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

[시사코리아저널=강민주 기자] 허태정 대전시장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대전의 성공은 국토균형발전의 성공이며, 우리는 고난의 종류는 바뀌어도 이에 도전하고, 극복해 온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제103주년 3.1절 모두가 용기를 얻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제103주년 3.1절 기념사 전문.

3월 1일, 조금씩 온기가 도는 봄의 문턱입니다.
1919년 오늘, 탑골공원에 모였던 이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냉엄한 국제사회에 꿈처럼 민족자결주의의 바람이 불었던 시기, 간절히 바란다면 조국의 독립도 새봄처럼 찾아오리라는 희망으로 모이지 않았을까요. 103년이 지나, 그날을 상상해 봅니다.
비록 광복의 기쁨을 후일로 미뤄야 했지만, 3.1독립운동은 세계 만국에 인류 평등의 도의를 알리고 우리가 자주적인 민족임을 깨우치는 선언이었습니다. 한민족의 혼이 생생히 살아있음을 확인한 것이지요.

독립운동가 박은식 선생은 ‘국혼이 살아 있다면 나라는 망하지 않는다.’고 역설하셨습니다. 3.1운동은 이를 증명하며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대를 초월하는 정신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오늘을 기억하고, 순국선열과 독립유공자의 안녕을 바라며 그날의 혼이 살아있음을 확인합니다.

갈등을 모두 넘어,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는 가치를 소중히 지켜주신 모든 애국선열에게 제103주년 3.1절을 기념하며 깊은 경의와 감사를 표합니다. 

존경하는 보훈가족 여러분, 그리고 대전시민 여러분.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많은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참으로 마음 아픈 일입니다.
이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골도 날로 깊어지면서, 지난 냉전시대가 돌아오는 듯한 분위기에 세계인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강대국 사이에서 아픈 역사를 많이 겪은 우리나라 국민은 우크라이나가 처한 상황을 더욱 각별하게 느낍니다. 이번 3.1절은 어느 해보다도 우리가 처한 상황, 평화의 소중함을 돌아볼 기회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경제를 이야기하고, 문화예술과 정치를 이야기하지만, 평화 없이는 모든 것이 무의미합니다.
전쟁의 참화를 겪은 분들이 각국에서 하나하나 세상을 떠나실 때마다 우리의 경계심은 흐려지기 쉽고, 역사는 자칫 왜곡되며, 지난 잘못을 되풀이하기가 쉽습니다.
일본은 1995년 패전 50년을 계기로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 식민 지배의 불법성을 공식 인정하고 사죄하였지만, 오늘의 태도는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합니다. 

독도 영유권 주장을 비롯해 역사 왜곡을 멈추지 않고 있고, 2015년 군함도에 이어 지난 1월에는 강제 노역자의 아픔이 어린 ‘사도 광산’도 세계유산 등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동북아시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군사력이 밀집해 있습니다. 작은 갈등이 커다란 전쟁으로 번지기 쉬운 곳입니다.

각국 지도자들이 작은 이득을 얻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고, 국내외 갈등을 높아지도록 부추긴다면 큰 대가를 치를 수 있습니다.

우리 역시 평화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단합해야 합니다.
친서방파와 친러파로 나뉘어 벌어진 우크라이나의 격심한 내홍을 러시아는 침공의 빌미로 삼았습니다.

3.1운동은 세대, 지역과 성별, 국경을 뛰어넘는 인류애와 통합정신, 자주, 자강 정신을 바탕으로 합니다.

100년 세월을 넘어, 오늘의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 역사의 시계를 올바로 움직일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해방 이후 우리는 이 땅에서 평화롭게 번영하며 살아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했고, 선열의 바람대로 세계 중심국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대전 시정도 이 노력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대전은 과학도시이자 가장 최근에 지정된 혁신도시입니다. 더없이 큰 가능성을 품었습니다.

일본의 수출규제, 요소수 대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같은 중대한 위기 극복에 대전이 가진 자원은 항상 큰 힘이 되었고, 신재생 친환경 에너지, 인공지능, 바이오 기술 등 미래 강국 지위를 선점할 수 있는 각종 기술개발 투자와 상용화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덕특구 재창조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시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도록 과학문화 인프라를 자리매김하고, 첨단 기술의 성과를 사업화하며 혁신창업기지 비전을 점차 갖춰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원도심 재생 문제를 대전의 동서 불균형 해결 차원에서 나아가 원도심을 신경제 성장동력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전역 일대 혁신도시 지정, 역세권 사업자 확정, 도심융합특구 지정, 옛도청 국립미술관 대전센터 유치,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설 등 원도심은 새단장을 위한 준비를 마쳤습니다.

중부권 혁신성장의 중심이 될 충청권 메가시티 구축도 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활권역이 대폭 넓어지며 큰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이는 국토발전의 중심추를 고르게 가져오는 일이기도 합니다.

대전의 성공은 이제 국토균형발전의 성공, 우리에게 번영을 이어나갈 힘이 있는가를 가늠할 지표가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감염병 사태가 길어지며 참으로 힘든 시기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신 시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는 선열을 기리고 추모하면서 오히려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고난의 종류는 바뀌어도 이에 도전하고, 극복해 온 역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03주년 3.1절이 모두가 용기를 얻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대전 시정도, 우리의 역사 역시 기억된다는 마음으로 하루라도 빨리 일상을 되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독립유공자와 애국선열, 유가족들께 깊은 경의를 표하며, 내년에는 예년처럼 행사를 열어 성대히 기념할 수 있기를 간절히 고대합니다.

2022. 3. 1.
대전광역시장 허태정

강민주 기자  kshowa9015@naver.com

<저작권자 © e시사코리아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