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25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됐다. 제1야당인 민주당을 대표한 박 의장과 시민사회 진영의 박원순 변호사는 10월 3일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까지 서울시장 선거 본선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된다.
현재로서는 박 후보와 박원순 변호사의 양강체제를 형성하고 민노당 최규엽 후보가 이를 추격하는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야권에서는 통합 경선이 싱겁게 끝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안철수 돌풍'과 함께 안 교수의 지지를 받은 박 변호사의 지지율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훨씬 높아 사실상 박 변호사를 추대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박 변호사가 국민참여경선 비율이 높은 경선룰을 받아들임에 따라 서울시장 선거 사상 유례 없는 경선 '빅매치'가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단일화 경선은 국민경선과 여론조사, TV토론 성적 등이 고루 반영되는 만큼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야권 통합후보 경선은 일반 서울시민이 참여하는 국민참여경선 결과가 40% 반영된다. 또 TV토론 후 이뤄지는 배심원 평가와 여론조사 결과가 30%씩 반영된다.
박 변호사 측은 여론조사를 100% 반영해 통합 후보를 뽑자는 입장이었지만 "흥행을 위해서도 대중동원 행사가 필요하다"는 민주당의 요구를 막판 수용해 경선 방식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이 방식으로 경선이 치러질 경우 경선 결과는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여론조사에서 박 변호사가 앞서고 있긴 하지만 국민참여경선은 민주당의 조직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박영선 후보가 유리하다.
'슈퍼스타 K' 방식을 차용해 처음 치러지는 'TV토론회 후 배심원단 판정'도 후보자간 득실을 따지기 힘들다. 박 변호사가 안풍(安風)을 타고 인지도를 높이긴 했지만 대중 연설이나 정치적 공방에는 서툴 수 밖에 없다.
이 방식은 조직력이나 대중적인 인지도가 아닌 순전한 '내공'으로 배심원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특성이 있다. 이번 선거 최대 이슈인 복지와 서울시 재정 건전성 확보 등을 놓고 어느 후보가 차별화된 방안을 내놓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따라서 야권 통합 경선은 뚜껑을 열기 전까지 그 결과를 알 수 없는 접전이 될 전망이다.
장.단점 보완이 ‘승패 좌우’
경선 과정에서 박 변호사는 시민운동 경험을 살려 '기존 정치인과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른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박 변호사 측은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을 내세우며 자신에게 우호적인 시민사회 진영의 참여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본인이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과 무소속 후보가 당의 지원을 받지 않고 서울 시정을 이끌기는 역부족이라는 민주당의 논리에 맞서야 한다.
캠프 측은 무소속인 박 변호사가 조직력 열세 때문에 배점 비율 40%의 국민참여경선에서 불리할 것으로 보고 TV 토론 등을 통해 진정성과 신뢰, 새로운 모습 등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박 의원의 서울시정 비전은 한 마디로 ‘사람중심 특별시’다.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의 외관에 치중한 하드웨어적 변화에 중점을 뒀다고 평가절하하면서 일자리, 복지, 교육 등 소프트웨어의 개혁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도에서다.
이와 함께 인사청문회나 국정조사에서 저격수로 불리며 검찰, 재벌을 향해 거침없는 공격을 해왔던 박 의원이기에 그의 칼끝이 박 변호사를 피해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분위기다.
박 의원 측은 '민주당의 대표주자'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야권 단일후보까지 노린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여론조사 지지율이 박 변호사에 비해 뒤져 본선 경쟁력이 낮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다.
민노당 최규엽 양강구도 변수로
민노당의 최규엽 후보가 양강 구도로 치러지는 경선 과정에서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최 후보는 두 후보에 비해 인지도에서 열세에 있지만 합당을 앞두고 있는 국민참여당의 지지를 받을 수도 있어 예상 외의 선전을 거둘 가능성이 있다.
국민참여경선에는 조직력이 개입할 가능성 커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향후 민주당 차원에서 전통적인 야당 지지층을 상대로 국민경선 참여를 이끌어내려는 시도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大戰’ 예측 불허 예고
여론조사는 10월 1일과 2일 서울시민을 상대로 진행된다.
현재 박 변호사는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나 이석연 전 법제처장 등 여권 유력 주자들보다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박 변호사는 민주당 후보뿐 아니라 여권 후보들한테도 집중 표적이 될 전망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김두우 청와대 수석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정치인에 대한 검찰 수사와 비리 의혹이 계속되면서 국민의 기존 정치권에 대한 혐오증이 증폭되고 있다"며 "이는 시민후보인 박 변호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언론에서 박 변호사의 강남 아파트와 부인 사업에 대한 특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데 이 같은 의혹을 풀지 못할 경우 박영선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네거티브 선거판 손상 '수위조절‘
다만, 야권 진영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가 자칫 전체 선거판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만큼 수위 조절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 관계자는 "박 변호사에 대한 검증은 이뤄져야 겠지만 야권이 자멸하는 수준으로 가서는 안될 것"이라며 "적정한 선에서 수위조절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정경유착이 안되는 것처럼 재벌과 비판세력은 불가근, 불가원의 관계라는 기본 입장을 내세운 것"이라며 "박 변호사는 아름다운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췄다.
어찌됐건 양자 구도로 굳어진 이번 통합경선의 룰을 놓고도 완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양측의 신경전과 경쟁 구도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 통합후보 선출 어떻게 진행되나
민주당에 따르면 여론조사와 패널조사는 3일 현장 투표 이전에 진행되며, 장충체육관 현장투표에는 참가자를 신청받은 후 무작위로 3만 명을 뽑을 계획이다. 무작위 샘플의 선정 기준은 협상을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무소속 후보와 소속당이 다른 후보들 간의 경선이기 때문에 후보자가 한 곳에 모일 경우 '사전선거운동'으로 선거법에 저촉되기 때문에, 투표 현장에 후보자들이 나올 수 없다. 때문에 현장 투표는 후보자 연설 없이 바로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여론조사는 '후보적합도' 조사로 총 2회 실시할 예정이다.
패널조사는 최소 3회의 TV토론회 직후 실시하고 최대한 빨리 공표하기로 합의했다. 패널 선정은 26일부터 서울시민 1만 명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돌려 이중 2,000명을 역시 무작위로 추출해 선정하기로 했다. 패널조사는 2회 시행하기로 잠정 합의된 상태다.
박영선-박원순 누구인가
박영선 '스타방송앵커에서 민주당 저격수로'
 |
||
그는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당시 MBC 기자 출신인 정동영 최고위원의 소개로 열린우리당 대변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입당 당시 탄핵정국 속에서도 전국유세를 돌며 열린우리당 과반수 의석 확보하는데 있어 활약했던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17, 18대 의원 △열린우리당 대변인 및 의장 비서실장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 지원실장 △통합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거쳐 현재 민주당 정책위의장이다.
특히 그는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데 이어 재벌과 검찰을 여과없이 지적해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2007년 대선 때 최대이슈였던 BBK사건에서 맹활약하면서 '저격수' 면모를 보였다. 2007년 대선후보 토론회 직후 이명박 후보와 마주한 박 의원은 "저 똑바로 못 쳐다보시겠죠?"라며 정면으로 이 후보를 공격해 큰 이슈가 됐다.
민주당 저축은행 진상조사 TF위원, 법사위 간사, 사개혁특위 검찰소위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여장부'로 불리기도 했다.
김태호 전 총리 후보자와 천성관 검찰총장을 낙선시켰기 때문이다.
박 의원이 제1 야당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워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원순 인권변호사 출신 시민단체운동 1세대
 |
||
1995년∼2002년 대표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활약하며 대기업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권리찾기' 운동을 벌이는 등 사회개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소탈한 외모지만 대쪽같은 성품의 인권 변호사로 유명하며,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받았다.
박 변호사는 이른바 `긴급조치 9호세대'로 1975년 서울대 법대 1학년 재학시절 유신체제에 항거해 할복한 고(故) 김상진 열사의 추모식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투옥, 제적된 뒤 단국대 사학과로 적을 옮겼다.
80년 사시 22회에 합격, 대구지검 검사로 1년여 근무하다 옷을 벗고 인권변호사로 변신했다.
권인숙 성고문사건, 미국 문화원 사건, 한국민중사 사건, 말지(誌) 보도지침 사건, 서울대 우조교 성희롱사건 등의 변론을 맡았다. 국민연금 노령수당 청구소송을 승소로 이끌며 `생활 최저선'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상임집행위원장을 역임한 데 이어 2002년부터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상임이사를 맡아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임춘호 8035ok@hanmail.net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