보의 연설은 실상 의원들의 희생을 촉구하는 것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그 연설이 강력했던지 연설이 끝난 후 의원들 모두가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고 하나도 빠짐없이 특별세 법안에 찬성을 했습니다. 결국 자신들의 주머니를 기꺼이 털어 나라의 위기를 구하는 일에 동참하는 위대한 결단을 했던 것입니다.
저는 미라보 백작의 연설을 읽으면서 전율하였습니다. 참으로 용기 있고 과감한 연설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려는 일념으로 다른 동료 의원들에게 욕을 먹고 비방을 당할 것을 각오하였으니 그 얼마나 훌륭한 자세입니까? 줄서기에 바쁘고 동료 의원들 눈치 보기에 바쁜 우리나라의 여러 국회의원과 대비되는 모습이 아닌지요?
미라보 백작의 연설을 듣고 찬성표를 던져준 다른 의원들의 모습 역시 감동을 줍니다. 자신들과 다른 당에 속한 국회의원의 안건이라면 일반 반대부터 하고 보는 우리나라의 파당정치에 신물이 난 저로서는 소속된 정당에 상관없이 국가를 위해서 마음을 모으는 그 광경에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입니다. 더구나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큰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안건에 표를 던졌으니 얼마나 멋진 일인지요?
국민들의 대표라고 한다면 국민들을 발판삼아 자신이 높아지려는 생각을 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기꺼이 발판이 되어 국민들을 높이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지 않겠는지요? 표를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눈치만 살필 것이 아니라 진정 이 나라를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소신 있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 아닌지요? 뭔가 얻어내려는 욕망의 종이 될 것이 아니라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려는 나라의 일꾼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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