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시 서소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세훈 시장은 12일 서울시 서소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거취 문제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자체의 의미를 훼손하고 주민투표에 임하는 진심을 왜곡하고 있어서 2012년 대선에 불출마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정치인생을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 시장이 이런 `승부수'를 띄운 배경에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 대해 충격요법과 함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발의와 동시에 투표운동이 시작됐지만 서울을 강타한 수해와 국제금융위기 등 대형 악재에 여론의 눈길이 쏠리면서 주민투표는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서울시민이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이에 대해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정부여당이 급하기는 어지간히 급했는가 보다"면서 "대통령까지 나서서 노골적으로 무상급식 투표를 꼭 이겨야한다고 거들고 나서더니, 급기야는 오세훈 시장이 오늘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기자회견을 했다"며 비꼬았다.

이 대변인은 특히 "오세훈 시장의 대선출마여부는 우리의 관심사항도 아니고, 우리는 오 시장을 대선주자감으로 생각지도 않는데 무슨 뜬금없는 발표인지 모르겠다"며 기자회견 자체를 평가절하했다.
이와 함께 "시민들의 주민투표를 압박하기 위한 오세훈 시장의 대선불출마 선언은, 서울시민을 또한번 우롱하는 것으로 진정성 없는 정치사기극일 뿐이다"면서 "이것은 오세훈 시장이 투표율 미달로 주민투표가 무효화되어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자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로 서울시민을 위협하는 정치적 승부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도 이날 우위영 대변인 논평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반대투표가 시민들의 거센 저항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대선불출마를 밝혔다"며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착각하고 있다. 대선불출마가 오 시장 본인에게는 절체절명의 사안일지 모르나 그게 서울시민의 바람과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이냐"고 의문을 던졌다.

또 "서울시민의 바람은 시장이 아이들 밥그릇 빼앗으려고 서울시민과 대결하지 말고, 시정을 정상화하여 민생을 돌보라는 것이다"면서 "오 시장이 진정으로 나라의 재정을 걱정하려거든, 멀쩡히 살아 있는 4대강에 22조나 쏟아 붓고 부자들에게 96조나 감세해 준 이명박 정권을 먼저 규탄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김기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오 시장의 오늘 (대선 불출마)선언은 나라의 장래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이 오로지 득표에만 급급한 야당의 무책임한 퍼주기식 무상시리즈에 대한 대결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면서 "오 시장이 대선전략 차원이 아니라 지자체 장으로서의 고유임무에 충실하기 위한 순수한 충정을 명확히 밝힌 것으로 보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와 함께 "우리 한나라당은 이번 주민투표를 적극 지원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한다"고 덧붙였다.

이환수  naewoe45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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