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역할론이 당락을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지난 여름 집중폭우로 피해를 입은 서울 우면산 산사태 현장을 찾은 박 전 대표가 뭔가 골돌히 생각하고 있는 모습.

각종 비리와 악제에 몰린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의 예비 선거격인 이번 선거를 만회의 기회로 삼으려고 총력전을 펼칠 태세고, 야권은 비리 정권을 심판한다는 '심판론'을 앞세워 총공세를 퍼부울 태세여서 선거전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승패와 관련, 내년 대선의 부동의 선두주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역할이 서울시장 선거를 판가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박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3일 범야권의 통합후보 선출에 맞서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다소 앞당기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조기 전환키로 했다.
나경원 후보에 대한 총력적인 지원을 위해 친이(친이명박)ㆍ친박(친박근혜)을 아우르는 `초계파 통합선대위'를 구성하고, 여기에 서울지역 의원(37명) 전원은 물론 경기와 인천 지역 의원들까지 대거 참여시키기로 했다. 통합야권 주자인 박원순 후보의 바람에 맞대응할 최선의 방책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우는 박근혜 전 대표의 역할론이 관심사다.
한나라당은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의 부담을 최소화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야권통합 박원순 후보가 각각 후보가 확정되기 전 한 행사장에서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당 지도부는 오는 5일 의원총회를 열어 당의 `복지당론'을 확정한다. 7일께 확정지을 예정이었던 '복지당론' 확정 시점이 이틀 앞당겨진 것이다.

박 전 대표가 주장하는 '복지당론'은, 대체로 소득구분 없는 무상급식 검토, 보육 및 교육 지원 확대, 고등학교 의무교육 실시, 대학등록금 부담 완화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 같은 복지당론은 박 전 대표의 선거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는 그간 선거지원 문제를 놓고 "우선 복지에 대해 당론이 무엇인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박근혜표 복지당론'을 확정한 다음, 나경원 후보가 박 전 대표를 찾아가 지원을 요청하고, 박 전 대표가 이에 응하면서 자연스럽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3일 이후 지원유세에 나서는 흐름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선거와 관련한 직책을 맡지 않으면서 선거지원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야권후보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만 박 전 대표가 오히려 훨씬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왕 나 후보를 도울 바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한나라당에 활력을 불어 넣고, 이 원동력을 내년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가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대의 성격상 한번 결심이 서면, 유.불리를 떠나 물불을 가지지 않고 밀어부치는 소신파 행보도 이번 선거에 가동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한 친박 인사는 "지원 여부는 전적으로 박 전 대표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박 전 대표가 2007년 ㅐ대선 선거운동 당시 아무 직책 없이 백의종군해 이명박 후보를 도왔던 점을 돌이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적극적인 선거지원 가능성을 높였다.

따라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통합야권의 결집력과, 박 전 대표의 보수층 끌어안기를 포함한 나경원 후보의 정책대결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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