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된 문제"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청구권 협의 제안을 했다.
외교통상부는 15일, 조세영 동북아 국장이 이날 낮 주한 일본 대사관 가네하라 노브카츠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양자 협상 요구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가 이날 전달한 협상서는 군 위안부 문제뿐 아니라 원폭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도 포함됐다.
정부가 위안부 문제나 원폭 피해자, 사할린 동포 문제 등과 관련해 일본정부에 공식적으로 양자협의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의 이번 양자협상 제안은 지난 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 제3조에 따른 것이다.
청구권 협정 제3조 1항은 '이 협정의 해석과 실시에 관한 분쟁은 우선 외교상의 경로를 통해 해결한다'로 돼 있다.

따라서 이날 협상요청은 외교적 해결책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3조 2항에 따라 중재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일본 정부가 우리 요청에 대해 빠른 시일안에 성실하게 응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위안부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한 전담 TFT를 구성하고 있으며 국장급의 인사를 팀장으로 임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야마구치 쓰요시 외무성 부대신(차관)은 한국이 제안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청구권 협의와 관련 "(한일 기본조약 체결로) 1965년 국교정상화 때 청구권 문제가 법적으로 최종적 해결이 끝났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야마구치 부대신은 이같은 입장을 한국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위안부에 대해) 어떤 식으로 조처를 할 수 있을지, 이런저런 방안의 검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에 대해 산케이신문은 "일본측이 '법적으로 해결 완료'라는 입장에 따라 협의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풀이했지만, 한국 정부 관계자는 "아직 일본측으로부터 협의 제안에 대한 응답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 1995년 7월 민간 모금을 기반으로 일본군 위안부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기 위해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아시아여성기금)'을 창설했다가 2007년 해산했다. 당시 한국에서는 아시아여성기금이 일본 정부의 책임회피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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