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원대 · 경남도립 거창 · 남해대, 통합대학 승인

왼쪽부터 국립창원대·도립거창대·도립남해대

창원·거창·남해캠퍼스 체제···전국 최초 전문학사·일반학사 동시 운영
정원 감축 없이 합쳐···캠퍼스별로 지역 산업과 연계해 특성화 교육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국립창원대·경남도립거창대·경남도립남해대가 합쳐 3개 캠퍼스, 학부 학생 수 9천명에 이르는 통합대학이 내년 개교한다.

경남도는 29일 도청에서 박완수 지사와 3개 대학 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을 열어 통합대학 청사진을 제시했다.

교육부는 전날 3개 대학 통합을 승인했다.

박완수 지사는 "이번 통합은 입학정원 감축 없이 전문학사·일반학사 과정을 동시에 운영하는 전국 최초 사례다"며 "3개 대학이 그동안 쌓은 인적·물적 인프라를 함께 활용하면서 교육 질과 대학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립대학 2곳을 운영하는 지자체다.

민선 3기(2005년), 민선 6기(2013년), 민선 7기(2019년) 때 경남도는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며 도립대학 통폐합·특성화를 추진했지만, 두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 반발에 막혔다.

그러다 학령 인구가 급감하는 가운데 도립대학 개혁 필요성을 절감한 경남도, 지역 거점대학으로 중장기 발전동력이 절실한 국립창원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민선 8기 들어 '국립대+도립대' 통합 모델이 부상했다.

박완수 경남지사와 국립창원대·도립거창대·도립남해대 총장이 29일 도청에서 3개 대학 통합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인국 경남도 교육청년국장,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 박완수 경남지사, 김재구 도립거창대 총장, 노영식 도립남해대 총장. /경남도 제공.

여기에 교육부가 지난해 8월 통합을 전제로 3개 대학을 5년간 1천억원씩 지원하는 글로컬대학으로 지정하면서 통합이 가속화했다.

교육부는 국립창원대가 지난해 12월 30일 2개 경남도립대와 통합 신청서를 제출한 지 5개월 만에 통합을 승인했다.

7개 단과대·18개 학부·55개 학과·7개 대학원을 운영하는 통합대학은 2026년 3월 '국립창원대'란 이름으로 새 출발한다.

도립대학 2곳은 국립창원대 거창캠퍼스·남해캠퍼스로 바뀐다.

'국립대+도립대' 통합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민들은 농촌에 위치하고 규모가 적은 2개 도립대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줄곧 제기했다.

이에 경남도는 3개 대학이 정원 감축 없이 합친다고 강조했다.

현 창원대 학부생은 7,340여명, 도립거창대(2·4년제) 학생 수는 840여명, 도립남해대(2·3년제) 학생 수는 790여명이다.

내년 통합대학 입학생 수는 올해보다 21명 증가한 2,447명이다.

교육부는 3개 학교 통합을 승인하면서 국립창원대 창원캠퍼스 입학생 수를 2025년 1,742명에서 2026년 1,763명으로 21명 늘렸다.

내년 거창캠퍼스 입학생 수(344명), 남해캠퍼스 입학생 수(340명)는 올해와 같다.

통합대학은 캠퍼스별로 지역 산업과 연계해 특성화 교육을 한다.

창원캠퍼스는 특성화 단과대학·과학원 체제로 전환해 방산·원전·스마트 제조 등 경남 주력산업 고급 인재를 양성한다.

간호학과·보건계열 학과가 있는 거창캠퍼스는 방산·스마트 제조 기술인재와 함께 공공보건의료·항노화 휴먼케어 기술인재를, 항공운항·항공정비과와 호텔관광학부를 보유한 남해캠퍼스는 항공·해양 방산, 에너지 안전, 관광융합 인재를 키운다.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은 "이번 통합으로 국립창원대가 경남 중심대학을 넘어 동남권 상위 3개 대학으로 나아갈 발판을 만들었다"며 "지역소멸 위기 극복에 기여하고, 대학과 지역사회가 동반성장, 상생하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통합대학은 전국 최초로 전문학사(2년제), 일반학사(4년제) 교육과정을 동시에 운영한다.

전문학사 과정 거창캠퍼스·남해캠퍼스 학생이 창원캠퍼스 일반학사 과정으로 내부 편입학을 통해 단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통합대학 출범으로 도립대 직원 신분, 부지·건물 사용에도 변화가 생긴다.

경남도는 도립대학 교직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되도록 하고 회계직·공무직·기간제 직원은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대학은 기존 국립창원대에 있는 교학부총장, 연구산학부총장 외에 거창캠퍼스, 남해캠퍼스에 부총장을 둔다.

통합대학은 경남도가 소유하는 두 도립대 캠퍼스를 5년 단위로 무상 사용한다.

경남도는 통합대학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도립대에 예산을 지원한 것처럼 5년간 운영비를 일부 지원하는 형태로 통합대학 출범을 뒷받침한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