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2월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가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안철수 신드롬'으로 인해 조기화 되고 있다.
정치권이 `안풍'(安風.안철수 바람)과 `박근혜 대세론'을 놓고 연일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년간 30%대의 안정적인 지지율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 온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이 불과 1주일 전에 혜성처럼 등장한 `안철수 돌풍'에 휘청거리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하는 쪽이 있는가 하면, '안풍'은 계속 이어저 박근혜 대세론이 허물어질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서울시장 출마설 이후 불출마 선언까지 5일 동안 불어닥친 '안풍'은 그야말로 토네이도를 연상케 했다.

결국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 선언 직후 일약 야권의 대선주자급으로 급부상했다. 불출마 선언 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은 7일 발표된 CBSㆍ 리얼미터 조사에서 43.2%의 지지율로 박 전 대표(40.6%)에 2.6% 포인트 앞섰다. 이어 8일 나온 조선일보ㆍ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도 41.5%를 기록, 박 전 대표(40.7%)를 0.8% 포인트 차로 앞섰다. 또한 8일 발표된 동아일보ㆍ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선 박 전 대표(40.6%)가 안 원장(36.1%)을 4.5% 포인트 차로 따돌렸으나 공고하던 대세론을 하루아침에 무색하게 했다는 점에서 친박(친박근혜)은 물론 여권 전체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안풍'은 수스러들면서 잠복하게 된다.
그렇지만 한번 불어닥친 바람은 거품은 다소 빠지겠지만, 그냥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제 관심은 박근혜 대세론의 향배다.

절대지존의 대선 지지율 1위을 지켜오던 박 전 대표는 당장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번쯤은 겪어야 할 일이었지만, 어쩌면 박 전 대표에게는 '약'이 될 수 있는 일이 빨리 다가온 것이 다행일 수 있다. 돌발변수에 대비할 준비 기간을 준 것이기 때문이다.

박 전대표는 일단 현장행보를 강화하고 내달 초 외부 사무실을 여는 등 대선행보를 앞당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 역시 지난 4년간 준비한 정책홍보 무대로 활용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그냥 발을 빼고 먼 발치에서 지켜볼 수만은 없는 상황에 처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떤 형태로든 가담할 것으로 예상돼, 선거결과도 박 전 대표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정몽준 전 대표다.
박 전 대표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견제구를 날리는 등 이미 대권행보를 시작한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 역시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맞춰 대립각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0월26일 치러질 서울시장 선거는 여야 대선후보들이 사실상 `여ㆍ야', `진보ㆍ보수' 대결구도로 굳어진 상태다.
따라서 서울시장 선거는 그야말로 대선 전초전을 방불케 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정치권은 "서울시장 선거로 인해 이미 대선은 시작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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