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오후 강원 동해시 묵호항 등대마을을 방문해 산불피해 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신한울 3·4호기 공사착공 가급적 빨리···새정부 출범하면 속도"

[시사코리아저널=경북 · 강원취재본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5일 동해안 산불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이재민을 위로했다.

산불이 시작된 지난 4일 밤 경북 영주 유세를 마친 뒤 울진읍 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이재민보호소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한 지 11일 만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전용 헬기인 '공군 2호 헬기'를 타고 울진군 북면 검성리 산불 피해 현장에 도착했다.
회색 폴라티에 검은색 점퍼 차림이었다.

윤 당선인은 최병암 산림청장과 전찬걸 울진군수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최 청장이 "첫날은 원전 방어에 모든 자원 총력을 들여 방어했는데 그러다 보니 이 지역 민가 피해가 많이 난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윤 당선인은 별다른 답변 없이 두 손을 모으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중간중간 탄식도 내뱉었다.

윤 당선인은 브리핑 도중 "나무들 일부 탄 것들은 다 베어내야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최 청장이 "죽은 나무는 베야 한다"고 답하자, 윤 후보는 "이것도 그러니까 보통 문제가 아니죠"라고 말했다.

이어 산불현장 이재민과 만난 윤 당선인은 "저희가 지금 정부하고도 잘 협조하고 5월에 새 정부가 출범하면 세밀하게 더 잘 챙겨서 우리 주민들 불편한 것 없도록(하겠다)"며 "잘 챙길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힘내시라"고 응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검성리를 찾아 산불피해를 본 주민들을 격려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당선인은 울진 부구3리 마을회관에서 피해 주민 20여명과 간담회도 했다.

윤 당선인은 "아까도 보니까 바로 옆에 있는 산이 다 탔던데 법에 정해진 지원금이 좀 낮다고 그래서 저희가 규모를 조금 올려서 주택 복구하시는 데 지장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재난지역 선포를 해줬으니 지금 정부와 잘 협조하고 저희가 (정부를) 이어받아 (피해 보상 관련) 규정도 조금씩 바꾸고 해서 크게 걱정 안 하도록 잘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울진에 있는 신한울 3·4호기의 조기 착공도 재차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이 지역의 경제를 좀 일으켜야 해서 (신한울 3·4호기) 공사 착공을 가급적 빨리 해 지역에서 좀 많이들 일할 수 있게 해보겠다"며 "대선 공약으로 발표한 것이니까 (새) 정부가 출범하면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오후 경북 울진군 울진읍 한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의힘

윤 당선인은 울진읍의 한 중식당에서 점심으로 짬뽕을 먹었다.
이 식당은 산불 화재 때 소방관들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던 곳이다.

윤 당선인은 "여기 매상을 올려주고 싶다"며 직접 식사 장소를 골랐다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동네 분들이 '돈쭐'(돈과 혼쭐의 합성어)을 내주겠다며 벼른 식당이다. 윤 당선인이 진작부터 점찍고 찾은 식당"이라며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희생을 감수한 가게를 찾은 것은 감사하고 고맙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울진을 떠난 윤 당선인은 강원 동해시 묵호항 등대감성마을로 이동해 심규언 동해시장 브리핑을 듣고 산불 이재민들과 만남을 이어갔다.

윤 당선인은 "울진에 어떤 분은 키우던 개가 타죽고 막 이러니까 다시 집을 지어줘도 엄두가 안 난다고 하더라"며 "주변이 시커멓게 탔으니 거기다가 집 지어준다고 들어가 살 수가 있겠습니까. 생활 터전이 완전히 바뀌는 것인데"라고 말했다.

이어 "안 돌아가겠다고 하는 분은 다른 대체 주거를 구할 수 있게 해주든지 해야 할 것 같다"며 동해를 지역구로 둔 이철규 의원에게 실태 파악을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5일 오후 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3리 마을회관에서 산불피해 이재민들과 간담회를 한 뒤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사찰이 불에 타 임시거주시설에 머무르는 한 스님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됐는데 보상 문제가 이러다 보니 의욕이 없다"고 토로하자, 윤 당선인은 "현실에 안 맞는 규정은 고치고, 현실성 있게 예산이 집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 중년 여성이 고충을 말하며 눈물을 흘리자 "소문 막 돌아다니는 것 갖고 마음 상해하지 마세요. 동해시장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면 이게 중앙으로 다 올라옵니다"라고 윤 당선인이 위로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동해시도 울진군도 전화위복으로 더 발전할 수 있게 제가 해나가야죠"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산불 현장 방문은 당선 이후 윤 당선인의 두 번째 민생 행보다.

윤 당선인은 전날 당선 이후 첫 공개 행보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서울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만난 바 있다.

경북 · 강원취재본부  dusgkr0808@hanmail.net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