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을 찾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박근혜 전대표.

［시사코리아저널/ 정종민 선임기자］각종 대권후보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권 공식활동을 놓고, 최근 여러 언론에서 임박설이 흘러 나오는 등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의 대권 도전의 '4단계 출정플랜'에 따른 활동은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이를 표면화시키지 않고 조용하면서 물 흐르듯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권과 국민들이 이를 선뜻 감지하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진행하고 있는 '4단계 출정플랜'은 1단계로 국민들의 관심사와 국익과 관련되는 사안에 대해 떠벌이지 않으면서도 결정적인 시기에 동질감을 부각시켜 스킨십과 함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이 1단계 플랜에는 SNS를 통한 국민과의 소통강화도 포함돼 있다.

2단계는 입법활동을 통해 자신의 대권 활동이 본격화 될 때 부각시킬 수 있는 서민정책 등에 대한 밑그림을 마련하는 것이다. 3단계 공식.비공식 대선 라인의 조직구성을 확고하게 완료하는 것. 4단계의 경우 박 전대표의 철학 처럼 현 이명박 대통령의 활동시기를 보장한 후 전면 출정에 나서는 것이다.

국민의 관심 쏠리는 곳 '소통한다'

그러면 1단계 '국민 관심사'와 관련해 박 전대표는 이미 몇차례 일정을 소화했다. 먼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될 즈음, 박 전 대표는 지방 방문을 자제해 왔던 절제를 깨고 여러차례 강원도를 방문했다. 한나라당 차원의 중앙행사에 다소 거리를 뒀던 박 대표지만 이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에는 적극적인 동참의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다. 대구가 지역구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이 대회 역시 전 국민의 관심사인 만큼 메인스타디움을 방문하고 관계자들을 만나 격려했다. 공식적으로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현장을 찾는 일 역시 근래에 보기 드믄 일이다.

또한 이번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서울 우면산 산사태 현장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수행원만 대동한 채 관계자들의 브리핑까지 사양하면서 조용한 격려를 했지만,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현장방문 사진을 유력 통신사에 넘겨줌으로 인해 전국 언론에 부각돼 주목을 받았다. 이같은 사항들을 종합해 볼 때 박 전 대표는 이미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조용한 움직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대국민 스킨십 강화다. 박 전 대표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물론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최근 자신의 근황과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 등을 올리며 국민들과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이번 수해피해 때도 박 전대표가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집도 물이 새 난리를 치렀다"는 글을 올리며 동질감을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가을부터는 박 전 대표가 각종 단체나 모임에 참석해 말하는 일이 많아질 것으로 본다"며 "정치활동이 지금보다는 좀 더 왕성해질 것"이라고 말해 대국민 스킨십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 전 대표 역시 기자들과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밝히는 등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세계육상경기대회가 열릴 대구 스타디움을 방문,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2단계 활동 역시 진행형이다. 지난해 말 출범한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이라는 박 전 대표 공식 라인이 가동되고 있는 사실은 이미 공표됐다. 여기에 지난 대선 경선 전후부터 호흡을 맞춰온 각 부문 전문가들과의 연구모임이 비공식 라인을 통해 힘을 보태고 잇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래연구원은 외교ㆍ안보와 거시금융, 재정ㆍ복지 등 18개 분과별로 일주일에 두세 차례 모여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고, 박 전 대표도 관심 분야의 공부모임에 참석했다는 후문이다. 18개 분과별 과제는 최근 정리작업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식 라인은 2007년 경선 전후로 박 전 대표를 도와온 인사들의 모임인 '5인 스터디 그룹'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경제,복지,외교ㆍ안보,교육,과학기술 등 분야별 책임자급 인사들로 안종범(성균관대) 신세돈(숙명여대) 김영세(연세대) 김광두(서강대) 최외출(영남대) 교수 등 5명이다.

친박계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기본적인 정책준비는 이미 완성단계에 와 있다"면서 "모든 분야에 대한 기본은 다 닦아 놓은 상태로 수시로 변하는 통계치 대입 등 업데이트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준비된 정책을 어떻게 진행하고, 공개하며 대입할 지에 대한 일정표만 남은 것이다. 먼저 시도되는 일정은 8월 임시국회나 9월 정기국회에서 준비해 온 정책를 법안의 형태로 입법화 시킨다는 것.

특히 지난해 말 제출된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에 대한 각론 법안이 박 전 대표 본인 및 친박계 의원들을 통해 제출돼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측근들은 조기 대선 붐을 경계해 온 박 전 대표의 성향상 가까운 시일 내에 대선캠프를 띄우고 공약을 내놓는 등 본격적인 대권활동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정기국회 과정에서 복지·교육분야, 외교·안보 분야 등에 대한 견해를 내놓는 등 정책 행보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을 하고 있다.

서울 우면산 산사태 현장를 찾아 안타깝게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3단계인 공식.비공식 대선 라인 조직구성은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다. 두 번째 대권 도전에 나서는 박 전 대표는 지난 실패를 거울삼아 그동안 `조용하고 치밀하게' 준비를 해왔다는 게 중론이다. 첫째도 조심, 둘째도 조심이다. 또 한가지는 소리나지 않게 진행하는 것이다.

이미 움직임이 포착된 조직은 '국민희망포럼'으로 이미 지난달 16개 시ㆍ도별 조직 구성을 완료했다. 강창희 전 의원이 상임고문을 맡고 있고, 친박 핵심 이성헌 의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2007년 경선 이후 친목 모임 형태로 만들어진 국민희망포럼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친박 후보들이 4명이나 나왔지만 세(勢) 부족으로 서병수 최고위원 한 명만을 당선시키는 데 그친 뒤로 본격적으로 `박근혜 세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포럼형태의 조직은 이밖에도 여러개가 물밑 움직임을 보이며 박 전 대표를 보좌하고 있는 것으로 알져졌다. 이들 포럼도 전국 광역도시는 물론 교민들이 많이 사는 뉴욕과 도쿄, 상하이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홍보팀에서 활동했던 대기업 홍보분야 간부 출신인 B씨는 최근 마포에 사무실을 내고 박 전 대표의 홍보동영상 제작에 진력하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과거 캠프에서 활동한 원외 인사들의 결집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렇지만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하부조직까지의 결정체는 미완이어서 대권캠프로서의 조직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준비는 조용.치밀하게 진행...출정은 내년초나 가능할 듯

박근혜 전 대표가 대구스타디움에서 기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러면 그 시기는 언제일까. 각종 언론에서 추석 전후, 또는 연말, 연초 등 추측이 무성하지만 내년초께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지난 4일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 본격 행보 임박설과 관련, "임박했다는 표현은 솔직히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 "박 전 대표의 본격적인 활동이 임박했다고 언급했는데 활동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지금 당장에 활동을 바로 시작하거나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맞지 않다"며 "한 마디로 말해서 국민들 이제는 국민 상식에 맞는 시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노무현 대통령이 일 할 수 있도록 조기 대선 붐이 일어날 때도, 비서실을 조금 넓히는 정도 사무실을 냈고 본격적인 활동은 그 다음 해 초에 가서 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대통령 임기가 5년으로 정해져 있는데 정치권도 그 분이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은 줘야 한다"며 "지금 이 시점만 하더라도 대통령의 임기가 19개월이나 남아있는데 이 시점에 소위 말하는 차기 예비 대선 주자들이 너나 없이 나서서 활동하고 얘기하고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그 쪽으로 블랙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지금 나서야 할 때인가 아닌가 분별력을 갖고 접근하기 때문에 그래서 다소 왜 나서지 않느냐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내일 모레 정기국회이고 대선 주자라고 1년 5개월 남겨놓고 다니고 하면 국가나 국민에게 도움이 안된다"며 올해 정기국회 안에는 대선행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이 1년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 유력대선주자인 박 전 대표의 보폭도 점차 빨라지겠지만 공식적인 대권행보는 내년 초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하지만 친박계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선거를 1년 5개월여 앞둔 2006년 7월에 공식 행보에 나섰으며, 박 전 대표는 그해 8월께 소규모 캠프 활동을 시작해 결과적으로 패배의 쓴잔을 맛본 만큼 이번에는 조기에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존하고 있다.

정종민  korea21c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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