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코리아저널/ /김영환 기자]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퇴직한 상당수의 전직 고위 관료들이 이른바 ‘전관예우’를 통해 일선 대학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공무원에 대한 ‘전관예우’를 규제할 마땅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시사코리아저널이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교육부에서 퇴직한 3급 이상 고위 관료의 재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렇게 ‘전관예우’로 퇴직 후 대학으로 재취업한 교육공무원만 141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6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퇴직한 전직 고위 관료인 A 씨는 영남지역의 D대 총장을 거쳐 현재 K대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두 대학은 모두 교육부가 '학자금 대출 한도 제한 대학'으로 지목할 정도로 부실한 곳이다.
2008년 퇴직한 B 씨는 강원지역 D대 총장을 맡고 있다. 이 대학은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이 59.1%, 재학생 충원율이 57.3%에 불과해 대표적인 부실 대학으로 꼽힌다.
시사코리아저널에서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2003년 이후 교육부에서 퇴직한 3급 이상 고위 관료의 재취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에 퇴직한 141명 중 53명(37.6%)이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이들 중 많은 사람이 지방 사립대에서 고위직을 맡고 있었다. 2003년 퇴직한 E 씨는 학자금 대출 한도 제한 대학으로 지목된 T대와 J대를 소유한 한 학원의 이사장을 지냈다.
이처럼 전직 교육 관료들이 지방 사립대의 '러브콜'을 받는 것은 교육 분야에서도 '전관예우'가 통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공무원들의 사립대 재취업에는 아무런 규제가 없다. 퇴직 교육공무원 가운데 교육 분야에 재취업하는 비율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대학과 대학 관련 단체, 교육 관련 조합·협회·연구기관 등에 재취업한 교육공무원을 합하면 107명으로 전체의 76%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달 4급 이상 공직자가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했지만 대학을 규제 업종에 포함하지 않았다. 비영리재단인 사립대로 옮기는 것을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에서 수억 원의 고액 연봉을 받는 것과 똑같이 규제해선 안 된다는 반론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퇴직 공무원이 비영리재단인 사립대로 재취업하는 것을 일률적으로 규제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대학 감사에 나선 감사원이 교육공무원의 전관예우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육계에 ‘전관예우’가 만연하면서 최근 들어 교육비리가 전국에서 급증하고 있다. 일선 대학들은 총지출 규모를 확대하거나 등록금 외 수입을 감소시켜 등록금 상승을 유발시키기도 했다.
감사원이 지난 달 7일부터 15일간 진행한 전국 30개 대학에 대한 등록금과 재정 운용 실태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부 대학은 집행이 불가능한 경비를 예산에 편성한 뒤 불용 처리했다가 적립금으로 적립하는가하면, 법인과 협력병원이 부담해야 할 법정 부담금, 인건비를 교비회계에서 부담하고 법인회계와 산학협력단 회계 등에 교비회계 자금 부당전출 사례도 적발됐다.
등록금 외 수입을 감소시킨 사례를 보면 교비회계 수입을 법인회계에 수입처리하거나 발생할 것이 확실한 수입을 수입예산에 미계상하고 전년도에서 이월된 예산을 과소 계상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오는 31일까지 감사원 소속 353명과 교육과학기술부를 비롯한 외부인력 46명 등 감사인력 399명을 투입해 전국 66개 대학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감사에 들어갔다.
감사원은 감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로 문제가 있는 대학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에 감사대상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본 감사 대상 66곳 중 서울대를 포함한 21곳(국립 3곳, 사립 18곳)에 대해선 등록금 인상률과 적립금 비율 등 재정을 분석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별 재학생 비율 등에 따라 감사 대상을 정하면서 서울ㆍ경기도 소재 대규모 대학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 관계자는 "본 감사 대학은 원칙상 예비조사 대학과 중복되지 않지만 예비조사 대학도 추가 확인할 사항이 있으면 본 감사 중에도 계속 감사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또 교과부가 경영부실, 학자금대출제한 대학으로 선정한 대학 가운데 신입생ㆍ재학생 충원율, 중도탈락률 등의 지표가 평균에 못 미치는 대학 등 사립대 10곳에 대해선 부실 관련 감사가 이뤄진다.
아울러 예비조사 기간 대학의 비리ㆍ부조리 등과 관련해 접수된 정보ㆍ민원, 재산변동 현황 등 확인이 필요한 사안 56건과 관련해 35개 대학을 점검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대학정책 수립을 위한 자료제공을 위해 재정건전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대학과 재정이 건전한 것으로 보이는 대학 모두 감사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대학 등록금 논란을 조기에 해소하고 대학 학사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 학기가 시작되는 9월 이전에 현장 감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감사원은 또 예비조사 과정에서 파악된 불합리하거나 부적정한 제도에 대해 등록금 책정, 예산집행 등 대학재정 운영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관련 법령 개선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며, 내달 초 감사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각계각층의 의견도 수렴할 방침이다.
김영환 k55550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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