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조기 처리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등 야 5당이 공동 행동에 나서 국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31일 오후 5시 전체회의를 열어 비준안 처리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간 합의안에 대한 양당 지도부의 추인이 없을 경우 충돌이 예상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처리를 놓고 31일 한나라당이 조기처리방안을 숙의 하고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전날 마라톤 심야회동에서 농축산 피해보전 직불제 발동요건 완화, 밭 농업 및 수산 직불제 시행, 농사용 전기료 적용 대상 및 장비 확대 등 야당이 최우선으로 요구해 온 피해보전대책 3개 안과 함께 통상절차법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고 합의문을 작성했다.

양측은 또 미국과 재재협상을 하지 않는 대신 야당이 주장하는 내용을 반영, 중소기업 등 '투자자 국가 제소제도(ISD)'에 따른 피해예상 분야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ISD 절충안'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투자자 국가 제소제도(ISD)'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보완책의 하나로 투자자가 제소를 하기 전에 우리 측과 사전 상의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은 이날 오전 이 같은 합의안을 각 당 지도부에 보고한 뒤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에선 ISD 전면 폐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 ISD 절충안이 채택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처리를 놓고 한나라당 조기처리방침에 맞서 민주당 지도부가 31일 대책을 토의하고 있다.

현재 민주당은 'ISD 폐기'만 받아들여져도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조한다는 방침이고, 한나라당은 재재협상을 수반하는 어떤 요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여당의 비준동의안 강행 처리에 대한 총력 저지를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청와대의 깃발 아래 다시 뭉쳐서 날치기 처리하겠다면 야당도 죽기 아니면 살기로 막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5당은 지난주 대표회담을 통해 '공동대응'을 약속한 데 이어 이날 오후 공동 의원총회를 열어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와 청와대가 지난주 비준동의안의 10월 내 처리를 강력하게 요청함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여야 협의를 거쳐 비준동의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외통위와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단독 표결 처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 5당은 한나라당이 강행처리에 나설 경우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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