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와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는 21일 거제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거제시장 재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출연해 서로의 주장을 펴며 대립하고 있다. /KBS창원 방송화면 활영

거제시장 재선거 TV토론, 박환기 배우자 부동산 투기 의혹 부각
변 "개발예정지 땅 매입 비싸게 팔아" vs 박 "매입가 보다 보상 적게 받아"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오는 4월 2일 치러지는 거제시장 재선거를 앞두고 공식 선거운동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TV 토론회에서 불거진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 배우자의 부동산 매입 및 매각문제를 놓고 진실 공방이 오가며 선거 후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와 국민의힘 박환기 후보는 지난 21일 오후 7시 40분 KBS창원에서 진행된 거제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거제시장 재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며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 내용을 두고 경찰과 선관위에 고발하는 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변광용 후보는 후보 자질검증 주도권 토론에서 "(박 후보)부인 유명희 씨 명의로 1997년 토지 2필지를 매입했다"며 "장평동에 있는 이곳은 삼성 기숙사가 들어서 있고 휴 센터가 들어서 있는 곳이다. 부인께서 이 땅 매입한 사실을 혹시 알고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박환기 후보는 "1993년도에 저는 증여받은 땅을 장평동에 대토로 구입을 했다"면서 "공직자 재산등록을 해서 저는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답변했다.

변 후보는 곧 이어 "그래서 저희들은 참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다"면서 "(박 후보는)1995년부터 1996년까지 우리 거제시 도시과 도시계획계 차석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1996년 6월까지다. 그리고 토지 매입이 1997년에 부인 명의의 토지 매입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박 후보 부인이 매입한 땅이 있는)장평 연곡지구 도시개발사업 설계용역이 시작되고, 이 지구에 대해서 2009년도에 도시개발사업이 고시된다"고 덧붙였다.

변 후보는 특히 "박 후보님 부인께서는 2014년 토지 두 필지를 매각을 하게 되는데 시간차는 조금 있지만, 주변 인근 토지에 비해서 2배, 많게는 3배~4배 가까이의 높은 가격으로 토지 매각이 이뤄진다"면서 "물론 자연스럽게 토지를 사고팔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겠다 싶은데 우리 후보님 경위를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환기 후보는 "저는 공직자로서 재산등록을 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택지개발에 들어간, 토지가 들어가서 대토를 샀고, 때문에 저는 토지, 공직자이기 때문에 토지 수용을 당하는 이런 상황들이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택지 개발이라고 하는 것은 자연 녹지 상태이기 때문에 당초에 매입 가격보다 더 보상은 더 적게 나왔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변했다.

변광용 후보는 즉각 반격했다.
변 후보는 "박 후보님께서 보상은 더 적게 나왔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는)명백한 허위 사실이다"며 "저희들이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봤는데 인근 토지보다 매입 가격이 좀 비싸게 이렇게 됐었다"고 가져온 설명판을 제시했다. 

또한 "어쨌든 수용을 당하셨다고 그랬는데, 수용을 한 게 아니고 매각을 했다"면서 " 협의 매각을 한 걸로 저희들은 파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후보자께서 잘 한번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본지는 이날 TV토론에서 공방이 오간 거제시청 공직자였던 박 후보 배우자의 부동산 매입 및 매각 과정에 대한 두 후보의 발언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봤다.

변광용 후보가 자질검증 시간에 설명판을 들어보이며 박환기 후보 배우자의 장평 땅 매입 과정을 묻고 있다.  /KBS창원 방송화면 활영

◈ 박환기 후보 거제시청 근무기간과 배우자 부동산 매입 시점

박 후보는 지난 1995년 거제군과 장승포가 통합된 거제시에서 도시과 도시계획계 차석(7급, 토목)으로 근무했다. 
거제시의 도시계획과 관련한 핵심부서 실무 담당자였다.

1996년 7월 1일 6급으로 승진한 박 후보는 신현읍으로 발령난 뒤, 1999년 6월 거제시 본청으로 들어와 2003년까지 건설과에서 근무한다.

박 후보는 2004년 경상남도 거가대교건설 침매터널 팀장으로 발령 나 거제시를 떠난 뒤 경남도 국장으로 승진한 뒤, 2020년 1월 거제시 부시장으로 부임해 2022년 7월까지 근무했다.

여기에서 변 후보가 방송토론에서 제기한 것은 박 후보 배우자의 장평 연곡지구 도시개발사업 지구내에 들어간 땅을 매입한 시점이다.

박 후보 배우자가 장평 연곡지구 도시개발사업 지구내의 땅을 매입한 시점은 1997년 5월로, 박 후보가 거제시의 도시계획 핵심부서인 도시계획계 차석으로 근무하다 승진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 다양한 생각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 선대본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토론회 과정에서 변 후보가 문제로 삼은 장평동 809번지(281㎡)와 장평동 산 30번지(417㎡) 땅은 1997년 매입했으며 한국토지공사가 시행한 거제 장평 2택지 개발사업(2002년 6월 착수일/2007년 준공)에 수용되고 남은 잔여지라고 밝혔다.

거제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박환기 후보가 발언하고 있다. /KBS창원 방송화면 활영

◈ 증여 · 대토 · 공직자 재산등록

박 후보는 "1993년도에 저는 증여받은 땅을 장평동에 대토로 구입을 했다"고 답변했다.
여기에서 TV토론의 시간적인 제한 때문일 수 있지만, 누가 누구에게 어느 지역의 땅을 증여를 받았으며, 어떤 이유로 장평동 땅을 대토했다는 설명은 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대토'는 특정 지역이 개발 등을 할 때 강제 수용된 수용자에게 다른 땅을 제공하는 것을 '대토'라고 표현하지만, 박 후보가 답변에서 설명한 '대토'의 의미가 불분명했다.

박 후보 선대본의 보도자료 및 취재 결과, 박 후보의 '대토' 답변은 옥포지역의 땅을 배우자가 증여 받아 다른지역인 장평 지역의 땅을 매입했던 부분을 '대토'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토론에서 "공직자 재산등록을 해서 저는 검증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공직자의 재산등록은 공직자윤리법에 의해 규정되는데, 이 법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와 청렴성을 유지하기 위한 주요 근거로 작용한다.
보통 매년 신고를 하지만 부동산 매매, 상속, 증여, 금융자산의 대규모 변동 등 재산에 변동이 생기면 이를 즉시 신고해야 하는 공직자의 재산등록의 적용 대상은 주요 고위공직자, 선출직 공무원, 임명직 공무원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박 후보의 답변에서 "공직자 재산등록을 해서 저는 검증을 받았다"는 부분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박 후보(배우자)가 땅을 매입하고 매각한 시점이, 고위공직자 직급이 아니었기 때문에 당시 재산등록을 하거나 변동을 적시할 때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후 박 후보가 승진해 공직자 재산등록을 할 시점에는 이전의 장평동 재산 변동 과정이 마무리 된 상태여서 이를 적시할 필요가 없고 재산 보유 상태만 등록가능한 것으로 보여진다.

◈ "공직자이기 때문에 토지 수용을 당하는 상황"

박 후보는 "공직자이기 때문에 토지 수용을 당하는 이런 상황들이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 배우자가 1997년 5월 매입한 장평동 809번지(답) 토지 등기부등본에는 2014년 4월 개발사업 시행사인 삼성중공업에 매매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장평동 산30(임야) 역시 2014년 같은날 삼성중공업에서 매입했다.

따라서 박 후보의 개발사업에 의한, 또는 공직자에 따른 토지 수용이 아닌 매매로 볼 수 있다.

박 후보 선대본의 해명과 본지 취재 결과, 박 후보 배우자는 1997년 장평지역 임야와 답 800여 평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한국토지공사가 시행한 '거제 장평 2택지 개발사업'에 600여평이 수용되고, 나머지 잔여지가 삼성중공업이 시행한 거제장평(연곡)지구 도시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돼 협의매매된 것이다.

거제시장 후보자 토론회 모습. /KBS창원 방송화면 활영

◈ "당초에 매입 가격보다, 보상은 더 적게 나와"

박 후보는 토론에서 "택지 개발이라고 하는 것은 자연 녹지 상태이기 때문에 당초에 매입 가격보다 더 보상은 더 적게 나왔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 배우자는 1997년도 장평동 809번지와 장평동 산30번지 일부(지분)를 포함한 800여평을 매입했다. 

이 땅은 1999년 한국토지공사가 시행한 '거제 장평 2택지 개발사업'(2002년 6월 착수일/2007년 준공)에 포함(600여평) 됐다.

또한 일부 땅(200여평)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장평(연곡지구) 도시개발사업 설계용역이 시작된 지구(2009년 고시)에 포함됐다.

다른 성씨종친회 땅인 장평동 809번지(답, 281㎡)는 매입가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삼성중공업에 2014년 4월 1㎡당 69만6,000원(거래가액 1억9,566만원)에 매각된다.
바로 옆 땅인 장평동 810번지(다른 소유자, 575㎡)는 2010년 4월 삼성에 1억8천여만(1㎡당 31만7,000원)에 매각됐다.
매각 기간이 4년의 차이가 있지만 두배이상 비싸게 판 셈이다.

장평동 산30(임야, 2,025㎡)은 소유주 2명 가운데 1명의 지분(약 1012㎡) 중 417㎡를 지분매입했다. 이로 인해 이 임야는 소유자가 3인이 됐다.
박 후보 배우자의 지분을 제외한 2명은 2006년 8월 31일 개발사업 시행사인 삼성중공업에 거래가액 3억1,620만원(1㎡당 15만3,000원)에 매매한다.
박 후보 배우자는 2014년 3월 삼성중공업에 지분 417㎡를 2억3,744만원(1㎡당 56만9,000원)에 매각하게 된다.
매각 시점이 8년의 기간이 흐른 뒤지만, 같은 지분 소유자의 매각대금 보다 3.7배 더 많이 받은 셈이다.

특이한 점은 거제시장의 '2011년 장평(연곡)지구 도시개발사업 구역지정(변경), 개발계획(변경) 및 실시계획인가 지형도면(승인) 고시' 시점인 2011년 11월에 36필지 중 지상권 설정된 3필지와 미등기(사정) 1필지를 제외한 토지가 모두 삼성중공업에서 매입한 상태였다.

유독 특별한 사유가 없는 박 후보 배우자 소유의 2필지만 매입을 못한 상태였다.

이 상태에서 삼성중공업은 박 후보 배우자 소유의 2필지를 (강제)수용할 수 있지만, 삼성 측은 협의매매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매매 당시 박 후보는 경남도청에 근무(사무관, 계장 직급) 중이었으며 다음해에 서기관으로 승진한다.

박 후보는 배우자의 장평 땅 800여평(임야, 답)에 대한 매입 가격과 수용된 600여평의 수용 가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손해부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의 도시개발사업 과정을 잘 알고 있다는 A씨는 "당시 삼성중공업이 개발계획 승인을 위해 대부분의 토지를 사들인 상태여서 남은 토지를 강제 수용할 수 있었으나, 토지소유주가 거제시청 도시계획 실무자를 거쳐 경남도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배우자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협의해 매입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자 B씨는 "(박 후보 배우자가 땅을 매입한)1997년에 그 땅은 임야에다 맹지여서 쳐다도 보지 않는 땅이었다"면서 "1㎡당 15만3,000원, 56만9,000원에 팔았다면 많은 시세차익을 남겼을 것이 뻔하다. 매입가격 보다 손해봤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제시장 후보자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변광용 · 박환기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부동산 매입 시점 의문

부동산 업계는 당시 맹지였던 산과 답을 박 후보 배우자가 왜 사들였냐는 것이다. 그것도 일부는 지분 매입형태로 말이다.

같은 지역의 땅을 가지고 있었던 C씨는 "박 후보 배우자가 매입한 시점인 1997년은 한국토지공사의 '거제 장평 2택지 개발사업' 시작 2년 전으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개발 정보가 없었다면, 당시 부동산 투기의 전형적인 수법인 지분매입 형태까지 이용하면서 구입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토지 구입 시점은 공교롭게도 박 후보자가 거제시 도시개발의 핵심 부서였던 도시계획계 차석으로 근무한 직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렇지만, 박 후보 선대본 주장대로라면 구입한 토지의 2/3 정도가 수용되고 남은 잔여지가 삼성중공업의 도시개발사업에 포함돼 협의매각된 셈이다.

따라서 박 후보가 손해를 봤다는 것은 토지공사의 택지개발사업에서의 수용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박 후보는 하지만 그마저도 매입가격과 수용가격 등 정확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기자는 앞서 게재한 내용에 대한 박 후보의 상세한 해명 및 설명 등 반론을 듣기 위해  박 후보와의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바쁜 선거운동 등으로 시간이 어렵다는 답변에 따라 ▲증여 과정과 장평동에 땅을 구입한 배경 및 구입대금 ▲부동산 취득 및 매매시 공직자 재산등록 대상자가 아님에도 검증 받았다고 답변한 이유 ▲(TV토론회)답변과 관련한 토지 수용 및 매입 가격, 손해에 대한 상세한 설명 ▲구입했던 토지 및 수용배경, 구입금액 및 수용금액 등을 묻는 질의서를 선대본 홍보담당자 메일로 발송했다.

또한 박 후보자 카톡 등으로 질의서를 보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박 후보는 26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홍보 담당자를 통해 답변서를 보내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본지는 이후, 박 후보가 반론을 제기할 경우 본지에 게재할 것임을 알려드린다.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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