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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에서 뭔가 생각하는 박근혜 전 대표. | ||
안철수 열기가 달아 올랐다가 수면아래로 잠복한 상태에서도, 언론은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내년 대선과 관련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의 맞대결을 부추긴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의 반응은 요지부동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박 전 대표는 누가 뭐라던, 묵묵히 '뚜벅이'의 길을 가겠다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왔던대로, 원칙과 소신, 그리고 복지를 앞세우는 모습이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대권플랜을 가동하고 있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따라서 18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각 분야 비전과 철학을 국감이라는 장을 빌려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 여야가 모두 박 전 대표의 입에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야권은 박 전 대표의 대권 구상을 알아야만 그에 대응하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판단에 어느 때보다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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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감사에서 질문하는 박근혜 전 대표. | ||
'국감 멍석' 최대한 활용
지난 20일 박 전 대표는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복지 확충은 재정 부담을 증가시킬 것인 만큼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출 절약과 세입 증대 부문의 균형이 중요하다"며 "복지`의무지출을 제외한 재량지출에 대해 일괄적으로 10% 축소하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에서 추가로 10% 축소하는 등의 세출 구조조정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 동안 준비한 국민 복지와 관련한 정책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앞서 19일에는 "고용과 복지가 연계된 프로그램을 설계해 '성장-고용-복지'의 선순환이 잘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며 "근로빈곤층을 위한 자활은 근로장려세제, 기초생활수급제도, 직업훈련과 취업 성장 패키지라는 3개 축이 있는데 이를 통해 자활, 자립이 가능하려면 통합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틀간 박 전 대표는 성장-고용-복지의 선순환이라는 경제관과 자립, 자활을 바탕으로 한 복지철학, 사회간접자본을 줄여 복지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복지재원 마련 등에 관한 구상을 밝힌 것이다.
그는 세종시.신공항 문제 이후, 그동안 자제해왔던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코멘트도 하기 시작했다. 20일 나온 박 전 대표의 'SOC 투자 10% 축소' 발언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주자 경선 패배 뒤 현 정부의 정책에 되도록 거리를 두고 말을 아껴왔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그간 박 전 대표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 영남권 신공항 건설 등 굵직한 사안이나 지역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서만 입장을 밝혀왔다.
정책질문 후 종합적 대안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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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감사장에서 종이컵에 음료수를 마시면서 생각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 ||
단순히 보더라도 많은 시간, 많은 인력이 동원돼 준비한 자료라는 것이 역력히 보인다.
국감장에 의원들 가운데 가장 먼저 도착한다거나, 종이컵에 음료수를 마시는 모습 등 진지하고 소탈한 모습도 언론에 비춰지고 있다.
또 국회 본회의장 출입구나 로비 등에서 주로 이뤄졌던 박 전 대표의 '스탠딩(standing) 인터뷰'도 빈도도 잦아졌다. 돌발적인 기자들의 질문을 피하거나 "이미 밝혔다" "정식 기자간담회를 갖겠다"는 식의 피동적이고 기피성 답변도 사라졌다.
집요할 정도로 물고 늘어지는 기자들의 질문과 취재공세에 오히려 "이 부분은 이렇게 생각한다"며 두 번, 세 번 말하기도 한다.
당면한 서울시장 지원 '어떻게'
그렇다고 박 전 대표에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 1년여가 남은 대선이지만 돌발 변수로 용수철 처럼 튕겨져 나온 '안철수 돌풍'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박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다.
물론 정치인 안철수로 변신했을 때 빠져나갈 거품이 있겠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현재 당면한 문제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다.
시민단체의 지원을 받는 이석연 변호사가 지난 21일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선언하고,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23일 출사표를 던지는 등 선거판의 틀이 속속 잡혀가면서 `박근혜의 선택'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형국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이번 선거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당내에서 `박근혜 역할론'이 봇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번에도 나서지 않는다면 설령 선거에서 패배했을 경우 쏟아질 `책임론'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박 전 대표가 `나경원 비토론'에 직접 "그런게 어디 있겠느냐"고 선을 긋거나, "복지에 대한 당론이 정리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며 선(先) 당론 정립을 강조한 것도 선거 지원을 위한 수순 밟기로 풀이되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10ㆍ26 재보선에 서울 양천구청장, 부산 동구청장, 충북 충주시장 등 내년 총선을 앞둔 요충지의 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그가 서울시장 보선에 집착하지 않은 채 오히려 폭넓게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 내부에서는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이번 선거의 승부처인 서울시장 보선 지원에 나설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 지도부에서 알아서 판단하겠죠"라고 말한 것을 놓고서도 아직은 원칙론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 측근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순서를 매우 중시한다"며 "좋은 후보를 올바른 방식으로 선출하는게 먼저인데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한다, 안한다' 얘기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환경 조성되면 '불사조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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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복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환히 웃으며 답변하는 박근혜 전 대표. | ||
그러나 친박 의원들은 일단 선거지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박 전 대표가 자신에 대한 유ㆍ불리를 가리지 않고 적극 지원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의원은 "2005년 경북 영천 국회의원 재보선은 당 사무총장까지 포기할 정도였는데도 사흘 동안 현지에서 숙식하며 지원했고, 과거 지방선거 때에도 대전시장 선거는 모두들 `진다'고 했는데 지원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에서는 공식 후보로 나경원 최고위원을 거의 확실시 하는 분위기에서 박 전 대표의 선거지원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나 최고위원 역시 박 전 대표에게 다가서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렇지만 무상급식 문제를 놓고 박 전 대표와 견해차이 등 '덥석 지원'에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은 것이 정치현실이다.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실세들의 비리연루 등 한나라당이 백척간두(百尺竿頭)에 몰린 상황에서 '나 몰라라' 식으로 처신할 수도 없다. 이는 대선 경선 등에서 부메랑으로 올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봉에 나서 지원을 할 지, 아니면 한나라당의 필요에 의한 일정부분 지원을 할 것인지도 곧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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