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용 거제시장이 26일 코로나19 속에서 개최한 출판기념회에서 사인을 해 주고 있다. 뒤쪽은 부인 김옥숙 여사.

'축하 화환 · 화분 사양' 공지했다가 어려움 겪는 지역 꽃집 돕기 위해 '철회'

[시사코리아저널=정종민 선임기자] 변광용 거제시장이 코로나19 속에서 개최한 출판기념회에서 새로운 개념의 기념회 모델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고현동 거제실내체육관에서 '사람이 희망이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출판기념회장은 독특했다.

최근 확산중인 코로나19 탓에 출판기념회장인 실내체육관 출입구에서부터 발열 및 QR체크 등이 철저하게 이뤄졌다.

주최측은 50여 명의 진행 및 안내 요원들을 실내체육관 곳곳에 배치해 방문객들의 교통정리 및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 등 안내를 도왔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코로나19 속에서 개최한 출판기념회에서 방문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오전 9시 20분부터 일찌감치 실내체육관 앞에 대기하던 방문객들은 오전 10시가 되자 차례로 열체크 등 방역절차를 거쳐 입장 후 양 옆으로 길게 마련된 판매대에서 책을 구입하고, 저자를 만나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여기에서도 거리두기가 이뤄졌다.

한발 한벌 나아가 저자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한 뒤 기념촬영, 또는 책에 사인을 받은 후 연단 우측으로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마디로 워킹스루 방식의 출판기념회였다.

출판기념회의 통상 방식인 많은 사람을 한곳에 모아 놓고 진행되는 토크톤서트나 기념회는 없었다.

대신에 포토 존에서 저자인 변광용 시장과 부인 김옥숙 여사가 방문객들을 직접 맞아 인사하고 기념촬영으로 기념회를 찾은 사람들과의 스킨십이 이어졌다.

주최 측은 이날 오전에 2,000여 명과 오후 4,000여 명 등 모두 6,000여 명이 출판기념회장을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한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방문객들이 상당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단점도 있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대형 스크린에서는 장관, 국회의원 등 중앙 정치인과 지역민들의 축하메시지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코로나19 속에서 개최한 출판기념회에서 박용진 국회의원의 축하 영상이 방영되고 있다.

행사를 준비한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은 물론, 현재 대선 선거운동기간이어서 현직 시장으로서 출판기념회 개최를 놓고 상당히 고심을 많이 했다"면서 "찾아주신 분들께서 생각보다 방역절차를 잘 준수하고 차분하고 질서있게 협조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인 체육관 내 · 외부에는 전국 국회의원과 정치인을 비롯해 거제지역 단체, 지인들이 보내 온 줄잡아 400여개의 축하 화환 및 화분이 눈에 띄었다.
현직 시장으로써 화환으로 세를 과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출판기념회 주최 측은 애초 "화환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환 및 화분이 많았던 이유가 따로 있었다.

사전에 '화환을 정중하게 사절한다'는 공지가 나가자, 거제지역 꽃집연합회측에서 항의가 들어온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행사가 거의 없어져 요즘 어려워 죽겠는데, 시장까지 왜 이러느냐"는 것이었다.

결국 주최측은 환환 등을 받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날 행사장에 배달된 화환 및 화분 등을 판매가격으로 환산하면 수천만원에 달한다. 한마디로 거제지역 꽃집들이 변 시장의 출판기념회 특수를 누린 셈이다.

급기야 이날 오전 꽃집상인연합회 임원들이 행사장을 방문해 변 시장과 주최측에 각별한 고마움을 전하는 훈훈한 분위기도 엿볼 수 있었다.

주최측 관계자는 "현직 시장으로써 화환을 받을 경우 눈살을 찌푸릴 수 있어 고민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그렇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행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꽃집 소상공인들을 도았다는 결과로 이어져 실보다 득이 많았던 것 같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코로나19 속에서 개최한 출판기념회장에 축하 화환이 놓여져 있다.

한편 '사람이 희망이다'는 '민선7기 거제시정 1300일의 기록'의 부제를 붙여 변광용 시장의 3년 6개월 동안 거제시장의 재임 시절을 시정일기 형식으로 엮은 책으로, 도서출판 경남이 펴낸 319페이지 분량이다.

정치 입문 후 첫 출판기념회를 연 변 시장은 책 표지에 "부끄럽지 않도록 게으르지 않도록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그렇게 달려온 1300일, 그 과정과 기록들을 담담하고도 솔직하게 책으로 엮었다. 1500여 모든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 낸 소중한 역사다. 무한 감사를 드린다"고 적었다.

저자인 변광용 거제시장은 1966년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에서 6남 중 셋째로 태어났다.
지세포중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거제고등학교에서는 학생회장을 맡아 일찍부터 소통의 능력과 리더십을 키웠다. 서울대 사범대와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거제실내체육관.

시민단체 활동, 언론 기자생활을 거쳤으며, 노무현 대통령 당선 후 당시 열린우리당에 입당을 하며 본격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만 39세의 나이로 거제시장에 출마했고 이후 지역 정서에 기반한 비상식적 정치문화를 바꾸겠다며 힘들고 외로운 줄 알면서도 국회의원 선거 등에 연이어 출마하는 투지를 보여 주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연속 실패의 쓰라림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정치 여정을 이어갔던 비화도 소개했다.

추천의 글은 변 시장과 절친 사이로 거제를 두어 차례 방문했던 이인영 통일부장관을 비롯해, 우원식 ·김두관·김정호·윤건영 국회의원이 "거제 최초 민주당 출신 시장, 거제 최초 예산 1조원 시대 개막, 전국 최초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도입'을 강조하는 취지의 덕담을 썼다.

책은 사진으로 보는 민선7기 및 시장 취임사를 앞쪽에 배치하고, 제1부 변광용 시장을 말하다, 제2부 민선7기 1300일, 그 열정의 흔적들, 제3부 언론에서 조명한 민선7기, 제4부 민선7기 1300일의 성과, 제5부 민선7기를 넘어 더 크고 새로운 거제로, 부록(공약사항 이행 및 수상 실적) 순으로 구성됐다.

변 시장의 책은 거제문고, 장원서점, 옥문당문고 북시티, 장승포중앙서점, 수월문고 등 지역 서점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발간한 '사람이 희망이다' 책 표지.

정종민 기자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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