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선관위 직원들이 3월 22일 거제시의 대표관광지인 독봉산웰빙공원에서 정책선거에 대한 관심과 투표참여를 희망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경남선관위 제공

변 후보 측 "오히려 박환기 후보 지지자가 불법선거운동 혐의 받아 '적반하장'"
'매표 진영과 경쟁 부끄럽다→변 후보 사퇴하라→보도 중지 요청'···실시간 변화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거제시장 재선거 공식선거운동이 8시간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 측 선거대책본부(이하 선대본)가 상대후보 측이 선거법 위반혐의로 경남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로 부터 검찰에 고발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뿌렸다가 25분 뒤 보도 중지를 요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보도자료는 거제지역 일부 인터넷 언론사 등을 통해 보도됐다가 삭제되는가하면, 선관위 보도자료로 대체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보도자료는 SNS를 통해 일부 전파된 상태여서 선관위가 고의성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선관위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후보자 B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위한 모임을 개최하고 참석자들에게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로 A씨를 31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A씨는 선거기간 중 B후보자의 선거운동을 위해 모임을 개최하고 B후보자를 참석시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하면서 모임 참석자 17여명에게 48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또 확성장치를 이용해 후보자의 낙선운동을 하는 동시에, 후보자의 유세를 방해한 혐의로 C를 1일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와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는 지난달 21일 거제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거제시장 재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출연해 서로의 주장을 펴며 대립하고 있다. /KBS창원 방송화면 활영

경남선관위 보도자료가 나오자 박환기 후보 선대본은 오후 1시 29분 '거제시장 선거 금품 향응 의혹 경찰 수사한다'는 제목의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매표로 거제시장 직위사려는 진영과 경쟁 부끄럽다”면서 "4·2 거제시장 재선거를 하루 앞두고 특정 후보 진영의 향응 제공 의혹을 조사해온 선관위가 경찰에 공식 수사의뢰한 사실이 알려졌다"고 밝혔다.

박 후보 선대본은 특히, 2시간 30분이 지난 오후 3시 57분 다시 “민주당 변광용은 이제라도 후보직 사퇴하라” 제목의 '긴급'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달 31일 검찰에 고발된 A씨는 거제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변광용 후보의 선거운동을 위한 모임을 개최하고 참석자들에게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A씨는 선거기간 중 둔덕면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개최하고 변 후보를 참석시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하면서 모임에 참석한 17명에게 48만 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다"고 혐의 내용과 장소 등을 적시했다.

최초 보도자료에서 후보를 특정하지 않고 선관위 보도자료를 인용하면서도 상대 후보라는 인상만 줬지만, 2시간 30분이 지난 후 상대 후보인 민주당 변광용 후보를 직시하며 “선거법 위반 협의를 받고 있는 두 사례 모두 실수로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 애초에 법을 무시하기로 작정한 불법 선거운동에 해당 된다”며 “거제시민을 우롱한 민주당 변광용 후보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몰아부쳤다. 

박 후보 선대본은 그러나 이로부터 25분 후인 4시 22분 "기사에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기사 보도를 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는 보도자료를 발송했고, 4시 58분 "긴급보도자료로 배포된 자료는 게시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을 재차 발송했다.

이미 거제지역 인터넷 언론사에 의해 이 내용이 보도됐고, SNS를 타고 전파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선대본 관계자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도선관위에서 발표한 내용에서 특정을 하지 않았는데 보도자료 내용이 혹시나 유사건이 있어 오해받을 소지가 있어 보도자료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지난장 20일 거제시장 재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변광용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가 거제 고현시장 사거리에서 출정식을 하는 모습.

본투표를 하루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이같은 상황이 전개되자 민주당 변광용 후보 측은 발끈하고 나섰다.

변광용 후보 선대본 관계자는 "선관위 보도자료에서 발표된 '참석자 17여명에게 48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가 있다'는 검찰 고발 내용은 변광용 후보 측이 아니고, 오히려 박환기 후보 지지자의 혐의로 파악되고 있다"고 강변하며 "아무리 선거 막바지이지만, 어떻게 이렇게 상대후보에게 뒤집어 씌우는 적반하장식 보도자료를 배포할 수 있느냐"고 황당해 했다.

또한 "분명, 선대본에서 이같은 사실을 몰랐을리 없을 것인데 상대 후보에게 덮어씌운 행위는 선거 막판에 유언비어 퍼뜨리기 전략이라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면서 "선거에서 불리하니까 온갖 행태를 모두 동원하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결국 박 후보 선대위가 긴급으로 발송한 보도자료를 보도중지 요청했다하더라도 제공했던 자료가 사실이 아닐 경우, 선관위 및 사법당국의 고의적인 왜곡 및 조작 등 허위사실부분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장 20일 민주당 변광용(왼쪽) ·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 출정식에서의 선거운동원들의 모습.

한편, 거제지역 A 언론사는 선관위에서 이날 발표한 검찰 고발 내용은 박 후보 측이 보도내료에 적시한 내용과 전혀 다른 건이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둔덕면 지역에서 일부 주민이 모여 특정후보 지지를 권유하면서 음식물을 제공했다는 신고 사안은 이미 경찰이 수사중이라는 것이다.

이 언론은 "이 사건(둔덕면 사안)은 경남선관위 광역조사팀의 1차 현장조사를 거쳐 현재 거제경찰서 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현재까지 식대를 지불한 주민은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특정후보 참석 여부도 불분명해 경찰이 정확한 경위를 계속 수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이 언론 관계자는 "이미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둔덕 주민 음식물 제공' 건과 경남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한 '17여명에게 48만원 상당의 음식물을 제공한 혐의'는 완전히 다른 사건이다"면서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한 사건은 국민의힘 당원이 연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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